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예정된 기간에 맞춰 배정된 예산으로 원전운영 돌입, 의미 있는 일”
1호기 내년 초 상업운전 가능할 듯...후행호기도 순조롭게 진행 중
성공적인 시운전 돌입에 체코·사우디 등 추가 수출 기대감↑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원자력발전소. (제공:연합뉴스)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원자력발전소. (제공:연합뉴스)

한국이 외국에 수출한 1호 원자력발전소인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원전이 시운전에 돌입하면서 국내 원전산업이 해외시장에 성공적으로 데뷔했다.

바라카 1호기가 지난 1일 최초 임계에 도달하며 시운전에 돌입한 것을 두고 전문가들은 국내 원자력계의 ‘쾌거’라고 설명한다.

주한규 서울대학교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국내적으로는 예정된 기간에 맞춰 배정된 예산 내에서 성공적으로 원전을 운영하기 시작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UAE로서는 중동 최초로 핵분열 에너지를 생산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업 초기에는 2017년 가동을 목표로 시작해 3년 정도 지연됐지만 그 사유가 인력양성 등 UAE 내부사정이므로 ‘적기’라는 표현을 써도 무방하다는 게 업계·학계의 설명이다.

최근 20년 사이에 해외 원전사업에서 적기에 준공한 사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한국 원자력계가 첫 해외사업을 주어진 시간과 예산에 맞춰 해냈다는 사실은 ‘핫 데뷔(Hot debut)’라는 것이다.

안정적으로 최초 임계에 도달하면서 시운전에 돌입한 바라카 1호기는 점점 출력을 높이면서 발전소 계통과 UAE 기존 계통을 연결하는 등 상업운전을 위한 절차를 진행하게 된다.

바라카원전에 도입되는 APR1400을 적용한 국내 원전 중 가장 최근에 준공한 신고리 4호기의 경우 지난해 2월 연료장전, 4월 최초 임계 도달 이후 같은해 8월 상업운전에 돌입한 바 있다.

이를 바라카 1호기 공정에 대입하면 이르면 오는 12월 말쯤 상업운전에 돌입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오지만 해외사업의 경우 변수가 많아 해를 넘길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 3월 연료장전 이후 약 5개월 만에 최초 임계에 도달, 같은 과정을 약 2개월 만에 끝낸 신고리 4호기보다 천천히 진행되고 있다.

바라카 2호기가 연료장전을 기다리고 있는 등 후행호기들도 선행호기인 1호기의 발자취를 따라오고 있어 전체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완료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고조되고 있다.

◆‘신의 축복’ 바라카, 체코·사우디로 축복 이어질까.

아랍어로 ‘신의 축복’을 의미하는 바라카원전이 최초 임계에 성공적으로 도달하면서 추가 수출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지만 그 축복을 체코, 사우디아라비아 등지로 이어가기 위해서는 원전생태계가 버틸 수 있는 동력이 필요하다는 우려도 상존한다.

주 교수는 “바라카 1호기의 성과는 한국이 원전을 잘한다는 소문이 사실이라는 것을 국제 원자력계에 확인시켜준 것”이라며 “앞으로의 해외수주에도 분명히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당장 내년 1분기에 체코가 입찰을 시작할 예정인 신규원전 프로젝트에서 한국이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구스타브 슬라메취카 주한체코대사도 지난달 개최된 ‘2020 한국원자력연차대회’에서 “체코 정부에서 원하는 사업자 요건은 일단 예정된 시간 내에 공사를 끝낼 수 있어야 하고 최고의 기술을 지녀야 하며 적절한 가격을 제시해야 한다”며 개인 의견을 전제로 “한국은 매우 강력하고 좋은 입찰자”라고 말했을 정도로 체코 신규원전 수주 전망은 밝다.

그러나 원자력계는 체코가 추진하는 신규원전의 착공이 예정된 2029년까지 일감이 끊긴 원전산업계가 버틸 수 있을지 우려하고 있다.

바라카에 이은 추가 수출을 기대하고 있는 업계에서는 해외에서 실적을 이어가기 위해 신한울 3·4호기 건설재개로써 원전생태계를 되살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저작권자 © 전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