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석탄위원회, 다양한 분야 관계자들 모여 ‘공정한 에너지전환’ 논의
찬·반 양론 대립하지만 이런 논의 자체도 의미 있어
그 밖에 에너지전환 성공 위해 에너지효율, 에너지 절약 등이 중요

미란다 슈로이어 독일 뮌헨공대 교수가 26일 서울 종로구 공간 1.5에서 열린 ‘탈원전에 이어 탈석탄까지 어떻게 가능할까?’ 초청강연회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미란다 슈로이어 독일 뮌헨공대 교수가 26일 서울 종로구 공간 1.5에서 열린 ‘탈원전에 이어 탈석탄까지 어떻게 가능할까?’ 초청강연회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국내에서 이뤄지고 있는 에너지전환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거시적인 관점에서 전방위적인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에너지전환포럼이 26일 서울 종로구 공간 1.5에서 개최한 ‘탈원전에 이어 탈석탄까지 어떻게 가능할까?’ 초청강연회에서 강연자로 나선 미란다 슈로이어 독일 뮌헨공대 교수와 임성진 에너지전환포럼 공동대표는 이처럼 주장했다.

슈로이어 교수는 독일의 석탄위원회를 소개하며 “독일에서는 석탄발전소 폐쇄를 공정하게 이뤄갈 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며 “석탄산업 종사자, 소비자단체, 환경·노동단체, 여·야 정치인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참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독일 석탄위원회는 에너지전환이 국가 성장, 구조적 변화, 고용문제 등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적의 대안을 도출하기 위한 조직이다.

슈로이어 교수에 따르면 석탄위원회는 가능하면 2035년, 늦어도 2038년까지 모든 석탄발전소를 폐지한다는 원칙을 세우고 이를 위해 400억유로(약 53조원)에 달하는 비용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 금액은 주로 석탄산업 종사자나 기업, 주변 지역에 대한 보상·지원 등에 사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모든 구성원이 이 보상 방안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슈로이어 교수는 “일부 시민단체는 ‘오염발생자 지불 원칙’에 반한다는 이유로 이 보상안을 반대하고 있다”며 “사회 전반적으로 이뤄질 변혁에서 나쁜 선례로 작용할 수 있다는 주장”이라고 덧붙였다.

아직 의견이 모이지는 않았지만 이런 논의가 치열하게 이뤄지는 것만으로도 에너지전환이 미치는 영향을 다각적이고 복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다.

슈로이어 교수에 이어 발표에 나선 임성진 에너지전환포럼 공동대표 역시 “한국의 에너지전환은 여전히 기술적인 측면에서의 논의에 그치고 있다”며 “에너지시스템전환이라는 측면에서의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슈로이어 교수와 임 공동대표는 또 에너지전환에 있어 에너지효율 개선이 중요하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슈로이어 교수는 “독일에서는 최근 산업, 가구·가전, 식품 분야에서의 에너지전환도 강조되고 있다”며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소비를 최대한 줄이고 불가피한 경우 친환경적인 소비를 하자는 움직임이 보인다”고 분석했다.

소비를 줄이는 움직임이 공유경제의 성장을 이끌었다는 것이다.

임 공동대표는 에너지효율과 함께 근본적인 에너지 절약을 강조했다.

그는 “한국에서는 한 자동차를 20년 타고 다니면 놀라곤 하는데 독일에서는 그게 놀랄 일이 아니다”라며 “에너지사용량 측면은 고려하지 않고 에너지원만 재생에너지로 바꾼다면 우리가 추구해야 할 ‘순환경제’를 달성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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