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4차산업 시대에 살고 있다. 길을 검색하면 자동차가 스스로 운전을 하고 로봇이 요리를 하고 조만간 민간 우주여행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바람은 전자통신 분야뿐만 아니라 의료, 패션, 교육 등 우리 생활 전반에 걸쳐 일어나고 있다. 그러나 4차산업의 물결을 빗겨나가는 곳이 있다. 바로 전선(電線)업계다.

금속을 가공해서 제품을 생산하는 전선업계에 가장 어울리는 4차산업은 ‘스마트 공장’이다. 전선업계와 비슷하게 금속류를 다루는 제철소 등 또한 스마트공장을 도입하고 있다.

반면 검사하는 과정에서 일부 신문물의 도움을 받기도 하지만 전선 업계는 대부분 공정이 사람 손으로 이뤄진다. 심지어는 전선이 감기는 것을 직접 손으로 조절하는 ‘줄잡이’라는 자리도 있다. 치약 뚜껑까지 로봇이 조립하는 지금 시대에 말이다.

의아한 생각에 어느 업체 대표에게 스마트공장을 도입하지 않은 이유를 물으니 적극적으로 ‘사람이 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설득’한다. 예를 들면 줄이 일정하게 감기려면 매우 작은 문제도 발생 즉시 파악하고 대응해야 하는데 로봇의 손에 맡기는 것은 어렵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AI(인공지능)와 IoT(사물인터넷)의 결합으로 센서의 능력이 놀랍도록 향상되고 있다. 과연 오류를 잡아내는 데 로봇이 사람을 대처할 수 없을지, 줄이 감기는 미묘한 움직임을 마이크로미터 단위로 움직이는 로봇이 대신할 수 없을지 모를 일이다.

이해도 간다. 4차산업은 ‘통신’과 ‘이종산업’의 결합이다. 양측의 상황을 모두 잘 알아야 하는 만큼 전선 전문가라고 해도 4차산업을 장담할 수 없을 것이다. 여기에 스마트공장으로 전환했을 때 들어가는 유지보수 비용과 현재 인건비 사이에서 경제성도 고민일 것이다.

이런 고민을 해결해주기 위해 정부 스마트제조혁신추진단에서 스마트공장 지원비와 함께 어떤 분야에 적용시킬 수 있을지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또 단순반복 작업을 기계에 맡기고 좀 더 생산적인 활동을 하는 것이 인건비를 절약하는 길이다. 이를 통해 생산성까지 높아진다면 가격 경쟁력도 확보될 것이다.

어느 분야를 막론하고 역사와 전통은 중요하다. 그러나 세상이 변하고 있다면 적어도 그 변화에 뒤처지지 않기 위한 고민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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