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 대비 약 20% 감소 전망…11월 말 기준 약 4만664대 설치
현대·티센크루프·오티스 순위변동 없어…전년比 20% 감소 예상

상승곡선을 그려온 승강기설치 증가세가 10년 만에 한 풀 꺾였다.

12월 1일 기준으로 승강기안전공단에 따르면 올해 국내에 설치된 승강기는 총 4만664대로 집계됐다. 지난해 5만461대보다 19.4% 감소했다. 아직 연말까지 한 달이 남았지만 비수기인 만큼 5만대를 넘기기 어려워 보인다.

올해 승강기설치대수가 전년 대비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지난 2010년 이후 처음으로 설치대수가 줄었다.

실제로 매년 승강기 설치대수는 ▲2010년 2만5083대 ▲2011년 2만6979대 ▲2012년 2만9109대 ▲2013년 3만302대 ▲2014년 3만4941대 ▲2015년 3만8234대 ▲2016년 4만5104대 ▲2017년 4만8802대 ▲2018년 5만461대로 꾸준하게 증가해왔다.

그러나 올해 12월 1일 기준으로 4만664대를 설치, 5만대를 넘기지 못할 것이 확실시되면서 처음으로 상승곡선이 꺾였다. 건설경기 호황으로 인해 지난 10년간 이어오던 설치증가세가 한풀 꺾이면서 하락세에 접어든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는 지난해부터 시작된 주택경기 침체가 주요원인인 것으로 풀이된다. 승강기산업이 건설경기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기 때문에 주택건설 투자 감소가 신규 설치대수 감소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내년에는 정부가 건설투자 확대에 나서기로 한 만큼 승강기산업도 활기를 띨 전망이다. 우선 2020년 SOC 투자 목표액은 23조2000억원으로 올해보다 3조5000억원 늘어난다. 아울러 주택공급을 늘려 건설경기를 부양한다는 계획이다. 계획된 주택공급량은 수도권 30만호, 주거복지 로드맵 105만2000호이다.

◆현대·티센·오티스 순위변동 없어…전년 대비 약 30% 설치감소 예상

올해 승강기업계 성적표를 보면 지난해와 비교해 순위변동은 없었다. 하지만 건설경기 침체여파로 현대와 티센크루프, 오티스 등 3개사는 20%가량 신규설치대수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역시나 부동의 1위를 차지했다. 티센크루프엘리베이터와 오티스엘리베이터가 2, 3위를 유지했고, 미쓰비시엘리베이터가 뒤를 이었다. 쉰들러는 5위를 차지했다.

현대는 1만7829대를 설치했다. 지난해 2만2015대(43.7%)와 비교하면 19% 가량 줄었다. 12월 1일 기준으로 집계된 수치라 연말까지 한 달이 남았지만 비수기인 만큼 시장점유율은 지난해와 큰 차이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 중 순수설치대수는 1만4702대(43%)며, 교체설치는 3127대(48.2%)다. 순수설치는 신축건물에 구축되는 승강기를 의미하며, 교체설치는 노후승강기 등 기존 제품을 전면 바꾼 것이다. 현대는 리모델링 시장에서만 3946대를 새롭게 설치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이밖에 일부만 교체한 승강기는 819대(34.3%)로 집계됐다.

2위를 차지한 티센크루프는 9135대를 설치했다. 1위 현대에 비해 약 5000대가 부족하다. 지난해에는 1만대 가량 격차가 벌어졌으나 올해는 11월 기준으로 차이가 좁혀지는 모양새다. 이 중 순수설치대수는 8357대(24.5%)대, 교체설치는 778대(12%), 부분교체는 241대(10.1%)다. 티센은 지난해 1만2229대(24.3%)를 설치했다.

오티스는 5579대를 설치하며 3위를 지켰다. 이 중 4206대(12.3%)를 신규 설치했고, 1373대(21.2%)의 승강기를 새 제품으로 교체했다. 347대(14.5%)는 부분 교체했다. 리모델링 시장에서는 1720대를 설치하며, 1019대에 그친 티센크루프를 앞질렀다. 이 회사는 지난해 총 6750대(13.4%) 승강기를 설치했다.

미쓰비시(1459대)와 쉰들러(394대)는 각각 4, 5위에 머물렀다. 미쓰비시는 지난해 총 1567대(3.1%)를 설치해 올해와 큰 변동을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회사는 국내에서 고속기종에 특화돼 있어 매년 신규설치대수에 있어 큰 변화는 없다. 전부 교체한 물량은 54대(0.8%), 부분교체는 9대(0.4%)에 그쳤다. 쉰들러는 31대(0.5%)를 교체했고, 42대(1.8%)를 부분 교체했다.

미자막으로 중소기업은 총 6268대를 설치했다. 교체설치는 1127대(17.4%), 부분 교체는 932대(39%)다.

현대차그룹 GBC 프로젝트 조감도.
현대차그룹 GBC 프로젝트 조감도.

◆‘빅4’ 내년 GBC 승강기 100여대 수주 쟁탈전…105층은 누가?!

내년 승강기업계의 최대 관심사는 서울 삼성동에 세워질 현대자동차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프로젝트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GBC는 지하 7층~지상 105층(569m)으로 계획된 국내 최고층 건물로, 오는 2026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차가 지난 11월 26일 서울시로부터 GBC 건축 허가를 받음으로써 승강기 업계가 다시 들썩이고 있다.

GBC에 설치될 승강기 대수는 100여대로 전망된다. 롯데월드타워의 경우 분속 600m급 전망대용 2대와 중저층·화물용 등 총 121대(타워·쇼핑몰 등 총 3동)가 설치돼있다. 업계는 GBC 대수를 롯데타워보다 조금 더 많거나 비슷한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최대 관심사는 105층 최상층까지 운행할 초고속 승강기다. 이번 건을 수주할 경우, 추후 국내외 유사 프로젝트에서 가점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롯데월드타워는 오티스와 미쓰비시와 양분했고, 초고층 전망대용 승강기(분속 600m)는 오티스가 설치했다.

입찰에 참가할 기업은 현대, 티센크루프, 오티스, 미쓰비시 등 4개사로 압축된다. 국내에서 초고층건물 실적을 보유한 곳이 이 4곳뿐이기 때문이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최대분속 1080m의 ‘디 엘(The El)’로 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해당 제품은 지난 2014년 분속 600m급으로 부산국제금융센터(63층·289m)에 설치됐다. 아직 100층이 넘는 초고층건물 실적이 없는 현대엘리베이터는 이번 사업수주에 사활을 걸 것으로 보인다. 이번 건을 수주한다면 실적을 발판삼아 해외시장 공략에도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티센크루프는 트윈(TWIN) 엘리베이터를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해당 제품은 하나의 승강로에서 두 대의 승강기가 각각 움직이는 제품이다. 승강로 면적을 기존 대비 25% 절약할 수 있고, 일반 승강기 대비 수송효율이 40%가량 높다.

해당 제품은 여의도 파크원(333m)에 82대가 설치된다. 티센크루프는 파크원을 비롯한 국내외 수주 사례를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티스는 ‘더블 데크’로 입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해당 제품은 잠실 롯데타워에 분속 600m급으로 설치돼 있다. 더블 데크는 위아래로 붙은 탑승 칸 두 개를 한 번에 움직이는 방식으로, 한 번에 최대 54명을 실어 나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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