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비(NIMBY)는 지역 이기주의 현상을 말한다. ‘Not in my back yard’의 줄인 말이다. 공공시설 중 기피 시설은 다른 지역에 설치돼도 상관없지만 ‘내 집 뒷마당이나 내 집 근처에는 안 된다’다는 뜻이다.

요즘은 님비란 말은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정책 결정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고 시민의식이 커지면서 님비란 말은 받아들일 수 없는 단어가 됐다. 대신 더 포괄적 의미로 ‘주민수용성’이라는 단어를 쓴다. 이 단어에는 무조건적 반대가 아닌 합리적 선택을 하는 시민의 모습이 담겨있다.

하지만 우리는 '주민수용성'이란 단어 아래 숨은 '님비'를 에너지 산업에서 심심치 않게 보게 된다. 그들은 당진에 석탄발전소를 생산된 전력을 쓰면서 발전소가 우리 지역에 들어오는 것은 반대한다. 또 경주에는 원자력발전소를 지어도 되지만 우리 동네는 절대 안 된다고 한다.

그래서 정부는 이런 불평등을 해소하고자 분산에너지 정책을 펼치고 있다. 자기 지역에서 소모되는 전력은 자기 지역에서 만들자는 것이다. 태양광을 중심으로 추진되지만 현실적으로 수요지 근처에서 열과 전력을 공급하는 열병합발전도 필요하다.

하지만 주민들은 자기 지역에 열병합발전소가 들어오는 게 싫다. 열병합발전의 에너지효율성과 친환경성은 이미 검증됐는데도 말이다. 집에 개인별로 설치하는 개별난방보다 에너지소비 23.5% 절감, 오염물질 배출 49.2% 절감, CO₂ 23.0%를 절감한다고 산업통상자원부 공식자료에 적혀있다.

그러면서 늘어난 수요와 노후화로 한계에 도달한 다른 지역의 발전소를 계속 돌리자 한다. 이것이 바로 '님비'다.

에너지를 사용하지 않는다면 상관없지만 사용한다면 책임을 나눠 가져야 한다. 진즉 그랬어야 했고 이제 그런 시대가 됐다. 발전소는 필요악이 아니다. 필수불가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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