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민의 정확히 반영하고
안정적 원전운영 위한 결정
건설중단 신한울 3・4호기도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해야

월성원전 3개 호기가 원전을 가동하고 난 후 발생하는 사용후핵연료를 처분하는 조밀건식저장시설(맥스터) 건설 결정은 현재 월성원전 상황을 고려한다면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적절한 결정이다. 이번 결정으로 맥스터 7기를 증설, 16만8000다발의 사용후핵연료를 저장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게 된다. 맥스터 7기를 증설하게 되면 월성 2~4호기가 운영하는 동안 배출하는 사용후핵연료를 모두 저장할 수 있어 한수원 입장에서는 큰 고민거리를 하나 덜게 됐다.

월성원전에 있는 기존 맥스터의 사용후핵연료 포화율이 97.6%에 달해 추가로 맥스터를 건설하지 않을 경우, 내년 11월이면 저장 공간 부족으로 발전소 운영을 멈춰야 하는 상황까지 발생한다. 맥스터 건설이 늦어져 총 2100㎿ 설비용량의 월성 2~4호기 가동이 한 번에 중단된다면 전력계통 측면에서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일부에선 맥스터 건설을 지연시켜 월성원전의 가동을 아예 못하게 하자는 주장도 있었지만, 전력공급 안정성, 계통운영의 효율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주장에 불과하다. 경주시민으로 구성된 시민참여단의 81.4%가 맥스터 증설에 찬성한다는 의견수렴 결과를 바탕으로 정부가 결정을 한 만큼, 절차적 문제를 제기하는 원전반대 단체들도 이번 결정을 수긍해야한다.

우리나라에서 발전용 원자로에 사용되는 핵연료는 원자로의 종류에 따라 경수로 중수로로 나뉜다.

월성원전은 천연 우라늄을 연료로 쓰는 중수로다. 중수로는 핵연료 U-235 농축도가 0.7%인 천연우라늄을 사용하고 경수로는 농축도가 2~5%인 농축 우라늄을 사용한다.

현재 가동 중인 원전에선 연간 약 750t씩 사용 후 핵연료가 나오고 있기 때문에 저장 처분시설이 계획대로 건설되지 않을 경우, 상황에 따라선 원전가동 중단도 예상할 수 있다. 월성원전 뿐 아니라 다른 원전 사이트에서도 정책결정이 미뤄진다면, 사용후핵연료 처리 문제는 계속해서 국민 간 갈등을 유발하고 원전 정책의 발목을 잡는 역할을 할 것이다. 점진적으로 원전을 줄이는 것은 에너지정책의 트렌드지만, 가동 중인 원전을 안전하게 관리하는 것 또한 정책당국자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다.

정부가 일부 원전을 반대하는 단체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지역 민의를 정확히 반영하고, 안정적인 원전 운영을 위해 이번 결정을 한 만큼 현재 건설이 중단된 신한울 3, 4호기도 민의를 반영하고 환경과 안정적인 전력운영 등 다각적인 검토를 통해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해야 한다.

월성원전 내에 있는 맥스터는 지난 2007년부터 2009년까지 건설과정을 거쳐 운영 중인 국내에서 유일한 맥스터다. 현재 16만2000다발을 저장할 수 있는 캐니스터에 16만8000다발을 보관할 수 있는 맥스터를 합쳐 월성원전 사용후핵연료 임시저장시설의 수용 능력은 총 33만 다발이다. 맥스터 건설 결정은 그동안 ‘원전은 안된다’ 며 담을 쌓았던 정부가 그래도 원전업계의 목소리를 반영한 첫 번째 결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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