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시장 9.8% 점유
전체 국산차 42조4890억원
수입차는 16조5340억원 차지

전기동력차 시장 규모가 2019년 처음으로 5조원을 돌파하며 물량과 금액 모두 높은 성장세를 이어갔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2019년 국내 자동차 내수 판매액 현황분석’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전기동력차 판매액이 5조7900억원으로 23.4% 상승했고 자동차 시장에서의 전기동력차 비중은 9.8%에 달했다고 밝혔다.

전기동력차 시장에서는 수입차의 시장잠식이 더욱 강화됐다. 지난해 국산차 판매액은 3조8880억원, 수입차는 1조9000억원으로 수입차의 시장점유율이 32.8%로 나타나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의 시장점유율 28.0%보다 약 5%포인트 높았다.

이는 국산 전기동력차의 경우 주력모델이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세단이고 아직 고급 라인업 론칭이 없는 반면, 수입 전기동력차는 대형 세단 및 SUV 위주인데다 환경규제 대응을 위한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의 전기동력차 출시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협회는 지난해 국내 전체 자동차 시장이 물량 기준으로는 179만5000대로 전년대비 1.8% 감소했으나 금액 기준으로는 2.9%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자동차 판매액은 2018년 57조3700억원 대비 2.9% 증가한 59조230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평균 가격도 2018년 3140만원 대비 4.7% 증가한 3290만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소비자 물가상승률 0.4%를 감안하더라도 1대당 평균가격이 4.3% 정도 높아진 것이다.

국내 판매 차량 중 국산차는 물량으로는 0.9% 감소했으나 판매액은 전년대비 4.2% 증가한 42조4890억원에 달했고 1대당 평균 가격은 2018년 2660만원 대비 5.2% 상승한 2790만원으로 나타났다.

수입차 수요도 고급화·차별화가 진행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우선 금액 기준 수입차 판매는 전년대비 0.3% 감소한 16조5340억원이었으나 1대당 평균 가격은 2018년 5660만원 대비 6.1% 상승한 6000만원에 달했다. 독일과 일본브랜드 중심으로 물량이 6.0% 감소했으나 높은 판매가가 이를 상쇄하는 효과를 거뒀다.

수입차의 금액 기준 시장점유율은 28.0%에 달해 물량 기준 시장점유율 15.3% 대비 2배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내수시장의 고급화 선호 경향 확대와 고급차 중심의 수입차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국내 기업들도 고급차 개발이 시급한 것으로 보인다.

국가별 수입차의 국내 시장점유율을 살펴보면 시장점유율 1위는 독일로 판매액이 10조3910억원을 기록해 수입차 중 62.8%를 차지했으며 국산차 포함 시장점유율 역시 17.6%에 달했다. 1대당 평균 가격도 6500만원을 넘고 있어 고급차 시장을 대부분 장악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수입차 시장점유율 2위는 미국이다. 물량 기준으론 8.8% 감소했으나 금액 기준으론 0.8% 감소에 그치면서 1조9000억원치를 판매했다. 1대당 평균 가격은 전년대비 8.8% 증가한 4500만원이었고 대형 SUV 판매 확대 등으로 1대당 평균가격 상승폭이 주요 3개국(독일·미국·일본) 중 가장 높았다.

수입차 시장점유율 3위는 일본이다. 1조870억원 매출로 전년대비 18.0% 감소했으나 1대당 평균 가격은 4600만원으로 5.1% 오른 것이 특징이다. 이어 4위는 영국(9990억원), 5위는 스웨덴(9660억원), 6위는 프랑스(4170억원)가 차지했다.

수입차 시장점유율 7위는 중국으로 수입차 중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판매 금액은 2018년 560억원 대비 147.7% 증가한 1390억원으로 나타나 지난해 처음으로 1000억원대를 돌파했다.

중국 현지공장에서 생산되는 볼보의 대형 세단과 중국 토종업체의 전기버스 급증이 1대당 평균 가격을 50% 이상 끌어올리며 5500만원을 기록해 5000만원대를 넘어섰다.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장은 “지난해 자동차 내수시장은 물량 기준으로는 연간 180만대 수준에서 정체됐지만 수요의 고급화·차별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며 “이에 대응할 신차 개발 역량 확보가 절실해졌다”고 진단했다. 또 “정부의 연구개발(R&D)과 보조금 정책의 효율화도 시급한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정 협회장은 이어 “우리 기업이 변화하는 소비자 선호에 맞는 신차 개발과 출시를 적기에 할 수 있도록 단체협약상 생산 차종 변경 시 노조의 동의조항 개선, R&D 역량의 강화, 전기동력차의 라인업 확대, 첨단 자율주행 기능을 장착한 고급차 개발이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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