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달시장에 진입하지 않고선 지속적으로 성과를 창출하기 어려운 시대가 됐습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기술·제품 개발에 매진해 인증을 취득하는 이유죠.”

얼마 전 취재차 만난 한 전력기기제조기업 대표는 최근의 시장 상황을 이 같이 설명했다.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SOC사업 축소로 인해 민수시장의 전망이 어두운 상황에서는 “무리를 해서라도 조달시장에 진입하는 것만이 살 길”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업계 침체가 나날이 심화하는 가운데 조달시장이 다시금 주목받는 배경이다.

이러한 흐름은 코로나19로 인해 내수시장 수요가 급감하면서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과거에는 민수시장의 활황에 기반해 양적성장을 달성했던 기업들도 지난해에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실제로 본지가 지난 4월 대기업을 제외한 개폐기업계 주요 제조사들의 2019년도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매출신장 및 영업이익·당기순이익 증가를 실현한 기업들 대부분은 일찌감치 조달시장에 안착한 기업들이었다.

공공조달시장의 규모는 해마다 가파른 성장 곡선을 그려 나가고 있다. 최근 중소벤처기업부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중소기업제품 구매액은 저년대비 11조원이 늘어난 105조원에 달했다.

이는 총 구매액 자체가 증가함은 물론 중소기업제품 구매비율(총 구매액 중 중소기업제품 구매액의 비중)을 늘리려는 개별 기관들의 노력이 더해진 결과라는 게 중기부의 설명이다.

수요기관에서도 조달시장이 산업계에 미치는 영향성을 인지하고 있다는 방증으로, 중장기적인 시장 규모 확대를 기대하게 하는 대목이다.

조달시장은 기업들이 안정적으로 판로를 확보해 사업을 영위하도록 하는 완충제이자, 산업계의 기술·제품 고도화를 유도하는 기폭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대내외적인 기업환경 변화 속에 존폐의 기로에 내몰린 기업들이 조달시장에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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