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이며 대용량 가능한 양수발전의 입지적 환경 극복
환경영향・지역사회 수용과 친환경적 기술 확보가 관건

해안 내륙 양수발전 방식. 일본 오키나와(왼쪽)와 호주 컬타나 사례.
해안 내륙 양수발전 방식. 일본 오키나와(왼쪽)와 호주 컬타나 사례.

한전 전력연구원(원장 김숙철)이 한국형 대용량 장주기 에너지저장장치(ESS) 개발을 추진하는 가운데 연구개발을 검토하는 것 중 하나가 해수 양수발전이다.

양수발전은 전력수요가 낮을 때 하부지역의 물을 보다 높은 고도의 상부 저수지로 끌어올려 저장한 후 전력수요가 높을 때 낙차에 의해 흐르는 물의 힘을 이용해 발전하는 방식을 말한다. 현재 상용화된 에너지저장 기술 중 가장 경제적이며 대용량의 저장이 가능한 기술이다.

전 세계적으로 약 150기의 양수발전소가 운영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1980년 건설된 청평양수발전소를 비롯해 총 7기의 발전소가 운영 중이다. 총 발전용량 4.7GW 규모로 국내 발전설비 용량의 약 4% 이상을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양수발전은 300m 이상의 낙차가 확보되는 산지와 강을 연결해야 하는 지리적 제약조건으로 개발입지가 제한적이고, 상부댐 건설로 인한 환경영향 문제로 추가 개발이 어려운 실정이다. 때문에 이런 입지적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해양공간을 이용한 양수가 주목 받고 있다.

해수를 이용하는 양수발전은 크게 3가지 형식으로 구분할 수 있다. 해안가에 인접한 고지대에 상부 저수지를 만들고 해수를 양수하는 내륙 방식과 수심이 깊지 않은 곳에 대규모 인공 저수지를 만들어 낙차를 확보하는 방식, 그리고 수심이 수백m 이상인 깊은 수심의 해저면에 설치하는 수중 저장 방식이 있다.

해안 내륙 방식의 은 1999년에 완공된 일본 오키나와 얀바루 발전소가 최초다. 30MW 설치용량으로 건설돼 2016년까지 운영됐다. 호주는 2018년 225MW 규모의 컬타나(Cultana) 해수양수 발전소 프로젝트에 착수해 세계 최대의 해수양수발전소 건설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해상에 인공 저수지를 건설하는 방식은 덴마크, 벨기에 등에서 풍력과 같은 재생에너지 설비뿐만 아니라 양식 설비 등과 결합하는 복합 기능의 에너지저장 개념을 제안한 적은 있지만 아직 실증사례는 없다.

콘크리트 구체를 이용하는 수중 저장 개념이 독일에서 2011년 제안돼 2016년에 1/10규모인 직경 3m 크기로 실증을 했다.

독일의 연구기관인 프라운호퍼는 2017년 발표한 논문을 통해 수심 750m 지점에 직경 30m 규모인 5MW 출력, 18.3MWh 저장용량의 설비를 설치할 경우 약 73%의 저장효율을 얻을 수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또한 이 방식이 향후 양수발전 또는 압축공기저장 방식과 견줄만한 경제성을 갖출 수 있으며, 양수발전에 비해 환경영향이 작기 때문에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심해 수중 저장 방식 (독일 StEnSEA 개념도).
심해 수중 저장 방식 (독일 StEnSEA 개념도).

우리나라는 아직 해수양수발전에 대한 연구사례는 없지만 지리적 특성을 고려해 3가지 방식의 해수양수발전의 적용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해안 내륙식의 경우 해안가에 고지대가 인접한 동해나 남해 지역 그리고 무인도를 대상으로 적용 입지를 찾아볼 수 있으며 천해 인공 저수지 방식은 서해 지역에서 대규모 해상풍력단지와 함께 개발하는 방안이 있다. 또한 심해 수중 저장 방식의 경우 남해나 동해에서 부유식 해상풍력과 함께 개발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전력그룹사는 내륙에서의 양수발전과 화력발전소의 온배수를 활용하는 해양소수력발전소의 건설과 운영 경험이 있으며 이러한 기술개발 경험을 해수양수발전 개발에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기술들이 실용화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장애요인이 존재한다.

해안 내륙식의 경우 기존 양수발전과 같이 환경영향과 지역사회 수용 문제가 여전히 내포돼 있으며 해상 인공 저수지 건설 또한 조력발전과 유사한 환경영향 문제와 어민들의 수용성 문제가 있다. 대규모 해양에너지저장 기술실현을 위해선 해양 수산업이 공존할 수 있는 상생개발 방안 마련과 건설 및 운영기술 또한 경제적이고 친환경적인 기술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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