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의 효율적 사용과 재생에너지의 간헐 극복을 위해 소규모전력중개시장의 활성화를 위한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시장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제도개선, 기업 육성방안을 놓고 다양한 목소리가 나왔다. (왼쪽부터)이인응 부위원장, 이기욱 위원장, 임광천 부위원장
에너지의 효율적 사용과 재생에너지의 간헐 극복을 위해 소규모전력중개시장의 활성화를 위한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시장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제도개선, 기업 육성방안을 놓고 다양한 목소리가 나왔다. (왼쪽부터)이인응 부위원장, 이기욱 위원장, 임광천 부위원장

(편집자 주) 지난해 전기사업법이 개정되면서 1MW 이하의 소규모 자원들을 중개 거래할 수 있는 시장이 열렸다. 소규모전력중개시장은 중개사업자가 태양광, ESS, 전기차 등 소규모 자원을 모집해 전력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중개사업자는 소규모 자원을 모아 생산자를 대신해 전력시장에 전기를 내다팔고, 자원을 관리해주는 역할을 맡는다.

소규모전력중개시장은 향후 가상발전소(VPP, Virtual Power Plant)의 형태로 에너지를 생산, 거래, 소비할 수 있는 교두보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전력거래소에 (REC) 중개와 관련한 시스템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고 인센티브 제도도 없어 수익을 크게 얻을 수 없다. 소규모 전력중개시장은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지만 아직 시스템과 제도가 미비한 것이다.

이에 스마트그리드협회 소속 소규모전력중개위원회 임원사들과 함께 ‘소규모전력중개시장’의 의미와 발전방향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를 가졌다.

참석자 : 이기욱 위원장(KT 스마트에너지사업단 상무) / 임광천 부위원장(SK E&S 에너지솔루션 그룹 팀장) /이인응 부위원장(파워21 대표이사)

◆소규모 전력중개시장이 제도가 완전히 정비되지 않았는데도 반응이 뜨겁다. 그 이유는 무엇이라 생각하나

이기욱 위원장 : 에너지에 대한 관심 증가가 큰 이유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CO₂나 미세먼지에 대한 심각성을 느끼기 시작했고 이제 환경, 탄소배출권,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에너지 이슈가 일상에서 활발하게 논의되기 시작했다. 또 민간의 영역이 아니었던 전기 에너지가 조금씩 민간으로 영역을 넓혀가면서 사업화하고 있는 회사가 많아진 것도 하나의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임광천 부위원장 : 재생에너지가 늘어나면서 중개사업의 필요성이 대두됐다고 생각한다. 재생에너지는 그린에너지이긴 하지만 출력 변동성이 커 계통을 운영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태양광과 풍력은 기상조건에 따라 발전량이 급변한다. 또 특정시간대에만 발전할 수 있는 태양광의 경우는 계통의 영향력이 훨씬 크다. 중개사업자들이 이런 자원들의 발전량을 정교하게 예측하고 묶어서 입찰하는 역할을 하게 되면 분산전원들의 공급량을 정확히 반영해 계통 혼잡을 막을 수 있다. 결국 재생에너지가 늘어나면서 일어날 수 있는 단점들을 소규모전력중개 사업이 활성화되면 해결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많은 이점에도 불구하고 아직 제도나 인센티브와 관련해 정비가 덜 됐다는 의견이 많다. 소규모 전력중개시장이 활성화되려면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이기욱 위원장 : 시장이 이제 막 생겼기 때문에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시장참여자인 기업들과 참여자들, 유관기관들이 모두 시장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제시할 수는 있다고 생각한다.

우선적으로 생산량 데이터를 수집하는 계량기의 대중화가 필요하다. 현재 신재생 발전사업자가 전력거래소를 통해 민간 소규모전력거래에 등록하기 위해서는 전력거래소 공인 계량기를 설치해야 하는데 비용이 400만원가량 든다. 소형 발전소에서 부담하기 어려운 비용이다.

전력거래소와 중개거래사업자 간 실시간 데이터 연동 또한 필요하다. 증권거래를 예를 들면 민간 증권사들은 거래소와 데이터를 연동해 차별화된 플랫폼을 구축해 고객을 모집한다. 전력거래도 마찬가지의 개념으로 볼 수 있지만 아직은 전력거래소와 중개거래사업자 간 실시간 데이터 연동이 안 돼 있다.

임광천 부위원장 : 전력중개사업자들이 작은 분산자원을 모아 발전량을 예측함으로써 국가 전체 전력계통을 운영하는 데 도움을 주기 때문에 예측 인센티브 또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는 예측력에 따라 발전소 수익으로 돌아갈 수도 있게 된다. 또 이런 메커니즘은 태양광 같은 신재생 발전자원들의 질적향상과 관리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

◆소규모 전력중개시장이 활성화된 이후의 에너지신산업의 미래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이인응 부위원장 : 전력중개시장을 포함해 ESS, 태양광 등 많은 부분에서 서비스에 특화된 시장이 열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현재 ESS는 그냥 에너지를 담았다 팔면서 돈을 버는 단순한 기능밖에 없다. 하지만 그 기능을 세분화해 방전량을 통해 주파수를 관리하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도 있고, 보조전원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태양광, ESS, 전력중개 내에서도 서비스가 세분화 돼 중소 기술기업들도 그 안에서 제각각의 역할을 찾고, 큰 기업들도 나름의 역할을 찾아 공생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임광천 부위원장 : RE100에서 중개사업자를 통해 기업 PPA를 추진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우리나라는 RE100을 위한 기업 PPA가 현실적으로 제약이 많이 있는데 중개사업자가 이를 이어주는 역할을 해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태양광은 소규모 자원들이 많지만 RE100 사업은 대규모 수요처 위주라 참여하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현재 제도적으로 한계가 있기는 하지만 중개사업자가 기업 PPA를 중개할 수 있게 된다면 소규모 자원 보유자는 RE100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리고, RE100 거래 안정성도 담보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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