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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에 만난 사람) 임재규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수요관리, 온실가스 감축, 재생에너지 확대 등 쟁점 많지만 ‘안정적인 전력수급’이 기본전제
수요감축 위해서는 시장과 가격에 최종소비자가 반응하는 시스템 구축해야
장문기 기자    작성 : 2019년 12월 09일(월) 13:44    게시 : 2019년 12월 10일(화) 09:47
임재규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앞으로 15년의 중장기 전력수급을 결정하는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구성된 전문가 집단이 있다.
이들은 크게 수요·설비 등 2개의 소위원회에서 총 6개의 분과로 나뉘고 여기에 제주도 전력수급계획을 수립하는 특별소위를 더해 9차 수급계획의 기본 틀을 마련한다.
9차 수급계획 수립을 위한 전문가 워킹그룹은 오는 2033년까지의 전력수요를 예측하고 수요관리 정책을 통해 정부가 목표로 하는 수요를 제시한 뒤 목표수요에 맞게 발전설비의 진입·퇴출을 논의한다.
본지는 설비 소위와 산하의 정책분과 회의를 주재하는 임재규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을 만나 9차 수급계획에 대한 전반적인 대화를 나눴다.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의 목적, 그리고 현재 진행 상황은.
전력수급기본계획은 전력수요전망과 목표 수요를 반영해 중장기적으로 설비를 어떻게 구축하는지를 정한다. 정부의 에너지전환 정책에 의해 전력구조가 빠르게 변하고 있다. 9차 수급계획은 이런 상황을 반영하면서 장기적으로 미래세대를 위해 전력시스템을 어떻게 가져가는지 고민하고 그것을 기초로 전력의 공급구조를 결정해야 한다. 9차 수급계획의 핵심은 사회적으로 큰 이슈인 미세먼지와 온실가스 문제를 강하게 고려해 어떤 조합의 전력설비를 마련할 것인지다.
다만 현재 계획 수립이 빠르게 진행되지는 않고 있다. 9차 수급계획에서 다뤄야 할 중요한 문제가 많다. 핵심은 2033년까지 목표 전력수요가 어느 정도 될 것인지다. 수요관리 목표가 어느 수준에서 결정될 것인지가 관건인데 이에 대한 고민이 이뤄지고 있다. 둘째로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고민도 이어지고 있다. 기술적인 부분, 재생에너지 보급속도, 그리고 그것을 기초로 기존의 발전설비를 얼마나, 어떻게 운영할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이 부분에서는 계통 안정성을 어떻게 보장할 것인지가 주로 논의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온실가스 추가 감축목표 3410만t을 어떻게 달성할지에 대한 논의도 이뤄지고 있다. 기존 석탄화력발전소의 액화천연가스(LNG)발전소 대체건설 등 여러 방안을 통해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지, 그렇지 않다면 어떤 추가적인 노력이 수반돼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담긴다.
9차 수급계획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부분이 계통 안정성이다. 앞서 언급한 모든 주제는 안정적인 전력수급을 전제로 논의돼야 한다. 이런 전제를 놓고 우리가 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하는 것이다.

▶발전업계가 2030년까지 추가로 감축해야 할 온실가스가 3410만t이다. 이게 실현 가능한 목표인지. 어떤 방법으로 실현할 수 있을지.
우선 2030년 온실가스 배출전망치(BAU) 대비 37% 감축이라는 국가결정공약(NDC)을 달성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이 있고 발전업계가 역할을 할 수 있는지는 여기서 파생되는 또 하나의 질문이다. 한국의 온실가스 배출량 추세나 정책을 보면 발전업계는 공기업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어 정부가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면 할당된 감축분을 달성할 가능성도 있다. 석탄화력발전소를 가스발전소로 대체건설하고 석탄화력을 출력 제한하면 달성할 수도 있다. 문제는 지금 상태로는 발전업계가 속한 전환부문 외에 산업·건물·수송부문에서의 감축목표 달성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상황은 어렵지만 이와 상관없이 발전업계는 3410만t 추가감축이라는 몫을 해내야 한다. 강조하고 싶은 것은 발전업계만의 문제가 아니라 산업, 건물, 수송 부문에서의 실질적인 감축이 발생해야 한다는 것이다.

▶9차 수급계획에 앞서 석탄화력발전소 대체건설 의향서를 제출받는 등 발전설비에서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일반적으로 최소 20기의 석탄발전소를 가스발전소로 바꿔야 할 필요가 있다는 시각이 많다. 이미 수급계획에 반영된 대체건설 외에 추가로 20기다. 대체건설 의향이 얼마나 들어올지, 어떻게 진행할지도 문제다. 20기는 국내 석탄화력발전소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 만약 이 방법이 불가능하다면 제약발전을 포함해 다른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 이런 고민을 9차 수급계획에 담아내려고 고민하고 있다.

▶전기화, 전기자동차 보급 확대 등 우리 사회의 변화 속에 전력수요를 증가시킬 수 있는 요인들이 있다.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수요증가 또한 9차 수급계획에 반영돼야 하는데.
전기화 추세는 계속 진행될 것이다. 2050년까지의 장기전략을 수립하는 각 국가의 보고서를 보면 기본적으로 전기화 추세는 인정을 하고 있고 일부 국가는 전기화를 유도하고 있다. 저탄소사회를 위해 전기화 유도하고 동시에 전력 생산구조를 친환경적으로 전환하면 온실가스 감축 측면에서 가장 유용한 전략이라는 것이다. 한국도 친환경 전력시스템만 구성할 수 있다면 갈 수 있는 방향이다. 이를 위해 재생에너지 역할도 높아져야 하고 가스발전의 역할도 필요하다.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한 전력수요는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에서 검토해서 제시한 바 있다. 수급계획을 세우는 데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다. 목표수요를 결정할 때 3차 에기본에서 제시한 것과 교차검토하는 수준이 될 것이다.
전기화 등 전력수요 증가요인이 존재하지만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수요를 낮추는 것이다. 설비를 늘리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늘어나는 수요를 최대한 억제하는 정책으로 가야 한다. 그래서 수요관리 정책이 앞으로 가장 중요하다. 국내 에너지 소비를 고도화하려면 홍보도 중요하지만 시장도 조성돼서 최종소비자가 전력 소비를 줄일 수 있도록 다양한 서비스가 제공돼야 한다. 전기요금도 현실화해야 한다. 전력생산에 필요한 직간접적인 비용이 제대로, 적기에 반영돼야 한다. 적기가 중요하다. 시장을 통해 가격이 움직이는 시스템이 만들어져야 최종소비자가 소비를 줄이든지 늘리든지 할 것이다. 그게 기본인데 못 하고 있다.

▶전력시장이 개방돼야 한다는 뜻인지.
시장에는 도매시장도 있고 소매시장도 있다. 일단 최종소비자인 국민을 움직이려면 소매시장을 개방해야 한다. 선진국처럼 전력시장에서 새로운 서비스가 나와서 더 효율적으로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나오고 복수의 공급서비스업자가 시장을 활성화해서 최종소비자들이 전력을 합리적으로 소비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줘야 한다. 둘째로 그 전에 한국전력공사의 경우 연료비연동제도에 환경비용까지 더해서 도매가격에 반영되고 그것이 소매가격까지 이어지게 해야 한다. 그와 동시에 국민이 변화하는 전기요금에 반응할 수 있도록, 주어진 가격에 전기를 사용하는 게 아니라 전기요금을 선택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줘야 한다. 장기적으로 추구해야 할 전력시장의 그림이다. 경직된 전력산업과 시장구조가 이런 그림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전력수급기본계획 등 정부의 기본계획 외에 일상생활에서 국민 차원에서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실천할 수 있는 것들에는 무엇이 있을지.
당연히 절약이다. 에너지 절약 말고는 없다. 합리적인 에너지 소비가 필요하다. 현재 상황에서 국민에게 효율적인 에너지 소비와 절약을 강요할 수 없다. 국민이 에너지를 보다 합리적으로 사용하고 소비자의 행태를 저소비형 행태로 바꿔주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국민을 움직일 수 있다. 날씨가 덥다고 전기요금을 싸게 해주고, 날씨가 춥다고 또 전기요금을 싸게 해주면서 에너지 소비를 줄이라는 것은 앞뒤가 안 맞는다. 가격시스템을 통해 합리적인 소비행태를 구현할 수 있도록 시스템이 갖춰져야 하는데 그게 없다. 국민에게 “에너지를 절약해서 쓰십시오”라고 권유하는 건 통하지 않는다. 시장과 가격시스템을 만들어줘야 최종소비자가 그 시스템에 맞춰서 소비하고 산업계도 고효율 기기를 개발하는 데 투자하는 것이다. 가격시스템과 시장시스템이 한 번에 같이 움직여야 하는데 한국은 정부가 모든 것을 결정하려고 하니 이게 부담스러운 것이다.


장문기 기자 mkchang@electimes.com        장문기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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