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간이측정기 성능인증 담당…“KTL 최고 환경전문가 되고파”

최근 들어 보이지 않는 초미세먼지의 공격에 시달리는 시간이 많아지고 있다. 4계절 모두 자유롭지 못하다. 마스크는 일상의 필수템이 된 지 오래다. 이 때문에 미세먼지 농도를 확인하는 일은 날씨 다음으로 중요한 일이 돼버렸다. 이 때문에 초미세먼지를 쉽게 측정할 수 있는 간이측정기도 나왔다.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은 국내 최초로 미세먼지 간이측정기의 성능을 인증하고 있다. 그 중심에 김수진 KTL 환경기기센터장이 있다.

2007년 KTL에 입사한 김 센터장은 엔지니어 분야 최초로 올해 여성 센터장에 올랐다. 대학과 대학원에서 환경공학을 전공한 그는 토양에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우연히 KTL에서 운영하는 전문기술교육센터에서 환경 분야 연수를 들으면서 기관에 대해 관심을 가졌습니다. 이곳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많을 것이라 생각했죠.”

입사 후 그가 처음 맡은 일은 토양분석이었다. 주로 주유소 인근 토양을 채취해 기름이 새지 않는 지 분석하는 일이었다. 큰 공장의 굴뚝에서 나오는 오염원이나 폐수 등을 측정해 법에서 허용하는 기준치를 만족하는지 측정하는 것도 그의 업무였다.

“당시에는 여성 연구원이 드물었습니다. 팀 막내다 보니 행정업무나 잡무도 도맡아야 했고, 출장이 잦았습니다. 현장에 나가서 측정해야 하는 일이 많아서죠. 오염된 물질을 측정하기 위해 몇 십미터나 되는 공장 굴뚝에도 올라가보기도 했습니다. 위험하고 힘들었지만 하는 일에 자부심을 갖고 있었기에 견딜 수 있었습니다.”

새로운 경험을 좋아하다보니 김 센터장은 이것저것 많은 도전을 해왔다. 대기, 수질, 토양을 비롯해 자동차 배기가스, 먹는 물, 소음·진동, 실내 공기질까지 그의 손을 거치지 않은 일이 없을 정도다.

이 과정에서 아이 둘을 출산했고, 지금은 워킹맘으로 ‘일과 가정’ 두 토끼를 잡기 위해 노력 중이다.

“출산과 육아휴직으로 2년반을 쉬었는데 공백 기간이 길어서인지 복귀하고 나서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새롭게 다시 시작하는 기분이었죠. 적응하기 위해 더 열심히 일해야 했습니다. 지금은 다 큰 아들이 친구들에게 제가 지구를 지키는 일을 한다고 서슴없이 말할 때 뿌듯함을 느끼곤 하죠.”

그는 올해 진주에 위치한 환경기기센터의 장으로 승진했다. 센터장이 돼서는 확인해야 할 일들이 많아 더 바빠졌다. 이곳에서 그는 환경측정기기의 법정검사와 미세먼지 측정기 등가성평가, 국가 및 지자체 측정망 위탁관리, 공정시험기준 관련 연구과제 등을 수행하고 있다.

지난 8월 15일부터 미세먼지 간이측정기 인증제도가 시행되면서 측정기를 테스트하기 위해 눈 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김 센터장은 현재 간이측정기 인증 시행초기라 한동안은 제도안착을 위해 노력하고 싶다고 전했다. 표준개발과 더불어 아직도 환경 관련 할 일이 많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최근에 선박과 관련된 오염원을 규제하려는 국제적인 움직임이 일고 있는데 우리나라도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할 측면이 있습니다. 제가 도전해야 할 일이 또 생기는 셈이죠. 국내적으로는 진주가 위치한 남부권을 중심으로 환경 분야 개척에 나설 계획입니다. 장기적으로는 KTL 최고의 환경전문가로 거듭나 민간과 정부 사이에서 제도의 완충역할을 담당하는 일도 경험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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