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양춘 대표 전격 사임…서 신임 대표 “안전경영 강화 기대”

박양춘 티센크루프 엘리베이터 코리아 대표가 14일 전격 사임했다.

12일 경기도 평택에서 티센크루프의 협력사 직원이 승강기 공사 중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지 이틀 만에 나온 결정이다.

티센크루프 측은 15일 박 전 대표의 후임자로 서득현 필드운영(Field Operation) 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사장)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이번 박 전 대표의 갑작스러운 사의표명은 지난 11일 한정애 국회의원의 증인으로 출석한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와 12일 발생한 사망사고와 관련이 깊은 것으로 풀이된다.

한 의원은 지난 2년간 티센크루프 현장에서 발생한 3건의 사고를 통해 4명이 숨지자 박 전 대표를 증인으로 불러 안전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이날 박 전 대표는 또 사고가 발생하면 대표이사 자리를 사퇴하겠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국감에 출석한 바로 다음날인 12일 티센크루프 협력사에서 일하던 엄 모씨가 경기 평택시의 한 건물 4층에서 엘리베이터를 설치하다 추락해 숨진 사고가 발생했다. 티센크루프는 협력사와 공동수급계약을 맺고 해당 현장의 승강기를 설치하고 있었다.

이번 사고로 지난해 3월 이후 티센크루프 작업 현장에서 사망한 노동자는 엄 씨를 포함해 5명으로 늘었다.

또 다시 티센크루프 현장에서 사망사고가 일어나자 박 전 대표는 이에 대해 책임을 지고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난 것으로 해석된다.

티센크루프 측은 박 전 대표가 대표이사 자리에서는 물러나지만 후임자에 대한 인수인계 등을 위해 한 동안 고문 역할을 맡아 회사에 남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전 대표는 2012년 적자에 시달리던 티센크루프 대표로 취임해 공격적인 마케팅과 해외시장 공략 등으로 그해 매출 3531억원, 영업이익 82억원을 올린 후 이듬해 매출 4592억원, 영업이익 257억원 등 매년 고속 성장을 이끌었다. 지난해에는 매출 7399억원, 영업이익 648억원으로 역대급 실적을 올렸다. 이 같은 성과에 힘입어 티센크루프는 2014년 신규설치대수를 기준으로 오티스엘리베이터를 제치고 국내 시장점유율 2위로 올라선 후 지금까지 그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박 전 대표의 후임으로 선임된 서득현 신임 대표는 직전까지 동남아 총괄사장을 지냈다. 내부적으로 박 전 대표의 후임으로 지난해부터 서 신임 대표의 승계 작업이 이뤄져왔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서 대표는 부산대 정밀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1990년 금성(LG)산전에 입사해 30년 가까이 승강기 업계에 종사한 엘리베이터 전문가다.

2011년 티센크루프에 합류해 국내사업본부장, 서비스사업부장 등을 역임했으며, 2018년부터 지난 달까지 티센크루프엘리베이터 동남아 총괄사장을 지냈다. 국내사업본부, 서비스사업부 및 동남아 총괄사장을 지내면서 안전 경영을 최우선의 기치로 내세운 점을 인정받아 대표로 선임됐다.

서 대표는 “지난 30년간의 다양한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안전과 제품의 품질을 최우선으로 하는 회사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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