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에도 국내시장 한계에 수출 필요 커져
코트라·중기중앙회 등 온라인 수출지원 확대 움직임

코트라는 지난 9일 코로나19 이후 증가하는 비대면 해외바이어 상담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화상상담장 10개를 추가 운영한다고 밝혔다. 기존 5개 상담장과 함께 15개 규모 상담 인프라가 갖춰진 상태다. 개소식 대신 진행된 화상상담회에서 우리 기업과 바이어가 거래 논의를 하고 있다.
코트라는 지난 9일 코로나19 이후 증가하는 비대면 해외바이어 상담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화상상담장 10개를 추가 운영한다고 밝혔다. 기존 5개 상담장과 함께 15개 규모 상담 인프라가 갖춰진 상태다. 개소식 대신 진행된 화상상담회에서 우리 기업과 바이어가 거래 논의를 하고 있다.

전력기자재 해외수출의 홍보 창구가 온라인으로 옮겨가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됨에 따라 면대면 중심의 기존 수출전략이 무력화되자 활로를 찾으려는 기업들이 온라인 홍보 창구로 몰리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 같은 흐름은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가 예견되면서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그동안 국내 중소기업의 해외수출 홍보 창구 역할을 해온 코트라·중소기업중앙회 등 유관기관도 일찍이 수출지원 확대를 공표하며 수출사업구조 개편에 불을 붙이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코로나19로 활성화된 온라인 수출전략이 사태 종식 이후에도 이어질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을 것이란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국내외 경제변화로 기업환경이 악화돼 해외시장 진출이 시급해질 수밖에 없고, 온라인 방식이 해외전시회 참가, 현지답사 등 오프라인 홍보전략보다 비용이 적게 들면서도 편의성이 높은 만큼 기업들의 선호도는 날이 갈수록 높아질 것이라는 얘기다.

코로나19가 불붙인 온라인 홍보는 국내 기업들에 새로운 수출 돌파구가 될 수 있을까. 기업들이 온라인으로 몰리는 원인과 앞으로의 전망 등을 짚어봤다.

◆“해외시장 개척 급한데”…코로나19로 막힌 해외수출길= 국내 전력기자재 제조중소기업들에 ‘해외시장 개척’이 화두로 떠오른 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장기화된 경기침체, 대폭 늘어난 기업 수에 의한 시장포화 등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선 국내를 벗어나 새 시장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업계에서 수년째 반복해서 나왔다.

하지만 수출사업을 추진하던 기업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커다란 암초를 만나게 됐다. 초창기 여타 전염병과 마찬가지로 수개월이면 사태가 종식될 것이란 기대와 달리 수개월이 지난 현 시점까지도 위기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뿐만 아니라 기업들의 주요 수출국 대부분이 심각한 수준의 위기를 겪으면서 사실상 육해공상의 수출길은 단절된 상태다.

외교부에 따르면 15일 기준 한국발 입국자에 대한 입국제한 등의 조치를 취한 국가는 총 182개에 달한다. 국가별로 제제의 수위는 상이하나 거의 모든 국가의 경제활동이 멈춘 상황이라 사실상 사업 추진이 불가능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인도에 기자재 수출을 추진하던 한 업체 대표는 “예정대로라면 이달 중 계약 체결 후 초도물량까지 납품할 수 있는 상황이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게 불투명해졌다”며 “현지 관계자와 연락조차 원활치 않은 상태라 앞으로 어떻게 사업을 꾸려나가야 할지 걱정이다”고 토로했다.

이 같은 우려는 업계 전반에서도 동일하게 묻어난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 3월 12일 발표한 ‘코로나19 확산 및 입국제한 관련 수출 중소기업 영향 조사’에 따르면 중소기업 10곳 중 7곳(70.8%)이 수출사업이 ‘악화될 것’이라고 답했다.

국가별로는 일본에 대한 수출영향(81.8%)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으며, 중국(78.2%), 베트남(71.9%), 미국(63.8%) 등 주요 수출국가 순으로 나타났다.

또 코로나19로 인한 예상되는 수출사업의 피해로는 ‘해외전시회 취소 등으로 수주기회 축소’(73.8%), ‘입국금지로 해당 국가 내 영업활동 제한’(62%)을 가장 많이 꼽았으며, ‘부품 및 원자재 수급 애로로 인한 계약 취소’(18. 6%), ‘한국산 제품의 이미지 하락으로 인한 수출 감소’(15.4%)가 뒤를 이었다.

◆늘어나는 온라인 홍보관, 기업들 참가 줄이어…“열기 이례적”= 코로나19로 인해 기존 오프라인 방식의 수출사업 창구가 모두 막힌 가운데 온라인 홍보관은 기업들이 수출을 타진할 수 있는 유일한 활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코트라가 운영 중인 온라이 수출지원 플랫폼 ‘바이코리아(BuyKorea)’에 개설된 ‘전력기자재 온라인 상품관(Powerplant Equipment; Electrical Equipment, Power Equipment)’다.

코트라는 코로나19 사태가 전 세계적인 확대 추이를 보이자 지난 2월 말 전력기자재 제품만을 모아 둔 별도의 홍보관을 신설했다. 기존에는 산업별 구분 없이 전기장비·에너지·기계 등 제품별 대분류만 돼 있었으나 코로나19로 거의 모든 수출길이 막히면서 국내 기업들과 해외바이어 접촉이 용이하도록 별도의 창구를 만든 것이다.

기업들의 참여 열기도 뜨겁다. 개설 직후 10여 일만에 194개 제품이 등록된 데 이어, 15일 기준으로는 총 286개 제품이 홍보관에 등록됐다.

코트라 관계자는 “해당 홍보관은 이번에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해 신설한 것으로 제품 등록을 전부 새로받았다”며 “단시간 내 이 정도로 제품 등록 건수가 늘어난 것은 기존의 사례로 볼 때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중기중앙회도 ‘온라인전시회 사업’ 참여기업을 모집하며 코로나19 여파로 해외 판로개척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중소기업의 수출 지원에 나섰다.

온라인전시회 사업은 IT 기술과 콘텐츠 접목으로 해외바이어에 대한 상시 마케팅 활동을 통해 중소기업의 수출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지난해부터 중소벤처기업부에서 도입․운영 중이다.

지원내용은 ▲기업 또는 제품 특성을 감안한 홍보동영상 콘텐츠 제작 ▲온라인전시관 등록 ▲온․오프라인 마케팅 지원 등이며, ‘중소기업기본법’에 따른 중소제조업 및 지식서비스업 기업은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이밖에 중기부 또한 코로나19에 따른 무역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비대면방식 수출지원’ 확대 방침을 밝혀 수출사업구조 개편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중기부는 지난 16일 발표한 ‘2020년도 1분기 중소기업 수출동향’을 통해 “미국·유럽·일본 등 다른 지역은 여전히 감염이 확산되고 있어 올해 세계무역은 역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비대면방식 수출지원 강화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한국무역협회·중기중앙회 협업을 통한 공동 화상상담회 추진 등의 조치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오픈마켓·해외바이어 직접 접촉 등 새로운 시도 ‘눈길’= 업계 일각에서는 해외 주요 수출국의 오픈마켓에 직접 제품을 등록하거나, 해외바이어와 직접 접촉하는 등 새로운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모두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접근방식으로 기업규모가 작아 홍보 여력이 부족한 기업들에는 새 돌파구가 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전력기자재 중 크기가 작아 상대적으로 수출이 용이한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들의 경우 미국 아마존, 이베이 등에 직접 제품을 공급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한 금구류 제조기업 대표는 “제품 개발 직후 수출국 오픈마켓에 접촉해 물량을 공급해왔다”며 “별도의 홍보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전 세계를 대상으로 수출사업을 펼칠 수 있어 동남아시아지역 진출도 같은 방식으로 타진 중”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국내 전력기자재의 품질과 기술력이 세계에서 인정받음에 따라 역으로 해외바이어가 먼저 국내 기업에 접촉을 시도하는 사례도 급증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해외전시회 등 오프라인 방식이 주류를 이룰 때는 해외에 나가야만 바이어 미팅 기회를 잡을 수 있었으나 온라인 홍보가 활성화됨에 따라 새로운 형식으로 사업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한 중전기기 제조기업 관계자는 “과거에 거래를 했던 기업이나, 긍정적인 주위 평가를 들은 해외바이어들이 직접 접촉해오는 경우가 잦아졌다”며 “대체로 해외바이어들은 기업의 홈페이지나 기사 등 공개된 정보를 확인한 뒤 접촉해오기 때문에 기업차원에서도 온라인 홍보에 투자를 늘릴 필요가 커졌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한 전력산업계 협단체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해외수출길이 막힌 상황이라 수출사업이 시급한 기업들은 온라인 등 다른 창구를 찾을 수밖에 없다”며 “사태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온라인 홍보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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