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구매실적 1775억원, 6.6배 성장 ‘눈길’
판로 찾는 창업·중소기업 몰려…사업확대 기대

기술개발제품 시범구매사업의 신청자격
기술개발제품 시범구매사업의 신청자격

제도 시행 3년 차를 맞은 ‘기술개발제품 시범구매사업’이 시장 활성화에 날개를 달아줄지 주목된다.

사업 초기에는 참여 공공기관이 한정돼 200억 여원의 구매실적을 기록하는 데 그쳤지만 제도가 안착하면서 시장 파이를 급성장시킬 것이라는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올해 참여기관을 늘려 수요시장을 추가로 확대하는 동시에 구매실적도 2000억원 이상으로 늘리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과당경쟁 속에 새로운 판로를 찾으려는 전력기자재업계의 움직임이 바빠졌다.

◆매년 급격한 성장세…올해 신청횟수 5회로 늘어=기술개발제품 시범구매제도사업은 조달 납품실적이 적고 인지도가 낮은 창업기업 및 조달 첫걸음 기업의 기술개발 신제품에 대한 판로개척을 지원하기 위해 2018년 새로 도입된 제도다.

성능인증·신제품인증 등 기술개발제품을 보유한 중소기업이 시범구매를 중기부에 신청하면 전문가로 구성된 심의위원회가 조달구매에 적합한 제품을 선정, 수요기관이 제품을 구매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사업 영역은 ▲창업과제(창업기업) ▲일반과제(중속기업) ▲소액과제(창업기업 또는 공공기관 납품실적이 미미한 중소기업)으로, 분야별로 필요한 납품실적·인증 등의 기준자격을 규정하고 있다.

제도 시행 첫 해에는 참여기관이 60개에 불과해 구매실적이 268억원을 기록하는 데 그쳤으나 해를 거듭하며 사업은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참여기관은 355개로 늘어났으며, 구매실적 또한 1775억원으로 전년대비 6.6배 증가했다.

시장 규모가 커지다보니 기업들의 참여도 줄을 잇고 있다. 2018년 2회뿐이던 참여기업 신청은 지난해 4회, 올해 총 5회까지 확대됐다.

중기부 관계자는 “늘어나는 기업들의 참여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 5회까지 사업신청 횟수를 확대했다”며 “현재 진행되고 있는 2020년도 2차 사업의 신청접수에도 많은 기업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판로개척에 기술·제품 연구개발 유도 효과도=이 제도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의 근저에는 시장 축소로 인한 판로개척의 어려움이 자리하고 있다. 조달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많게는 수 억원의 비용을 들여 기술·제품을 개발했음에도 시장 수요가 줄어들다보니 창업기업·영세 중소기업의 경우 사업 수주가 어려운 상황이다.

한 전력기기제조업체 대표는 “신기술·신제품의 경우 인증을 취득할지라도 납품실적이 없어 수요기관에서 사용을 주저하는 경향이 있다”며 “제품을 개발하고 인증을 취득하는 것은 중소기업에는 큰 부담인데, 시장수요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중장기적으로 연구개발 시도도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토로했다.

기술개발제품 구매제도는 이 같은 상황에 놓인 기업들이 조달시장에 진입하는 마중물이 되고 있다. 지원대상으로 선정된 기업은 일차적으로는 판로를 개척하는 효과가 있고, 이를 통해 확보한 납품실적으로 추가 수주까지 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수요기관 입장에서도 지속적으로 기업들의 연구개발을 유도할 수 있어 시장 전체의 기술수준이 제고되는 효과까지 누릴 수 있어 긍정적인 반응이 나온다는 전언이다.

다만 품목별로 수요물량의 차이가 크다는 점은 앞으로 개선이 필요한 과제로 꼽힌다. 실제로 지난달 공고된 2차 사업의 ‘구매기관별 수요목록’을 살펴보면 한국철도공사·한국공항공사·지자체 등 기관에서 변압기·배전반·개폐기·무정전전원장치 등의 다양한 품목에 대한 구매계획을 밝혔지만 수량은 각각 1식에 불과했다.

한 전기산업계 협단체 관계자는 “기존 방식 외에 조달시장에 진입하는 또 다른 통로가 열렸다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라며 “사업 규모가 커지고 있는 만큼 앞으로 구매물량도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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