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다리와 하지를 동일한 개념으로 여기지만 둘은 서로 다르다. 엄밀히 말하자면 하지=다리+발이라고 할 수 있다. 해부학적으로는 대퇴골, 비골, 경골이라는 3개의 뼈와 무릎 관절을 보조하는 슬개골이 붙어있으며 크기가 큰 만큼 대량의 골수가 들어있어 피를 만드는 중요 조혈장기이기도 하다. 이를 구성하는 근육도 매우 많으며 다른 곳보다 크기도 큰 만큼 복잡한 기능적 그룹을 형성하고 있다.

이 근육은 움직일 때 수축과 팽창을 하면서 주변에 존재하는 정맥을 짜주는 역할을 한다. 일반적으로 혈액순환은 심장의 펌프 기능에 의해 이루어진다. 하지만 정맥은 온몸에서 심장으로 가야 하기에 그 펌프 기능을 받을 수 없다. 이때 근육에 의해 비슷한 작용을 받게 되어 원활하게 순환을 할 수 있게 된다. 하지, 그 중에서도 종아리가 제2의 심장이라 불리는 이유는 해당 장기의 부담을 덜어주기 때문이다.

평소 다리 근육을 키워주는 운동이 필요한 이유도 건강과 연관이 있다. 단순히 모양을 예쁘게 만들고 라인을 매끄럽게 해주는 것 외에도 혈액 펌프 작용을 촉진시켜 전반적인 순환을 좋아지게 만들 수 있다. 반대로 움직이지 않는 일이 많다면 혈류가 느려지면서 심장의 부담이 많아지고 그 결과 심부정맥혈전증이라는 급성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근육을 강력하게 수축시키는 운동인 스쿼트나 계단 오르기 등은 심폐 기능의 단련에도 유용하며 수명에까지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허벅지 근육이 잘 발달한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10년 가까이 수명이 길다는 연구가 있다. 소위 말하는 알이 배길까 걱정하는 여성들도 있는데 오히려 둔부의 근육을 탄력과 맵시 있게 가꿔주는 만큼 관련 습관을 가지는 것이 좋다.

인간의 기본 이동수단인 다리는 가장 기본적인 활동의 전제라 할 수 있다. 당장 사고 등으로 인해 깁스를 하여 움직이지 못하는 사람들의 경우 단거리 이동조차도 타인의 도움을 받거나 팔로 기어가는 등의 몹시 힘겨운 과정을 거쳐야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동에 큰 제약이 발생하는 만큼 기능을 방해하는 병이 생기면 그만큼 일상생활도 어려움에 발생하기 마련이다.

현대인들은 하지정맥류에 시달리는 일이 많다. 이 병은 정맥의 판막 기능부전으로 발생하며 열렸다 닫혔다 해야 하는 판막이 사이가 벌어지면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해 혈액이 역류하여 통증, 부종, 저림, 무거움, 뜨거움, 피로감, 가려움증 등 다양한 증상을 호소한다. 혈관이 팽창하면서 피부에서 보이거나 만져지기도 한다. 이때는 근육도 함께 짓눌리기에 자다가 다리에 쥐가 생겨 아파하면서 깨어나기도 한다.

하지정맥류라는 병은 방치하면 혈전성정맥염, 만성정맥부전 등의 위험한 합병증이 생길 수 있고 혈전이 돌아다니다 혈관을 막으면서 사망률이 높은 폐색전증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증상이 연쇄적으로 이어지면서 불편함을 유발하고 기간도 점차 길어지는 만큼 다리가 저릴 때나 쥐났을 때 등의 문제점이 지속적으로 보인다면 조기에 조치를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도움말: 더행복한흉부외과 박준호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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