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의 1분기 실적 발표가 대부분 마무리됐다.

코로나19 펜데믹 쇼크는 예상대로 우리 기업들을 강타했다.

12월 결산 코스피 상장사 592곳의 1분기 매출은 495조2735억원으로 작년 동기(490조9851억원) 대비 0.9% 증가하는 데 그쳤다.

반면 영업이익은 19조4772억원으로 31.2%나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11조336억원으로 47.8% 급감했다. 이익이 반 토막 나 버렸다.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3.9%)과 순이익률(2.2%)은 각각 1.8%p, 2.1%p 떨어졌다.

삼성전자를 빼면 성적표는 더 초라하다. 591곳의 연결 영업이익은 13조299억원, 당기순이익은 6조1487억원)으로 전년대비 41%, 61.8% 하락했다.

순이익 기준으로 이익을 낸 기업은 69.4%(411개사), 적자를 낸 기업은 30.6%(181개사)다. 적자 전환한 기업은 98개사로, 흑자 전환한 기업 61개사를 앞섰다.

코스피보다는 코스닥 법인들의 성적이 상대적으로 나았다. 944개사의 연결기준 매출액은 47조2151억원으로 6.7%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조7636억원, 순이익은 1조1369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대비 각각 22.9%, 35.2% 감소했다.

전기산업계 주요 기업 실적도 이런 흐름과 크게 다르지 않다.

대기업에선 현대일렉트릭이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을 뿐, 효성중공업은 실적이 크게 나빠졌고 LS일렉트릭도 신통치 않았다.

중견·중소기업들도 비슷하다. 일진전기와 제룡전기, 보성파워텍 정도를 제외하고는 모두 영업이익이나 순이익이 쪼그라들었다.

○…더 암울한 것은 실물경제에 영향을 주기 시작한 코로나 쇼크는 이제 시작이란 점이다.

국내 기업의 2분기 실적이 1분기보다 훨씬 나빠질 거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전기계 기업들도 1분기는 그나마 기존 수주물량으로 버텼지만, 2분기부터는 역대급 시련이 시작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전선업계 한 관계자는 “전력기자재 특성상 1분기엔 전년 수주 물량이 본격 납품되면서 실적이 그마나 선방한 측면이 많다”며 “1분기 신규수주는 거의 없는 상태라 2분기부터 경영악화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내수뿐 아니라 수출 시장 흐름도 비슷하다.

1분기 전기산업 수출액은 29억1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 증가했다. 같은기간 우리나라 전체 수출이 1.4%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꽤 고무적인 수치다.

하지만 전기산업진흥회는 2월부터 글로벌 수주가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며 2분기부터 수출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업들은 중소기업 소득세 및 법인세율 인하, 고용유지원금 상향지원 확대, 금융기관 면책방안을 통한 과감한 대출유도, 특별고용지원업종 확대 등을 외치고 있다.

정부도 공공일자리 확대 등 긴급 조치를 잇달아 내놓고 있지만, 기업들이 실제 뭘 원하는지 더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다가올 최악’에 대비해 선제적이고 과감하면서 일관된 기업 지원책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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