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건설 계약조건 지키지 않고 중국 대형 전선업체에 국내업체 몫 넘긴 것으로 소문
두산건설“사실과 달라, 계약 맞춰 진행 중 국내 전선업체 선정 예정”

두산건설이 수주한 타웅우-카마나트 구간 초초고압송전선로 공사 경로. 출처= 구글지도
두산건설이 수주한 타웅우-카마나트 구간 초초고압송전선로 공사 경로. 출처= 구글지도

두산건설의 미얀마 송전선로 공사와 관련해 전선업계에 떠돌던 소문은 근거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두산건설이 미얀마 정부와 계약조건을 지키지 않고 있다는 루머가 떠돌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8일 두산건설 관계자는 “떠도는 소문과 전혀 상관없이 정확한 계약사항에 따라 미얀마 송전선로 공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두산건설은 지난해 3월 ‘타웅우-카마나트 구간 초초고압송전선로 공사(500kV Taungoo-Kamanat Transmission Line)’를 낙찰받았다.

해당 공사는 미얀마 타웅우에서 카마나트까지 174km 구간에 500kV 철탑 368기를 건설하는 내용으로 미얀마에서 최초로 진행되는 초초고압 송전선로 공사다.

공사금액은 8958만달러(약 1066억원)로 당시 기준으로 미얀마 최대의 단일 규모 공사다. 내년 6월 공사완료가 목표다.

이처럼 기록적인 공사지만 어느 순간부터 전선업계에선 두산건설이 수주계약 조건을 지키지 않고 있다는 소문이 퍼졌다.

이런 루머는 해당 사업이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차관사업(다른 나라나 국제기구로부터 자금을 빌려 진행하는 사업)으로 실시된다고 알려지면서부터 퍼지기 시작했다.

EDCF 사업은 우리 기업이 참여하거나 국산 자재를 사용해야 하는 ‘구속성 원조’와 이 같은 의무가 없는 ‘비구속성 원조’로 나뉘는데 미얀마 사업의 경우 전자에 해당한다.

전선업계에서는 과거 EDCF 사례에 빗대어 두산건설이 전체 케이블 가운데 약 40% 정도를 국내업체와 계약할 것으로 예상했다. 일부에서는 미얀마 사업의 전선공급 규모를 최대 2400만달러(약 287억원) 수준으로 예상하며 기대치를 한층 높였다.

특히 송전선로 사업이 높은 기술력을 요구하는 지중선이 아니라 공중에 전선을 설치하는 가공 방식으로 진행되는 만큼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까지 사업에 눈독을 들였다.

그러나 두산건설 미얀마 사업에 문을 두들긴 여러 업체들 가운데 실제 계약에 성공했다는 소식은 좀처럼 나오지 않았다.

복수의 전선업계 관계자들은 “두산건설이 미얀마 계약을 따냈다는 소식이 퍼진 후 여러 업체가 두산건설과 계약을 시도했지만 결과를 얻었다는 얘기는 못 들었다”고 언급했다.

이러한 가운데 두산건설이 해당사업과 관련해 중국의 대형업체와 큰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이는 두산건설이 국산 자재 비중까지 중국에 넘겼다는 근거없는 루머가 퍼지는 결과로 이어졌다.

두산건설은 이에 대해 사실과 전혀 다르다며 강하게 반박하고 있다.

두산건설 관계자는 “입찰 과정에서 경쟁사가 우리가 제출한 입찰서에 문제가 있다고 강하게 이의제기 했지만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밝혀진 바 있다”며 “미얀마 정부 측의 감독 아래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데 계약 당시 맺은 국산 자재 비율을 지키지 않고 어떻게 공사가 가능하겠냐”고 반문했다.

이어 “제3국 자재금액과 현지(미얀마) 금액의 상한선이 입찰서에 명기돼 있고 이를 위반 시에는 계약 자격 상실 요건에 해당된다”고 덧붙였다.

두산건설은 이와 같은 오해가 생긴 이유로 국산 자재의 비율과 구성을 지적했다.

중국 전선업체와 맺은 계약 규모가 크다 보니 상대적으로 물량이 적은 국내업체와의 계약이 두드러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여기에 국산 자재 비율이 공사에 쓰이는 자재 전체에 적용되는 것을 전선업계에서 몰랐던 사실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두산건설 관계자는 “계약상 자재마다 국산 자재를 비율을 맞춰야 하는 게 아니라 공사 전체에 들어가는 전체 자재에서 국산 자재 비율을 지키면 된다”며 “예를 들어 전선 외에 다른 부분에서 국산자재 비율을 지키면 전선은 해외 제품만 사용해도 문제가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종의 오해가 낳은 헤프닝이지만 국내 전선업체에 아직 기회는 남아있다. 두산건설은 국내 전선업체에 해당공사의 케이블 공급 일부분을 맡길 계획이다.

두산건설 관계자는 “가공선 공사 순서상 후반부에 케이블이 사용되는 것을 감안해 공사 시기에 맞춰 국내 전선업체와 계약을 진행할 것”이라며 “외국까지 자재를 운반해야 하는 만큼 1개 업체가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이며 입찰 방식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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