늘어가는 전력사용량 맞춰 발전설비 대폭 확충
지역에 녹아든 발전 5사 다양한 상생협력 사업 ‘눈길’
정부 탄소제로 정책 동반자…미래성장 동력 발굴 나서

[전기신문 윤대원 기자] 지난 2001년 4월 2일 전력사의 큰 기점 중 하나로 꼽힐 전력산업구조개편이 시행된지 20년의 세월이 흘렀다. 당초 한전이라는 큰 조직 안에 있던 발전 5사가 이 날을 기점으로 분사됐고, 지금은 독립된 기관으로 대한민국의 안정적 전력공급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각기 역할을 다하고 있다.

20년은 사람으로 치면 성인으로 분류되는 나이다. 설립 20주년을 맞은 발전 5사들 역시 한층 성장한 모습을 보이기 위해 다양한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으로 손꼽히는 게 정부의 2050년 탄소중립 선언을 뒷받침하는 역할이다. 재생에너지를 비롯 탄소배출 최소화를 위한 사업에 가장 많은 힘을 쏟는 곳으로 발전공기업을 꼽는데 주저할 사람이 없다. 정부의 정책 목표 달성을 위한 가장 든든한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것.

◆안정적 전력공급 1등 공신=발전 5사는 지난 20년 간 안정적인 전력공급의 1등 공신역할을 다해왔다. 산업의 발전과 함께 전기사용량은 지속적으로 늘었다. 여기에 더해 최근 가정 내에서도 전기화가 확대되면서 필요한 전력량도 높아지는 실정이다.

발전사들은 이 같은 전력시장의 확대와 함께 성장했다. 확대된 수요에 맞춰 발전설비도 큰 폭으로 늘었다.

한국남동발전은 1만402MW로 설립 당시7165MW 대비 3200MW 가량 늘었다. 여기에 직원수도 설립 당시 1466명보다 2배 가까이 늘어 2718명의 직원을 보유한 기관이 됐다.

한국중부발전도 분사 당시 6393MW 정도에서 이제는 9733MW 수준의 설비를 가진 기업이 됐다. 특히 미국, 유럽, 인도네시아 등 해외에서 운영 및 건설 중인 발전소만 7000MW 수준으로 7년간 해마다 200억원 이상의 순이익을 내고 있다.

중부발전이 최근 지하화한 서울복합화력발전소는 도심 내에 위치한 최대 규모의 지하화 발전소라는 점에서 의미있다. 최근 서울복합화력은 시민친화형 공원 개발 등을 통해 미국 S&P 글로벌파크너가 선정한 ‘올해의 건설사업상’을 받은 바 있다.

한국서부발전은 1만1381MW 수준으로 국내 발전설비 가운데 8.8%를 운영하는 기업이 됐다. 서부발전은 또 최근 태국에 1.7GW 규모의 가스복합화력발전소 건설을 준비 중이다. 이를 통해 해외사업 역량을 확대하고 국내 기자재 기업과의 상생 수출모델 개발에 힘을 쏟는 모양새다.

한국남부발전은 최근 1만1435MW 수준의 설비를 운영하고 있다. 당초 5075MW를 운영했던 것과 비교할 때 2배 이상 설비가 늘었다. 특히 지난 2016년 2000MW 규모의 대용량 유동층 발전소인 삼척그린파워를 준공하는 등 회사 규모가 큰 폭에서 확장됐다.

2001년 창립 당시 7500MW를 운영한 한국동서발전은 현재 1만1244MW로, 매출은 1조4000억원에서 4조2000억원의 기업으로 성장했다. 지난해 역대 최저 고장정지율 2년 연속 경신 등 안정적인 운영에 힘쓰고 있으며, 최근 세계 최대용량 국산화 대산수소연료전지 준공, 동서발전형 뉴딜 등 지속적인 업무혁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표 전력공기업에서 지역과 함께하는 기관으로 거듭나다=국가균형발전을 위해 정부는 공공기관 지방이전을 선언, 서울에 몰려있던 150여개의 기관들을 전국 각지로 이전시켰다.

발전 5사 역시 각 지역으로 흩어져 새로운 터전에 자리매김한 뒤 다양한 지역상생협력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발전사의 사회적 책무를 다하고, 지역발전을 통한 균형발전이라는 정부의 정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다.

남동발전은 지난 2013년 울진 지역으로 본사를 이전한뒤 특히 사회적 일자리창출 공헌사업에 많은 힘을 쏟았다.

특히 ▲바다사랑지킴이사업 ▲신바람에너지스쿨 운영 ▲농촌복지센터 조성사업 등 지역 성격에 맞춘 사업을 통해 총 355명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효과를 냈다.

중부발전도 본사가 이전한 보령 지역의 경제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지능형 축산 지원 ▲지역 노인일자리 창출사업 ▲보령문화예술 공연지원 ▲지역 문화예술 및 체육행사 지원 등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아이템을 발굴, 지역 주민들과 함께 하는 기관으로 거듭나고 있다.

이밖에도 상수도 연결지원, 자립형 복지시설 지원, 희망의 보금자리 사업 등 지역주민들의 생활 편의와 복지 증진을 위한 사업들을 통해 보령지역에 녹아드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하는 모양새다.

지난 2015년 가장 늦게 본사를 이전한 서부발전은 코로나19로 인한 지역주민의 어려움에 공감하고 함께 해소해나가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최근 펼치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국가적 재난에 대응해 ‘서부형 위기극복 프로젝트’를 수립, 예방·기능유지·고통분담·회복지원 등 크게 4대 분야에서 대대적인 사회공헌 활동을 전개했다는 게 서부발전 측의 설명이다.

부산지역에 자리잡은 남부발전은 지역 일자리 창출 등을 통해 최근 지역 내 현안인 취업난과 청년인구 유출 감소 문제에 기여하고 있다.

부산지역 내 전기·기계 분야 대학생을 대상으로 발전직무교육 및 NCS, 취업코칭 등을 통해 구직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해당 지역인재 육성사업에 참여한 학생만 250여명에 달한다.

또 부산지역 저소득층 우수대학생 100여명에게 1억원 가량의 장학금을 지급하는 등 지역 내 인재 유출을 막는데 큰 힘을 보태는 모양새다.

동서발전은 2014년 울산 혁신도시로 본사를 이전하고 고용위기, 산업위기 대응특별지역으로 지정된 울산 지역 현안 해결을 위해 일자리 창출, 지역경제 활성화에 앞장서고 있다.

울산시와 협업해 지역거점 시민가상발전소, 전력중개형 지붕태양광을 구축해 지역주민 주도의 에너지전환을 실현하고, 수소연료전지 국산화 실증, 수소 원천기술 개발 등 수소경제를 활성화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에너지산업 및 지역 주력산업 분야의 중소벤처기업 육성을 지원하고, 코로나19로 어려워진 취약·소외계층을 위한 비대면 사회공헌활동과 지역경제 활성화 지원사업을 확대하는 등 지역 상생발전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게 동서발전 측의 설명이다.

◆발전 5사의 미래 ‘신재생에너지’·‘ESG’에서 길을 찾는다=그동안 석탄화력·LNG복합화력 중심으로 전력을 공급해 온 발전 5사는 최근 정부의 탈탄소 정책에 발맞춰 신재생에너지 보급 등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발전 5사가 공통으로 꼽은 미래 20년을 위한 키워드는 ‘신재생에너지’·‘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으로 이제 막 성년이 된 발전 5사가 앞으로 중장년으로 나아가며 변화할 모습을 잘 보여주는 단어다.

남동발전은 국내 최초 해상풍력인 탐라해상풍력(30MW)을 운영하는 등 대한민국 해상풍력 시대를 개막한 기관으로도 잘 알려졌다. 이밖에도 국내 최대 규모의 수상태양광인 군산수상태양광(18.7MW)의 성공적 추진 및 운영을 통해 앞으로 건설될 새만금 수상태양광 등의 미래성장동력 초석을 다지는 데 기여했다.

단순히 재생에너지 설비를 보급하는 데 그치지 않고 KOEN 분산형전원 플랫폼을 통해 재생에너지 설비에 대한 운영 빅데이터를 확보, 앞으로 가상발전소(VPP)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기반을 닦았다. 이를 통해 태양광 발전예측시스템 등 다양한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

중부발전 역시 에너지전환의 가교인 LNG 복합발전 비중을 확대하는 등 LNG 직도입 경쟁력을 바탕으로 한 사업 수행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 운영 중인 신재생에너지 설비만 903MW 정도로 GW급 재생에너지 사업자로 발돋움하는 모양새다.

중부발전은 앞으로 ESG 경영과 신재생에너지 역량을 강화, 앞으로 20년의 발전방향을 확립한다는 방침이다.

서부발전도 국내 최초로 온실가스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수소 혼소’ 발전기술 실증을 준비하는 등 정부의 탈탄소 정책에 힘을 보탠다. 한화종합화학과 수소경제 활성화의 일환으로 ‘수소 혼소 발전사업’ 업무협약을 최근 체결한 서부발전은 정부의 수소경제 정책 목표 달성을 앞당기는 데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환경변화를 반영해 친환경, 디지털 혁신, 사회적가치 실현에 주력하고 있는 남부발전은 오는 2030년까지 현행 37.4%를 차지하는 LNG·신재생 설비 비중을 63.6%까지 확대하는 한편 석탄화력은 현행 46.7%에서 19.1%까지 감축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스마트발전소 등 기존 설비 디지털화와 VPP 등 디지털 신사업 개발에도 힘쓸 계획이다.

동서발전은 20년을 넘어 100년 기업이 되기 위해 끊임없는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체질강화에 나서고 있다. 특히 ESG 경영 강화로 지속가능한 미래 성장동력을 창출하는데 전력을 다하고 있다.

동서발전은 국민의 눈높이에서 지속가능한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안전 최우선 실천 ▲필(必)환경 에너지 생산 ▲ESG 기반 사회적가치 실현 ▲4차 산업기술 적용 에너지산업 선도 등 미래에너지 생태계 조성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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