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중앙회 “경제상황 엄중, 노사정 합의 필요”

중소기업 10곳 중 9곳은 내년도 최저임금이 동결되거나 삭감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중앙회(회장 김기문)와 한국경영자총협회(회장 손경식)가 최저임금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는 중소기업 60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중소기업 고용애로 실태 및 최저임금 의견조사’에서 기업의 88.1%는 내년도 최저임금 수준이 올해와 같거나 낮아야 한다고 응답했다.

내년 최저임금 적정 수준에 대해 80.8%는 ‘동결’, 7.3%는 ‘인하’로 응답해 최근 5년 동안 중기중앙회가 실시한 의견조사 결과 중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이는 2년간 29.1% 인상으로 어려웠던 지난해보다도 높다.

다음해 적정 최저임금 수준이 ‘동결’이라고 응답한 비중은 2016년 51.3%, 2017년 36.3%, 2018년 48.2%, 2019년 69.0%, 올해 80.8% 등이다.

내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인상될 경우 대응방법과 관련, ‘신규채용 축소’(44.0%), ‘감원’(14.8%) 등으로 절반 이상(58.8%)의 기업이 고용축소로 대응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이 같은 응답은 최근 경영악화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중기중앙회는 분석했다. 실제로 조사대상 기업의 76.7%는 전년 대비 현재 경영상황이 ‘악화’됐다고 응답했다. 75.3%는 1분기 실적이 나빠졌고, 65.7%는 2분기도 악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 상황이 지속될 경우 감원이 불가피한 시기에 대해서 33.0%는 ‘6개월 이내’, 45.0%는 ‘9개월 이내’로 응답해 현재 임금수준에서도 고용유지조차 매우 어려운 상황임이 드러났다.

또 코로나19 사태가 종료되더라도 경영·고용상황 회복에는 6개월 이상이 소요될 것이라는 응답이 절반 이상(56.5%)을 차지했다.

이태희 중기중앙회 스마트일자리본부장은 “지금 중소기업은 생존을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다”며 “마이너스 성장이 전망될 정도로 우리 경제와 고용수준이 매우 엄중한 상황인 만큼, 노사정이 일자리 지키기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소모적 논쟁을 벌이기보다 내년 최저임금을 최소한 동결하는데 합의하는 모습이 바람직하다”고 언급했다.

하상우 한국경영자총협회 경제조사본부장은 “현재 기업들은 외부의 불가항력적 요인에 의한 출혈 경영상태가 지속되고 있다”며 “코로나19로 인한 실물경제 부진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그 여파가 내년에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만큼, 경제 상황과 일자리 유지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하여 내년 최저임금을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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