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광훈 에너지전환포럼 전문위원, 토론회서 “규제실패 때문...반면교사 삼아야” 주장
노재형 건국대 교수 “에너지전환 대비하려면 전력시장 다양화 필요” 강조

8일 에너지전환포럼 주최로 열린 ‘텍사스 정전의 실체와 전기요금 폭등이라는 오해와 진실’토론회에서 패너들이 토론을 벌이고 있다.
8일 에너지전환포럼 주최로 열린 ‘텍사스 정전의 실체와 전기요금 폭등이라는 오해와 진실’토론회에서 패너들이 토론을 벌이고 있다.

[전기신문 정재원 기자] 지난 2월 일어난 텍사스 정전사태 대한 분석에서 현재 우리나라의 경직된 전력시장을 유연한 시장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많았다.

지난 8일 에너지전환포럼이 주최한 ‘텍사스 정전의 실체와 전기요금 폭등이라는 오해와 진실’토론회에서 석광훈 에너지전환포럼 전문위원은 “텍사스 정전사태로 인한 전기요금 폭등은 대부분 소비자들과 상관없고 ‘그리디’라는 신생전력회사의 요금문제였다”며 “나머지 200여개 텍사스 전기판매회사들은 요금 변동 폭이 크지 않아서 대표할만한 주제가 아닌데 침소봉대돼 있다”고 말했다. 석 위원은 텍사스 정전사태의 원인을 ▲공공사업위원회(PUC)의 발전설비 단열규제 방치 ▲철도위원회(PRC)의 가스전 단열 규제 방치 ▲텍사스주 전열난방주택 증가와 한파로 인한 전력수요 폭증 등으로 꼽았다. 일부 언론에서 나온 재생에너지 증가와 탈원전으로 인한 문제가 아닌 규제 실패 때문이라는 것이다.

석 위원은 텍사스 정전사태를 보며 우리가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도 지난 2011년 9월 15일 정전사태가 일어난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석 위원은 “기후변화로 인한 에너지설비 공급 지장은 우리나라 한전과 같은 공기업 체제든 텍사스와 같은 민간경쟁체제든 상관없이 발생할 것”이라며 “기후변화 적응을 위한 비용증가가 불가피하다는 것을 국민들에게 알리고 기존의 경직된 요금규제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나라에 전기위원회가 있지만 권한이 크지 않기 때문에 전력, 가스 등을 총괄하는 에너지독립규제기관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전력시장의 자유화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노재형 건국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미국, 일본, 중국, 심지어 베트남까지 외국 주요국들은 모두 발전과 판매 소매시장이 개방돼있다"며 “과거엔 우리나라와 같은 독점적 형태와 시장자율화 형태의 효율성 차이는 크지 않았으나 지금은 에너지전환이 일어나고 뉴딜, A.I가 도입돼 차이가 워낙 커져 외국처럼 시장자유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전했다.

결국 국내 전력시장을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 노 교수의 주장이다. 노 교수는 “재생에너지, ESS, DR 등 에너지전환에 따라 자원이 다양화, 분산화되고 중앙 계획 및 제어는 불가능해진다”며 “리스크를 정부가 해결하든 민간이 해결하든 소비자가 비용을 부담하기 때문에 소매시장을 개방하고 계약시장을 도입해 전력시장을 다양화해야한다”고 전했다.

토론회에 참여한 토론자들의 의견도 대체로 비슷했다. 좌장을 맡은 전영환 홍익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전력시장만 놓고 보자면 우리도 북한과 똑같은 상태”라고 말했고 조홍종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텍사스처럼 우리도 계통으로 보면 섬이나 다름 없다”며 “기후변화로 인한 문제가 앞으로 더 빈번하게 발생할 확률이 높기 때문에 안정성을 위해 우리 스스로 어떻게 해결할지 종합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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