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 년 경륜 갖춘 스마트팩토리 전문가
산업 재편 통한 새 비즈니스 창출 주창

[전기신문 김광국 기자] 현 정부 들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산업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일본의 수출규제로 촉발된 부실한 산업 생태계에 대한 문제 인식은 개선을 위한 정책화 과정을 거쳐 이제 국가 경제를 선도할 공동의 목표로 자리 잡은 모양새다.

이러한 흐름 속에 임병훈 이노비즈협회(중소기업기술혁신협회) 신임 회장(텔스타홈멜 대표)의 취임은 예사롭지 않다.

지난 2월 24일 취임한 임 회장은 국내 스마트팩토리 팩토리·플랫폼 전문가로 명성이 높다. 그가 1만9000여 개의 중소기업을 아우르는 협회의 회장으로 선출된 것이 중소제조업계가 나아갈 방향성을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지난 5일 협회 본관에서 임 회장을 만나 전환점을 맞은 협회의 계획, 더 나아가 우리 산업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 주>

▶제10대 이노비즈협회장으로 선출됐다. 국가적으로 제조산업 육성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상황이라 부담감이 적지 않을 듯하다.

“이노비즈의 본래 취지는 체계적인 연구·개발(R&D) 시스템을 갖춘 기업들이 중견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특히 이러한 취지는 중소제조기업이 생존을 위해 ‘스마트(SMART)화’를 강요받고 있는 현시점에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이 때문에 지난 30여 년간 현장 일선에서 제조기업의 인공지능(AI) 스마트팩토리 플랫폼 구축 및 운영, 자동화 등을 선도해온 역량을 인정받아 선출된 것이라고 자평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더욱 부각되기는 했지만 이미 상당히 오래전부터 국내 제조산업계에 혁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돼왔다.

“한국 제조산업은 정부 주도의 ‘산업정책’을 바탕으로 오늘날에 이르렀다. 공급자 주도시기에 속도와 양으로 승부를 보는 가장 효율적인 정책을 사용한 덕분이다.

반면 수요자 시대로 전환된 현재에는 산업정책을 ‘기업정책’으로 세분화할 필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도 커졌다. 산업 간 장벽이 사라지고, 같은 산업단지 내에서도 규모의 경제보다는 경합관계가 일반화된 현시점에는 기존과 다른 방정식으로 산업을 육성·촉진해나가야 한다.”

▶이를 구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은 무엇인가.

“‘IT(정보기술) 밸류체인(가치사슬) 클러스터(산업집적단지)’가 필요하다. 이 개념은 전 세계에서 가장 발달한 한국의 IT 인프라를 기반으로 이노비즈 기업 간 밸류체인을 형성하고, 이를 클러스터 방식으로 스마트비즈니스화하는 것을 뜻한다. 특히 IT로 시공간의 제약을 초월해 전국에 산재한 ‘풀뿌리 기업’들의 협업을 촉진해 새로운 방식의 비즈니스를 창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큰 틀에서만 서로 비즈니스를 모색할 수 있도록 만남과 교류의 장을 열어주면, 실제 매칭은 수요·공급기업들이 스스로 진행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일례로 새로운 화장품을 사업화한다고 할 때 이 방식을 활용하면 각각 스마트팩토리를 도입한 경기도 소재의 재료 제조사와 전라남도의 용기 제조사, 제주도의 상품제조사가 하나의 클러스터를 형성해 공동의 브랜드를 만들어 상품화하는 게 가능하다. 이들을 한데 엮고, 클러스터 형성이 자발적으로 이뤄지도록 하는 데 이노비즈협회가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이노비즈협회는 본사를 제외하고도 전국에 9개 권역별 지사를 두고 있다. 지역별 산업의 특수성 및 다양한 산업군을 아우르기 위한 전략은.

“정부가 선정한 소재·부품·장비 100대 강소기업 중 91개사가 우리 이노비즈 기업이라는 점에서 알 수 있듯이, 이노비즈 기업은 원료부터 완제품, 브랜드화까지 밸류체인의 각 과정에 있는 다양한 기업들이 총결집해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온전히 이노비즈 기업들에 의해 새로운 비즈니스가 가능한 자체 생태계를 갖췄다는 점에서 중장기적인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할 수 있다.”

▶전략 이행을 통한 목표치로 매출 1000억원 기업 1000개사 육성, 일자리 100만개 창출 등을 제시했다. 최근의 산업환경으로 볼 때 녹록지 않은 수치다.

“이미 이노비즈 기업들 중에서 매출 1000억원 이상을 달성한 기업이 수백여 곳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새로운 전략 이행이 본격화돼 사업이 본궤도에 오른다면 충분히 목표치 달성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

일자리 창출의 경우에는 단순히 수치를 맞추는 것보다도 ‘일자리의 질’을 제고한다는 점에 초점을 맞추려고 한다. 스마트팩토리 도입과 스마트 비즈니스 창출로 이어지는 혁신 과정은 자연스레 ‘노동력의 재배치’를 수반하게 될 것이다. 기존에 노동자들이 로봇 및 설비가 해야 할 일을 분담하는 단순 노동력을 제공하는 데 그쳤다면, 이후의 산업 생태계에서는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식근로자’로 전환돼야 한다. 이 전환의 과정을 유도하고 촉진하는 것이 우리의 주요 목표 중 하나다.”

▶스마트팩토리 팩토리·플랫폼 전문기업의 경영인으로서 국내 제조산업계 발전을 위한 제언을 꾸준히 해왔다. 한국인공지능제조이니셔티브 이사로도 활동 중인데, 정부와 민간 부문을 잇는 역할도 또 다른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기관·조직별로 사업의 목표와 지향점이 다른데, 이 모든 것들을 함께 조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너지효과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가령 인공지능제조이니셔티브의 경우 제조업의 AI 기술 도입 활성화를 위해 SOC(사회기반시설) 개념을 적용해 중소제조기업들을 위한 플랫폼을 구축하는 게 목표인데, 이는 우리 이노비즈 기업이 적극 활용해나가야 할 부분이기도 하다.”

▶우리 제조산업계 및 유관기관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보다 큰 관점에서 멀리 보며 정책을 입안하고, 이를 현장에 적용해나갈 필요가 있다. 목표 수치에 매몰되다 보면 정작 중요한 본질을 잊기 십상이다. 정부는 산업계의 방향성을 제시하되 시대에 맞지 않는 규제는 철폐해야 하고, 기업들은 정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중장기적 관점에서 혁신과 전환을 서둘러야 한다. 쉽지 않은 과정이지만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기도 하다. 앞으로 이노비즈협회가 이 같은 고단한 여정에 동반자이자, 협업자로 함께하겠다.”

◆He is…▲조선대학교 공과대학 정밀기계공학과 졸업(1981년)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최고산업전략과정 AIP 수료(1998년) ▲IMI 국제경영원 글로벌 최고 경영자 과정 수료(2004년) ▲텔스타 무역 창업(1987년) ▲텔스타홈멜 주식회사 사명 변경 및 대표이사 취임(2005년) ▲경기도외국인투자기업협의회 회장(2006~2012년) ▲현재 동반성장위원회 위원(2020년~) ▲한국인공지능제조이니셔티브 이사(2020년~)

(박스)닻올린 임병훈號, AI전환·상생협업·글로벌화 ‘방점’

지난 2월 24일 임병훈 텔스타홈멜 대표가 제10대 이노비즈협회장으로 취임하면서 협회 개편작업에 속도가 나고 있다. 특히 임병훈 신임 회장이 AI전환·상생협업·글로벌화 등을 협회 핵심가치로 제시함에 따라 세부 사업에도 대대적인 변화가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협회에 따르면 임 회장은 ‘제조혁신 이노비즈, 제조강국 대한민국’을 비전으로 설정하고 AI전환·상생협업·글로벌화 등을 골자로 한 스마트(SMART) 5대 전략 및 10대 추진과제를 제시했다.

스마트 5대 전략은 ▲제조혁신 선도 이노비즈 ▲이노비즈 상생 협업 추진 ▲이노비즈 성장역량 강화 ▲맞춤형 일자리 지원체계 구축 ▲수출 패러다임 전환 선도기관 등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제조중소기업이 게임체인저로 자리매김하도록 하기 위한 방안을 담고 있다.

구체적인 사업 내용을 살펴보면, 먼저 협회는 이노비즈기업이 스마트공장을 넘어 스마트 비즈니스를 통해 제조혁신을 선도할 수 있도록 ▲AI 기반 지능형 기업 집중 육성 ▲제조업의 제조서비스업화 지원에 나선다. 또 기업 간 협업을 통한 공동 성장과 사회적 책임을 선도할 수 있도록 ▲스마트공장 기업 간 상생 협업 촉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확산 지원을 추진한다.

이노비즈기업이 스케일업을 넘어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역량강화 지원도 이뤄진다. ▲스케일업 관점 이노비즈 제도 개편 ▲이노비즈 ABC(AI, BigData, Cloud) 플랫폼 구축을 통한 맞춤형 지원정책 정보 매칭 시스템이 구축되며, 맞춤형 일자리 지원체계 확보를 위한 ▲디지털 전문인력 양성 및 재배치 지원 ▲기업 맞춤형 일자리 지원 시스템 구축도 이뤄진다.

이밖에 스마트공장과 소부장 산업 등 수출 패러다임 전환의 선도기관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이노비즈 글로벌화 모델 확산 ▲기술 기반 포스트 코로나 대응 지원도 추진될 예정이다.

협회는 이 같은 전략 이행을 통해 매출 1000억원 기업 1000개사 육성, 일자리 100만개 창출 등의 목표 달성에 앞장선다는 방침이다.

임 회장은 “정부가 선정한 소재·부품·장비 100대 강소기업 중 91개사가 우리 이노비즈기업”이라며 “이노비즈가 대한민국 제조 중소기업 정책의 실행 중심이자 주체로 우뚝 설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전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