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새활용 세계 1위 기업 목표”
폐배터리로 만든 ‘태양광 가로등’, ‘파워뱅크’ 등 판매 임박…전기보트 개발도 계획

“전기차 새활용 분야에서 세계 1위 기업을 만드는게 목표입니다. 그래서 직원들이 정년 이후에도 더 다닐 수 있는 회사를 만드는게 소박한 꿈입니다.”

남준희 굿바이카 대표<사진>는 지난달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자사의 부설연구소에서 진행된 인터뷰를 통해 이 같은 포부를 밝혔다.

남 대표는 최근 몇 년 사이 그가 운영중인 폐차장(경기도 양주시)에 하이브리드 차량이 늘어나면서 여기서 나오는 리튬이온 배터리를 어떻게 처리하면 좋을지 고민하다가 전기차 새활용에 관심을 갖고 2018년부터 이 분야에 뛰어들었다고 소개했다.

남 대표는 “납배터리의 경우 상태가 좋은 건 중고로 팔 수 있고 아니면 납 추출을 해 재활용할 수도 있는데 당시에는 리튬이온 배터리를 사가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그래서 하이브리드차에서 나오는 배터리들을 모았다”고 운을 뗏다.

그는 “리튬이온 배터리는 수명이 길고 에너지 밀도가 높다는 장점이 있어 앞으로 두루 쓰일만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앞으로 더 많은 전기차가 보급되면 자연스레 폐차량이 늘어나 고용량·고성능의 중고 배터리가 한층 풍부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이 리튬이온 배터리를 다시 씀에 있어 우리나라는 한·중·일 3개국 중에서 가장 유리한 고지에 있다”며 “중국 전기차 대부분이 리튬인산철 배터리인데다 일본은 아직 전기차보다는 하이브리드에 치중하고 있어 질 좋은 리튬이온 배터리를 중고로 구할 수 있는 건 우리나라 뿐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남 대표는 지난해부터 투자해온 폐배터리를 활용한 ‘태양광 가로등’과 ‘파워뱅크’ 등 신규 사업들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성과를 거둘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와 관련 이 회사의 태양광 가로등은 자연폐차된 하이브리드차에서 나온 배터리로 만들어져 경쟁사 대비 가격이 3분의 1 미만으로 저렴한게 특징이다. 현재 실증단계에 접어들었으며 양주 폐차장에서 3일간 발전을 하지 못하더라도 하루 10시간씩 모두 30시간이 켜질 수 있도록 성능을 개선중이다.

또 이 회사의 파워뱅크는 야외에서 전기매트, 냉온고, 전자기기 등을 써야하는 레저·캠핑족들을 위한 휴대 가능 2000W급 소형 에너지저장장치(ESS)다. 이제 막 케이스 금형발주를 시작했으며 마지막 테스트에 한창이다. 오는 7월쯤이면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본격적인 판매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 회사 파워뱅크의 경우 무게가 13kg으로 중국산 제품(20kg)에 비해 7kg 정도 가볍다. 더욱이 200만원인 타사 국산 리튬이온 배터리 제품 대비 가격은 60%(120만원대 예정)에 불과하다. 세련된 디자인은 물론 본체 LCD 화면, 블루투스 연동을 통해 애플리케이션(앱)으로도 배터리 잔량을 확인할 수 있다.

한편 굿바이카은 충청남도 서천군 장항국가생태산업단지 내 2500평에 공장을 짓는 중이다. 오는 7월에 완공되면 이곳에서 22피트 보트를 제작할 계획이다. 이미 미국업체와 계약을 맺었으며 현지에서 금형 및 부품을 그대로 가져와 섬유 강화 플라스틱(FRP)으로 조립한다는 복안이다.

남 대표는 “우리나라는 3개면이 바다인데도 불구하고 해양 산업이 발달되지 않은 것 같아 안타깝다”면서 “최근 보트나 요트 판매가 늘고 있어 시장이 점차 열리는 것 같은데 현재 선외기 시장은 미국·일본 등 수입산이 장악하고 있는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친환경선박법이 올해 처음 발효됐다. 일단 관공서가 보유한 선박은 전부 친환경으로 교체하고 어민들이 친환경 선박 구매 시 전기차처럼 정부가 지원하는게 골자”라며 “사실 항만이나 물가에 가스(LPG·CNG) 충전소 설치하기가 어려워 전기보트가 세계적인 추세”라고 말했다.

남 대표는 “배터리 새활용 사업을 하면서 그동안 기술들을 축적하고 향후 2~3년간 전기 선외기를 개발하는데 주력할 것”이라며 “전기보트의 경우 배 안에 엔진과 같은 동력이 있는 인보드 방식과 배 밖으로 분리돼 있는 선외기 방식 등 2가지가 있다. 전기 선외기는 다른 배에도 부착 가능하기 때문에 활용 범위가 더 넓어 시장성이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그는 마지막으로 “재활용업자로서 30년 가까이 자동차 역사를 보다보면 내연기관 엔진보다 전기 모터의 발전 속도에 깜짝 놀란다”며 “10년도 안 돼 출력은 2배 늘었고 크기는 절반으로 줄었다. 지금 ‘코나’·‘니로’ 전기차에 장착된 150kW 모터는 어마어마한 신사업 아이템인 셈”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최종적으로 전기보트가 완성되면 먼 훗날에는 무인 드론까지 도전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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