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판자집에서 태어난 하버드 출신의 서민 정치인
“현 정부 에너지정책 잘못…원자력 통해 환경・경제 두 토끼 잡을 수 있어”

박수영 의원은 매주 토요일 부산 대연동 사무실에서 ‘국회의원 좀 만납시다’를 운영하면서 지역구 주민들을 만나고 있다. 박수영 의원실 관계자에 따르면 대략 100여명의 주민, 민원인들이 방문한다고 한다. 법과 정책을 전공한 박 의원은 공직 30여년 동안 언론에서 '해결사'라 불렸던 만큼 주민들의 만족도가 높다는 후문이다.
박수영 의원은 매주 토요일 부산 대연동 사무실에서 ‘국회의원 좀 만납시다’를 운영하면서 지역구 주민들을 만나고 있다. 박수영 의원실 관계자에 따르면 대략 100여명의 주민, 민원인들이 방문한다고 한다. 법과 정책을 전공한 박 의원은 공직 30여년 동안 언론에서 '해결사'라 불렸던 만큼 주민들의 만족도가 높다는 후문이다.

“4차 산업혁명에 들어서면 전기가 더 중요해집니다. 국가는 좋은 품질의 전기를 국민들에게 저렴하게 공급해야 합니다.”

부산 남구 대연동에 위치한 박수영 의원(미래통합당·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사무실에는 종이가 없다. 비서관은 ‘기후변화협약과 물자절약’ 때문이라고 설명했으나 박 의원은 “나무를 살리기 위해서”라고 쉽게 말했다. 이어 “클라우드에 보고자별, 날짜별로 정리되니 문서 찾기도 쉽다”고 덧붙였다.

박 의원은 환경과 경제가 조화롭게 성장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그리고 그 중심에 한국 인내자본의 대표 원자력발전이 있었다.

1시간이 넘는 인터뷰 동안 박 의원은 어렵지 않은 단어로 쉽게 설명했다. 인터뷰하는 입장에선 유쾌한 일이다.

서울법대, 하버드 정책대학원, 버지니아텍 주립대학 박사, 경기도 행정1부지사 등 부산 국회의원들 중에서 최고의 스펙을 자랑하지만 정작 본인은 부산 문현동 판잣집에서 태어났다. 어머니가 가난을 벗어나려면 공부를 해야 한다고 늘 말씀하셨다. 그래서 목숨 걸고 공부했다. 중학교 이후로 5시간 이상 자본 적이 없다. 하버드 유학 시절에는 3시간만 잤다. 지금도 1시에 자고 새벽 6시에 일어난다.

박 의원은 4년 후의 모습에 대해 “지금까지의 정치인과는 전혀 다른 정치인으로 남고 싶다”고 말했다. 재선, 3선만 노리는 의원이 아니라 나라와 미래 세대를 생각하는 의원으로 기억되고 싶다는 것이다. 박 의원은 진영 논리를 떠나 우리 아이들을 위해 경제와 환경 둘 중에 어느 하나도 포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서울법대, 하버드 대학원까지 스펙이 화려하다. 좋은 스펙이 정치활동에 도움이 되는지.

“선거는 바닥에서 해야 하기 때문에 하버드 출신이라는 것을 강조하지 않았다. 대연초등학교 출신이 오히려 도움이 됐다. 그러나 여의도에서 의정 활동할 때는 반대다. 하버드 동문들의 끈끈한 인맥, 외국 유학생활을 통해 넓힌 견문과 대학원에서 배운 지식은 한국사회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했다.

40세에 국장승진을 앞두고 한국을 이끌 준비가 부족하다는 것을 알았다. 제대로 공부하고 제대로 국장 하자고 생각했다. 휴직하고 버지니아텍 주립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땄다. 남자 나이 40세에 유학 간다는 것은 한마디로 모험이었다.”

▶초선으로서 준비 중인 1호 법안과 지역구 관리는.

“1호 법안과 관련 자료를 요구 중에 있다. 한국 대통령은 1만개가 넘는 자리에 임명권을 행사할 수 있다. 반면에 미국 대통령은 2000개에 불과하다. 이것을 줄여야 제왕적 대통령을 막을 수 있다.

월요일에서 목요일까지는 여의도에 있다.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부산에 있는데 매주 토요일 ‘국회의원 좀 만납시다’를 운영 중이다. 매주 100명 정도의 민원인을 만난다. 주로 구청 관련 민원이 많고 그런 것은 해결 가능하지만 대법원에서 이미 결정 난 사건 등은 방법이 없다. 사실 민원인도 해결이 힘들다는 것을 알고 오지만 나는 가슴 아프다. 그럴 때는 들어주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 이심전심으로 민원인도 사무실을 방문한 것을 후회하지는 않는 듯하다.”

▶상임위로 산자중기위를 선택한 이유는.

“한국의 경제 문제가 심각한 수준이고 일자리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지금 정부가 만드는 일자리는 단순한 공공근로 일자리인 반면에 사라진 기업의 일자리는 가계를 지탱하는 가장의 일자리다. 반기업적인 사회 분위기에서는 청년들의 일자리가 생길 수 없다. 정부보다는 민간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싶어 산자중기위를 1순위로 지원했다.”

▶사시가 아닌 행시를 선택한 이유는.

“대학 1학년 때 지도교수였던 고(故) 박세일 교수님이 “서울법대생은 사회로부터 받았던 혜택을 다시 사회에 돌려줘야 한다”고 늘 말씀하셨다. 사법시험에 합격, 변호사로서 편하게 살기보다는 행정부에서 공익을 위해 일해야 한다고 했다. 사건이 생겨 사법부로 가기 전에 행정부에서 해결해야 하는 것이 국민을 위하는 것이라는 취지다. 당시에는 사법고시 300명, 행정고시 100명 뽑았다. 행시가 더 어려웠다고 볼 수 있는데 박 교수님의 영향으로 34명의 동기들이 사시 대신 행시를 선택했고 고위 공직자로 활동 중이다.”

▶현 정부의 에너지 정책에 대해.

“한마디로 잘못됐다. 태양광은 안정적인 에너지가 아니다. 현실을 고려하지 않고 신재생에너지 목표를 세우는데 더운 여름에 에어컨이라도 틀고자 하는 국민 정서와 맞지 않다.

육상풍력은 말할 것도 없고 원자력 대안으로 생각하는 해상풍력도 환경문제와는 별도로 어민들의 어업권을 생각해야 한다. 수산물은 운송 측면에서 해외 수입이 쉬운 쌀보다 더 중요한 문제일 수 있다. 연어와 같은 고급 어종은 비행기로 수입되지만 모든 어종들을 그렇게 할 수 없다. 수입이 가능해도 가격이 엄청 올라갈 것이다. 비싼 멸치가 식탁 위에 오르는 것을 상상해보라!

현재 부산에서 추진 중인 해상풍력 설치 예정 바다에 황금어장인 곳이 많다. 또 부산에는 항만 때문에 어민들이 고기 잡을 수 있는 바다도 많지 않다. 한국은 삼면이 바다고 수산업은 수천 년을 이어온 전통 산업이다. 에너지도 중요하지만 수산업 역시 포기할 수 없다.

한국은 북유럽 스칸디나비아반도 국가들과 비교해 바람의 질도 좋지 못하다. 경기도 부지사 시절, 경기도에 설치된 해상풍력발전소를 돌아봤다. 제대로 작동하는 게 없어 안타까웠다.

현 정부는 신재생에너지와 함께 LNG를 강조하나 LNG도 석탄화력보다는 덜하지만 이산화탄소와 미세먼지를 배출한다. 그리고 LNG는 가격이 비싸다. 일부 공장에선 LNG와 석유의 비싼 가격 때문에 몰래 벙커C유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단속이 쉽지 않다. 환경과 경제성을 생각하면 원자력 발전이 확실한 해결책이다. 석탄화력발전소에서 생산한 전기로 충전하는 전기자동차가 얼마나 환경에 도움이 될 것인지 의문이다.”

▶유독 원자력을 강조한다. 공직 생활 중에 원자력과 관련된 일이 있었는지.

“경기도 부지사 시절 평택 100만평 부지에 삼성전자 공장을 유치했다. 그때 부지사로서 신한울 3·4호기가 생기면 원전에서 생산한 품질 좋은 전기를 공급하기로 약속했다. 그런데 그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지금 삼성전자는 기존 선로로 전기를 공급받고 있는데 안타깝다.”

▶국내 원전기술에 대한 평가는.

“원전건설기술은 한국의 대표적인 인내자본(patient capital)이다.

인내자본의 대표적인 예는 애플사의 아이폰이다. 혁신적 기술의 개발에는 장기 투자를 견딜 수 있는 정부 역할이 절대적으로 필요한데, 마리아나 마추카토는 이런 자본을 ‘인내자본’이라 불렀다. 이승만 대통령은 1959년 원자력연구소를 설립했다. 이 대통령이 미국에서 공부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1978년 고리 1호기가 가동되면서 원자력 시대가 열렸고 1987년 이후 원전 17기가 건설됐는데 이 과정에서 원전 기술과 경험이 엄청나게 축적됐다.

가격 경쟁력을 고려하면 국내 원전건설기술은 미국, 프랑스를 능가하는데 지금 분위기로서는 상당히 우려스럽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두산중공업과 부품업체 등 관련 기업이 흔들리고 전문가들이 한국을 떠나고 있어 원전생태계가 급속히 무너지고 있다.”

▶현 정부가 추진하는 그린뉴딜에 대해.

“방향은 잘 잡았다. 그러나 백화점식 나열은 안 되고, 문재인 정부가 자주 그랬듯 말잔치에 그쳐서는 안 된다. 후방효과가 큰 것으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온라인 교육을 위해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학교의 컴퓨터를 바꾸는 IT뉴딜을 했어야 했다. 컴퓨터 제조업과 관련 소프트산업이 발전한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이 한국수력원자력으로부터 매년 30억원을 연구용역비 명목으로 받고 있으나 세부 내역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그리고 에경연에서 발간하는 원전인사이트 잡지 인터넷 공개와 관련 모 언론사로부터 비판을 받기도 했다. 어떻게 생각하는지.

“에경연은 국책기관으로서 정권이 아닌 국가를 위해 일해야 한다. 한수원 연구용역 내역은 즉시 공개해야 하고 그런 일이 있었다면 이번 국정감사에서 살펴봐야 할 것이다.

▶부산시와 정부에 환경단체 출신이 많다. 어떻게 생각하는지.

“공직에 진출한 일부 환경단체 출신들은 기울어진 시각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환경을 이념적으로 생각한다. 극단적으로 환경만 주장해서는 안 되고 경제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이번에 환경부에서 논란을 야기했던 ‘묶음할인판매금지’ 등이 좋은 예이다. 환경만을 강조하면 이제 개도국을 벗어난 우리가 살 수 없다.

지금 정부에는 성장론자를 찾아보기 힘들다. 성장 엔진이 꺼져가고 정체되면 일자리가 사라지고 집값이 떨어진다.”

▶코로나 이후 세상은.

"언택트가 일상화될 거 같다. 사스, 신종플루, 메르스 등 전염병의 발생주기가 짧아지고 있다. 코로나가 극복되더라도 다른 전염병이 발생할 우려가 높아졌다.

지금까지는 인구 감소와 고령화 때문에 컴팩트 도시를 추구했다. 도심으로 기능을 집중화 시키고 사람들이 몰려들게 했는데 코로나 이후 도시는 집중 대신 분산하고 펼치는 방향으로 나가게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전기가 더 필요하다. 전기를 싸게 공급하는 것이 국가적으로 매우 중요한 과제다. 코로나 때문에 컴팩트 시티 추진에 제동이 걸릴 것이다."

▶전기신문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상당히 많은 산업이 AI로 바뀌는 4차 산업혁명시대에 들어서면 전기가 더 중요해진다. 그리고 삶의 질을 올리는 데 전기는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국가에서 품질 좋은 전기를 생산하고 분배해야 하는데 사회의 관심과 인식이 작아 안타깝다. ‘판도라’ 같은 영화 보고 탈원전 결정하는 현 정부에서는 외롭고 힘든 싸움이다. 전기신문 독자 분들이 저 같은 사람에게 힘을 실어주고 응원해줬으면 한다."

저작권자 © 전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