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일렉트릭 5분기 만에 흑자실현

“현대중공업그룹의 첫 외부출신 사장으로서 반드시 회사를 정상화시키겠다.”

조석 현대일렉트릭 사장<사진>이 취임하며 공언했던 약속을 보란 듯이 실현했다.

지난해 말 현대일렉트릭의 신임사장으로 조석 전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이 내정되자 업계에서는 놀랍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그동안 내부 승진 관행을 과감히 깨고 공직자 출신의 조 사장을 영입했기 때문이다. 그만큼 현대일렉트릭의 위기감은 컸다. 국내외 전력시장과 조선업 침체, 미국의 반덤핑 제재 등 주력 사업의 환경이 악화되며 2019년 내내 적자를 면치 못했다.

조석 사장은 취임 이후 수익성 위주의 선별적 수주 전략, 스마트 팩토리를 통한 효율성 제고, 고강도 긴축 경영 등을 통해 불과 3개월 만에 영업이익과 순이익을 흑자로 돌려놨다.

◆5분기 만에 흑자 전환= 현대일렉트릭은 1분기 연결기준 매출 3864억원, 영업이익 4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4179억원) 대비 소폭 줄었으나, 영업이익은 2018년 4분기 이후 5분기 만에 흑자 전환했다. 수익성 위주의 선별 수주 전략과 공정 효율성 제고, 긴축경영 등 원가절감 노력이 이익 개선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 고압차단기, 전력변압기 등 초고압기기부문에서 수익성 위주의 수주 전략을 통해 계약한 사업들이 이번 분기 매출로 반영되고, 올해 1월 생산효율을 높인 울산의 변압기 스마트팩토리가 본격 가동에 들어가면서 주력제품의 수익성이 개선됐다.

2018년부터 2년간 실시한 강도 높은 비상경영 결과 인력 효율화와 경비 절감을 이뤄낸 것도 흑자 실현에 도움을 줬다.

현대일렉트릭은 향후 공적개발원조 지원을 받는 개발도상국 사업과 높은 기술력을 요구하는 사우디 아람코 관련 공사 입찰에 적극 참여해 수익성을 확보할 방침이다.

또 미래 먹거리로 평가받고 있는 전력 ICT 솔루션 사업영역을 확대해 실적 개선을 이끌어낼 계획이다.

◆조석 사장 “코로나19 영향 최소화, 흑자행진 지속노력”= 조 사장은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 직접 참석해 “코로나19 여파와 유가가 불안정한 상태지만 올해 상반기 수주 목표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특히 하반기엔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 바레인, 러시아 지역의 수주가 차질 없이 진행될 것으로 보여 해외 매출은 별 이상이 없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선별적 수주 전략을 통해 사업 내실화를 추진하고 ICT 기반 지능형 솔루션 사업을 전개해 흑자달성을 지속하겠다는 복안이다.

조 사장은 “지난해부터 원가절감과 구조조정이 진행됐고, 조직원 전체가 뭉쳐 위기를 극복해보자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전사적인 원가절감 운동, 1월부터 가동된 스마트팩토리를 통한 공정안정성 제고, 물류흐름 개선 등이 실적 개선에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현대일렉트릭은 지난 2월 현대건설과 전력인프라 및 에너지 신사업 MOU를 체결하는 등 정부의 ‘재생에너지 3020’ 정책에 발맞춰 신재생 및 스마트전력 시장 경쟁력 강화에도 힘쓰고 있다.

조 사장은 “2분기 이후에도 안정적 수주와 내실경영, 원가절감 등을 이어가겠다”면서 “초고압 기기 증설과 디지털 제품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만큼 뛰어난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또 “사우디 아람코와 공적자금지원(ODA) 사업에 적극 참여하고 미국 앨라배마와 중국 현지공장 사업을 확장해나가겠다”면서 “미래 먹거리로 예상되는 ESS 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겠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전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