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전일제 환산 취업자 수 추정 및 분석’ 보고서 발표
주 40시간 전일제 취업자 수 전년 동기 대비 7.6% 감소

한국경제연구원이 분석한 ‘2020년 3월 주요 서비스업 전일제 환산 및 통계청 취업자 수 증가율’
한국경제연구원이 분석한 ‘2020년 3월 주요 서비스업 전일제 환산 및 통계청 취업자 수 증가율’

코로나19가 고용시장에 미친 실질적 영향이 지난 17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3월 고용동향’에 나타난 것보다 훨씬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과거 IMF 외환위기 당시의 감소율과 유사한 수준으로 보다 과감한 민생지원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한국경제연구원(원장 권태신)은 성신여대 박기성 교수팀에게 의뢰한 ‘전일제 환산 취업자 수 추정 및 분석’의 연구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7일 밝혔다.

박기성 교수팀이 고용동향 통계의 원자료인 경제활동인구조사 마이크로데이터를 재가공해 전일제 환산(FTE) 방식의 취업자 규모를 구해본 결과, FTE 취업자 증가율은 전년 동월에 비해 7.6%나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발표한 3월 취업자 수의 전년비 감소율 0.7%보다 약 10배나 가파른 것으로, 과거 IMF 외환위기에 필적한 수준의 감소율이다. 이는 통계청 고용통계에서와 달리 코로나19가 고용동향에 미치는 실질적 영향이 IMF 위기 당시(-7%)와 비슷한 수준이었음을 보여준다.

박 교수는 “FTE 방식 고용통계 집계 결과는 지금보다 더욱 과감한 민생 지원 대책이 필요함을 보여준다”며 “FTE 방식 통계와 통계청 통계의 이 같은 괴리는 경제 충격에 대한 일시휴직과 근로시간 단축 위주의 대응이 일단은 대량 실업 발생을 피하는 완충 역할을 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의 타격을 가장 많이 받은 직종은 대면 서비스직으로 확인됐다.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과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공포로 소비자들이 외출과 외식을 극도로 꺼리는 분위기가 조성됐기 때문이다. 실제 통계청에서 발표한 3월 취업자 수의 전년 동기 대비 감소율도 ▲도매 및 소매업(–4.6%) ▲숙박 및 음식점업(–4.9%) ▲교육 서비스업(–5.4%) 순으로 컸다.

특히 과거 추이를 보면 FTE 통계와 통계청 통계가 보여주는 코로나19가 고용에 미친 영향이 서로 확연히 다르게 나타났다. 통계청의 3월 기준 연도별 취업자수를 보면 IMF 위기 당시인 지난 1998년 -4.8%로 최저점을 기록한 이후, 2001년~2019년까지 평균 1.35%의 완만한 증가세를 이어왔다. 올해 3월 전년 대비 –0.7% 감소는 11년만의 감소이나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0.8%보다 적은 폭의 감소였다.

그러나 FTE 기준으로 보면 올해 3월 취업자 수 증감율은 IMF 당시 수준을 뛰어넘는다. 3월 기준 연도별 FTE 취업자 수 전년비 증감율을 보면, 증감율은 IMF 위기가 터진 직후인 1998년 -7.0%로 최저점을 찍고 1999년까지 -4.1% 감소를 이었다. 이후 2000년 8.2% 증가해 원래의 상태에 가깝게 회복했다. 이후 2001년~2019년 동안 증감율은 평균 0.29%로 통계청 통계와 마찬가지의 완만한 증가세를 보였다.

다만 그 사이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4.1%의 증감율을 보여 같은 해 통계청 취업자 증감율(-0.8%)보다 더 뚜렷하게 당시의 고용상황을 반영했다.

이어 올해 3월은 전년 동기 대비 -7.6%나 감소해 IMF 위기가 터진 직후인 1998년보다 더 크게 감소했다.

보고서는 코로나19가 국내 고용시장에 미친 실질적 영향이 IMF 외환위기에 필적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비록 취업자의 머릿수 자체는 크게 줄지 않았으나, 근로자들에게 실제로 맡겨지는 일의 양은 IMF 당시와 비슷한 속도로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박 교수는 “FTE 통계를 통해 정부는 우리나라 고용시장에 미친 실질적인 충격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하며 “단기적 대응으로서 근로시간 단축을 대량 해고에 대한 대안적 관리방안으로 고려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전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