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선 최근 2년 동안 2번에 걸친 대규모 정전이 발생했다. 발생의 직접적인 원인은 발전기의 공급능력이 부족 이었으며 간접원인은 기후변화였다. 예상치 못한 기후변화 때문에 예상보다 많은 전기사용이 있었고 발전기가 고장났다. 하지만 엄밀히 보면 인재에 가까웠다.

최근 1주일간 발생한 텍사스의 대정전은 2011년 2월 텍사스 북쪽 눈 폭풍으로 인한 순환 정전 경험을 하고 발전설비에 대한 보완지시가 있었다. 하지만 민간기업들은 비용절감 때문에 설비 보완을 하지 않았다. 첫 대규모 정전이 발생한 2월 15일에는 발전용 가스가 부족했으며 터빈이 얼어붙어 가동이 안 됐다. 이런 이유로 약 185개 발전기가 탈락하고 피크 시간대 최대 약 10.5GW의 공급 부족이 발생했다. 400만명의 주민이 정전으로 불편을 겪었다. 17일에는 약 46GW(화력 28GW, 풍력・태양광 18GW) 규모의 발전기가 공급을 멈춰섰다.

지난해 8월 14일과 15일에도 캘리포니아에서 대정전이 발생했다. 40만 가구 이상이 정전으로 불편을 겪었다. 정전 원인은 수요대비 공급이 부족했다. 폭염으로 냉방부하가 급증하면서 캘리포니아 전력공급의 핵심 역할을 했던 태양광이 제때 발전을 하지 못했다. 당시 정전 원인을 보면 태양광 패널위로 구름덮개가 형성되면서 태양광은 발전량이 줄었고 ESS도 충전량이 급속히 감소했다. 덩달아 재생에너지의 백업 전원 역할을 하던 470MW의 가스발전이 탈락했다. 또 고온으로 가스발전의 효율이 급격히 낮아진 것도 공급 부족의 원인이 됐다.

텍사스와 캘리포니아는 미국에서 풍력과 태양광 발전량이 가장 많은 곳이다. 정전의 직접 원인을 간헐성이 높은 풍력,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에서 찾는 것은 다소 무리가 따르지만 분명 간헐성 전원의 증가는 전력공급 시스템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두 곳은 간헐성 전원의 공급량이 전체에서 20%가 넘는 곳 들이다. 우리나라가 2030년까지 목표로한 발전량을 이미 넘었다. 때문에 우리나라도 재생에너지 발전량 증가에 맞춰 백업전원 확보방안, 효율적인 독립 계통 운영방안을 찾아야 한다. 보급 중심의 재생에너지와 별도로 정전을 예방하기 위한 효율적인 전원 믹스 정책에 대해 다시 점검해야 한다. 또 간과해선 안 되는 것이 있다. 특히 대부분 전력공급 시스템이 민영화된 기업들이 비용을 아끼기 위해 투자를 하지 않은 것도 원인이 됐다. 텍사스는 강추위에 대비해 가스 배관망 보온 대책이 요구됐지만 이뤄지지 않았다. 캘리포니아의 경우 정전의 간접 원인을 노후화된 송배전망으로 꼽는 해석도 있다. 최근 3년간 노후 송배전망에 유발된 화재가 지속적으로 발생했으며 산불 피해로 인한 단전과 이에 따른 보상이 늘면서 전력회사들은 재정 악화를 겪었다.

정전이 발생하는 것은 항상 가장 더 울 때 또는 추울 때 발생한다. 생명에 영향을 줄 수 도 있다는 예기다. 텍사스 정전 후 겪었던 불편 중 하나가 식수였다. 전기 공급이 안 돼 정수기 가동이 안 된 것이 원인이다. 기본적인 생활조차 힘들었다. 에너지 정책이 표퓰리즘으로 흘러서도 안되고 또 특정 분야에 쏠려서도 안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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