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0일 유증 통해 1073억 확보…차입금 상환·연구개발 투자

현대일렉트릭 울산공장 전경.
현대일렉트릭 울산공장 전경.

현대일렉트릭이 유상증자를 통해 1000억원에 이르는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 경영정상화를 위한 한 고비를 넘겼다.

지난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일렉트릭(대표 정명림)은 9일부터 10일까지 이틀간 기존 주주를 대상으로 유상증자 청약 신청을 접수한 결과 청약률 103.24%를 기록하며 오버부킹에 성공했다. 증자규모는 보통주 1569만주(주당 발행가액 6840원) 등 총 1073억원이다. 신주상장일은 이달 30일이다.

약 1000억원의 실탄 확보에 성공하면서 현대일렉트릭의 재무구조 개선과 신사업 투자가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그룹 계열사의 지원과 함께 4분기 실적 전망도 밝아 내년 경영정상화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유증을 통해 보통주는 우리사주조합 20%, 구주주 80%씩 물량이 배정됐다. 기존 주주들에 신주 물량을 부여한 뒤 실권이 발생하면 일반공모로 돌릴 예정이었지만, 실권주는 나오지 않았다. 총 6개 주관사(NH투자증권, KB증권,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하나금융투자)가 인수단으로 참여했다.

그동안 업계에서는 실권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내다봤다. 현대일렉트릭의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이 40%를 넘어서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지주는 이달 기준, 현대일렉트릭 지분 37.7%를 보유한 최대주주이며 아산사회복지재단(2.41%), 아산나눔재단(0.62%) 등을 포함할 경우 40.9%에 달한다.

현대중공업지주를 비롯해 그룹 계열사가 유증에 참여하면서 시장의 기대치를 뛰어넘는 청약률을 달성한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중공업지주는 이미 현대일렉트릭 유상증자에 120% 초과청약까지 참여를 확정했다. 5.63%를 보유한 국민연금공단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신주발행가격(6840원)이 시가인 8940원(10일 종가 기준)보다 낮다 보니 지분 43%를 보유한 소액주주도 대거 청약에 참가했다. 아울러 현대중공업그룹 경영진도 현대일렉트릭의 경영정상화에 발 벗고 나섰다.

정명림 현대일렉트릭 대표는 지난달 22일 5000주를 매입하며 0.02% 지분을 확보했다.

이철헌 현대일렉트릭 재무총괄도 5000주를 매입해 0.02%를, 강철호 현대에너지솔루션 대표도 0.08%의 지분을 확보했다.

현대일렉트릭은 해당 자금 중 673억원을 차입금 상환에 사용하기로 했다. 나머지는 주력제품 생산성 향상을 위한 시설 및 보완투자와 신제품 및 신사업 강화를 위한 자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현재 현대일렉트릭은 울산에 위치한 변압기 생산시설 일부를 스마트팩토리로 구축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현대일렉트릭 관계자는 “유증을 통해 조달된 자금 대부분은 차입금 상환에 따른 재무구조 개선에 사용될 것이며, 나머지는 신사업 강화와 시설투자에 투입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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