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 원전 해체 과정에서 나타난 초강력 방사능 유출이 논란인 가운데 폐로 중인 고리1호기, 월성 1호기는 고농도 방사능 물질 유출 위험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월 26일 공개된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 중간보고서 초안에 따르면 제1원전 2,3호기 원자로 건물 층 부근에서 노출될 경우 1시간 안에 사망할 정도의 강한 방사능이 방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후쿠시마 제1원전의 2, 3호기 원자로 격납 용기 바로 위에서 덮개 역할을 하는 직경 12m, 두께 약 60㎝의 원형 철근콘크리트 시설이 고농도 방사능 물질에 오염됐다.

총 3겹으로 이뤄진 이 덮개의 안쪽 부분에서 방사성 물질인 세슘양을 측정한 결과, 2호기는 약 2~4경(京, 1조의 1만 배) 베크렐(㏃, 방사성 물질의 초당 붕괴 횟수 단위), 3호기는 약 3경 베크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이를 방사선량으로 환산하면 시간당 10시버트(㏜, 인체피폭 방사선량 단위) 전후로, 사람이 이 환경에 노출되면 1시간 이내에 사망할 수 있는 수준이다.

대량의 세슘이 덮개 안쪽에 부착된 이유에 대해 폭발사고 직후에 덮개가 방사능 물질이 옥외로 누출되는 것을 막는 기능을 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한국에서도 폐로 중인 고리1호기 해체와 관련 방사능 유출의 우려가 제기되고 있으나 대다수 전문가들은 고리1호기는 사고로 폐로를 선택한 후쿠시마와 달리 정상적인 폐로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동일선상에서 비교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오래 탄 멀쩡한 자동차를 폐차하는 것과 갑작스런 사고로 폐차하는 것은 차원이 다르다는 것이다.

지역의 원전 전문가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지진으로 송전선로가 끊어졌고, 쓰나미로 비상디젤발전기가 침수된 전력 공급이 끊어져 제어봉이 작동하지 못했다”며 “제어봉 미작동으로 원자력 출력을 조절 못했으며 냉각수가 사라져 헥연료가 녹기 시작했으며 이로 인해 공기 중에 수소 농도 상승으로 폭발했다”고 말했다.

이어 “전력 공급으로 제어봉이 올라가는 일본과 달리 한국 원전은 전력 공급이 끊어지면 제어봉이 하강하기 때문에 전력 공급이 필수적이지 않다”고 덧붙였다.

또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고농도 방사능이 유출될 일은 없지만 사고 뒤의 상황은 예측 불가능하며 시나리오대로 흘러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사고는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2019년 9월 조사보고서가 최근에 공개된 것과 관련 일본 정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박종운 동국대 교수는 “방사능이 너무 강해 작업하기 힘들고 처리해서 버릴 때도 없고 고준위 폐기물로 보관해야 한다”며 이번에 오염된 철근콘크리트도 원자로 용기 못지않게 처리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후속처리는 독단적이다”고 평가하며 “국제협력 지원에도 소극적이며 오염수 방류나 신경쓰고 일련의 조치가 미숙하고 앞으로 무슨 일을 저지를 지 궁금하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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