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선조합, 주 52시간제 관련 교육 실시
업체들, "24시간 운영되는 장치산업 특성 고려 안 돼"

홍성규 한국전선공업 협동조합 이사장이 2일 조합 대강당에서 열린 주52시간제 관련 교육에서 인삿말을 하고 있다.
홍성규 한국전선공업 협동조합 이사장이 2일 조합 대강당에서 열린 주52시간제 관련 교육에서 인삿말을 하고 있다.

[전기신문 양진영 기자] 전선업계가 주 52시간 근무제를 놓고 몸살을 앓고 있다. 정부가 1년간의 계도기간을 두고 올해부터 적용하도록 했지만 전문인력 부족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전선공업협동조합(이사장 홍성규・사진)은 지난 2일 경기도 구리시 조합 대강당에서 유선율 노무법인 에이스 대표를 초청해 ‘주 52시간제와 교대제’를 주제로 교육을 실시했다. 이번 교육은 주 52시간제의 현실적인 적용을 놓고 전선조합 회원들의 문의가 이어짐에 따라 마련됐다.

이날 참석한 전선업계 관계자들은 이미 현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주 52시간 근무제의 부작용을 토로했다. 인력과 생산성부터 24시간 운영돼야 하는 기계장치산업의 특성이 모두 고려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주 52시간제가 시행되면 직원들의 근무시간이 줄게 되고 자연스럽게 월급도 낮아진다”며 “적은 월급을 받기 위해 고된 생산 근무를 이어갈 직원들이 얼마나 있겠냐”고 말했다.

이들 전선업체들이 겪고 있는 가장 큰 어려움은 주 52시간 근무제를 적용하려 해도 인력을 늘리는 게 쉽지 않다는 점이다.

전선 제조 공정에는 24시간 가동돼야 하는 부분이 있는데, 전선업계에서는 이를 다루려면 최소 3년 이상의 경험이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이 때문에 주로 베테랑들이 해당 공정을 맡고 있는데, 업체마다 그 수가 충분하지 않아 물리적으로 주 52시간이 어렵다는 것이다.

다른 업체 관계자는 “주 52시간 근무제를 시행하려면 베테랑이 필요한데 사람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면서 “현재 일하고 있는 직원들도 혹시 나갈까봐 노심초사하고 있다”며 고충을 호소했다. 이에 홍성규 전선조합 이사장은 “기계를 멈추게 되면 업체의 생산율이 크게 떨어진다”며 “충분한 인력 확보를 위해 인력 수에 따라 사업장을 세분화하고 사업장별로 준비할 수 있는 기간을 더 주는 방안이 검토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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