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공포에 갇혀 기업 활동 스톱

2일 오후 대구시 중구 대구시청 인근에서 육군 2작전 사령부 소속 제독차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방역 작전을 하고 있다.  제공:연합뉴스
2일 오후 대구시 중구 대구시청 인근에서 육군 2작전 사령부 소속 제독차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방역 작전을 하고 있다. 제공:연합뉴스

“그냥 모든 게 올 스톱(all-stop)이라고 보면 돼요. 움직이질 못하니 영업 활동은 엄두도 못 내요. 기업 스스로 뭔가 대책을 세울 만한 사안이 아니라 그저 잠잠해질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죠.” (대구 소재 배전반 업체 A사 대표)

“정부에서 이런저런 대책을 내놨다고는 하는데, 실제 체감할 수 있는 대책은 없어요. 대출 받아서 직원들 월급을 줘야 하는 상황을 아는지 모르겠어요. 운전자금 지원 등 현실성 있는 정책이 필요합니다.” (경북 소재 중전기 업체 B사 대표)

“하루에 사무실로 전화 1~2통 오는 게 전부예요. 자재업체도 대구로 오는 걸 꺼려요. 공사현장은 출입 중지 상태고, 2월에 설치까지 끝나야 할 배전반은 언제 출하될지 기약이 없어요. 답답하고 막막합니다.” (대구 소재 배전반 업체 C사 대표)

TK(대구·경북)에 위치한 전력기자재 제조기업들이 ‘코로나19’ 직격탄을 맞고 있다.

지역 내 확진자가 계속 늘고 있는 가운데, 팬데믹(Pandemic·세계적 대유행) 상태로 진입했다는 공포 속에 정상적 영업활동은 사실상 중단된 지 오래다.

특히 공장에서 확진 근로자가 발생하면 생산 라인을 멈춰 세울 수밖에 없고 막대한 비용 손실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매일 초긴장 속에서 방역에 온 신경을 쓰고 있다.

배전반 업체 A사 대표는 기자와 통화에서 “공장 문은 열고 있는데 영업을 아예 못한 지 한 달이 돼 간다. 신규 수주도 없다. 생산을 계속하는 게 의미가 있는 건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또 “공포에 떨면서 하루하루 그야말로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북의 소도시에서 중전기를 제조하는 B사도 사정은 비슷하다.

이 업체도 영업 직원들이 공장 잡일을 도와주며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B사 대표는 “기 수주물량도 납기가 늦춰지고 수주 활동을 못하니까 당장 이번달 운영자금이 부족하다”면서 “급여와 공장 운전자금 확보를 위해 은행 신규 대출을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아직까지 정부 지원은 도소매나 음식·숙박 등 서비스업 대상이 대부분이고 중국으로부터 원자재와 부품을 조달하거나 대중국 수출업체에 국한되고 있다”면서 “우리 같은 전통 제조업체들은 피해를 봐도 어디 하소연할 곳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전기산업진흥회는 지방 기업뿐 아니라 200여개 회원사를 대상으로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한 실태파악에 나서고 있다.

박병일 전기진흥회 상무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납기를 못 맞추거나 생산 활동에 지장을 받는 피해업체들의 애로사항을 수렴하고 있다”면서 “기업들의 어려움을 파악해 정부에 합리적 대책 마련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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