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효율 높이는 기술로 거듭나다'

세계 최대 직류(DC)에너지자립화섬인 서거차도의 전경사진.
세계 최대 직류(DC)에너지자립화섬인 서거차도의 전경사진.

정보화 사회의 급속한 발전으로 인해 디지털기기들이 확대되고 있으며, 4차 산업혁명으로 이러한 기조는 더욱 탄력을 받는 상황이다. 특히 저탄소 정책으로 인해 신재생에너지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며, 제8차 전력수급계획에 따르면 2030년까지 전체 발전량의 20%를 신재생에너지가 담당하게 된다.

대표적인 신재생에너지인 태양광과 수소연료전지 등은 직류 전기를 생산한다. 대부분의 디지털 장비도 직류를 사용한다. 당장 손에 있는 핸드폰도 직류를 사용하는 디지털기기다. 2022년까지 국내 43만대가 보급될 전기차에 들어가는 리튬이온 배터리도 직류를 사용한다. 직류배전이란 직류기반의 배전시스템을 구성하고 이를 통해 직류부하에 직접 직류전원을 공급하는 동시에 신재생발전과의 연계 및 효율성을 높이는 기술이다.

즉 배전시스템에서 교류에서 직류로 변경해 직류부하에 공급하는 전력변환 단계를 줄이고, 분산전원의 직류출력을 직류부하인 디지털 부하와 직접 연계함으로써, 에너지효율을 높이는 것이 직류배전의 목적이다.

직류배전의 연구는 인터넷 데이터센터(IDC; Internet Data Center)에서 시작됐다. IDC는 인터넷 사업에 필수적인 설비, 시스템 및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으로써 지식기반 사회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IDC는 수많은 서버 장비뿐만 아니라 안정성 및 신뢰성 보장을 위한 2중 전원시설, 냉각장비, 항온·항습을 위한 공조시설 등이 가동되고 있기 때문에 많은 전력을 소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서버 등 IT 기기의 소비 전력을 줄이기 위해 IDC 직류전원 공급시스템 도입 연구를 2000년대 후반부터 진행했다. 미국의 로렌스버클리 국립연구소에서는 IDC의 전력효율 향상을 위해 380V 직류배전시스템으로 10~15% 효율을 향상시키는 실험을 실시했으며, EPRI에서는 미국 듀크에너지의 데이터센터에서 기존 480V AC 시스템을 380V DC 시스템으로 변경해 15%의 에너지 효율을 개선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일본의 기간 통신회사인 NTT는 DC배전 적용을 통해 IDC의 소비전력을 14~17% 절감했으며 공간 활용도를 200% 증가시켜 신뢰성을 10배 높인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인터넷 데이터 센터의 직류배전을 연구해오고 있다. KT는 2009년 5월 서울 목동에 지하 4층, 지상 12층 규모의 IDC 전용건물을 신축해 직류배전방식을 적용했다. 실증결과 에너지 비용을 약 20%로 절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한국전기연구원에서는 DC 배전망으로 구성되는 IDC(Internet Data Center)의 표준화를 위한 연구를 진행했다.

직류배전... 주택에 적용하면 전력손실 크게 줄일 수 있어

가정에서도 직류배전을 통해 전력손실을 줄이는 연구가 진행 중이다. 미국의 로렌스버클리 국립연구소는 미국의 14개 도시의 주택에 대해 태양광 시스템과 주택용 부하를 가정해 모델링 했다. 로렌스버클리 국립연구소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태양광 사용 고객 주택은 5% 정도의 손실을 줄일 수 있으며, 여기에 에너지 저장장치를 추가하면 14% 정도의 에너지 절감을 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의 오사카 대학에선 거주지에서의 직류배전 효과를 분석했다. 전력사용량에 대한 효율비교는 태양광 및 가스발전기, 전력계통과 연계된 20개의 주택에 적용했으며 에어콘, 냉장고, 식기세척기, 액정모니터 등의 부하 전력량과 태양광, 가스발전기 등으로부터 발전량을 직접 측정한 결과, 직류시스템이 교류시스템 보다 15% 가량 전력손실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 연구도 활발한데 서울대학교에서는 실생활 환경과 접목해 직류 배전기술 실증 테스트 베드를 구축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DC 빌딩의 전력시스템 설계, 운용, 제어 및 모니터링기술과 함께 대용량 고효율 전력변환기와 DC 차단기, DC 스마트미터, 접지, 콘센트의 표준화를 추진했다.

삼성물산은 그린 투모로우 사업에서 태양광발전, 풍력발전, 배터리, DC 가전기기, DC 수배전반 등을 통해 수용가내에서 DC 배전시스템의 구조 및 효율 등에 대한 실증을 진행했다.

전력연구원 ‘서거차도’세계 최대 직류 배전망 구축

한전은 직류배전망의 운영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DC Island’를 2018년 진도군 예하 서거차도에 구축 완료했다. 6.6kV의 기존 교류(AC) 배전선로 대신 1500V (±750V)의 직류 배전선로를 구축하고 신재생 전원을 직류로 배전선로와 연계하며 가정 등 수용가에도 직류전원을 공급하는 방식으로써 신재생 에너지원의 계통연계 손실을 줄일 뿐만 아니라 미래 출현이 예상되는 직류수용가에 대한 직류 전력 공급 검증도 가능하다.

이를 위해 서거차도에 200kW의 태양광 발전,100kW의 풍력발전기, 1.5MWh 용량의 에너지저장장치를 구축하고, 전기 카트용 직류 전기 충전기, 직류 가로등 및 직류 가전제품을 지역 내 수용가에 보급했으며 에너지효율을 10% 이상 향상시켰다.

서거차도 직류 배전망 실증시험 및 표준화가 완료되면 직류 배전 사업에 관심을 갖고 있는 유럽, 인도, 중국 및 아프리카 등을 대상으로 국내 기업들의 해외사업 수주 및 기술이전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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