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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점검) 스마트조명을 넘어 인간중심조명(HCL)이 뜬다
‘조명의 미래, 스마트조명에서 HCL 순으로 진화’
국제조명협회, 2014년까지 조명산업 로드맵서 HCL 강조
시그니파이·오스람 등 선진 조명기업 연구개발·표준화 박차
韓 기업도 HCL에 관심, LG이노텍-EP LED·미미라이팅-BCL 등 개발
국내 HCL-ICT융합연구단 출범, 고령자 위한 조명 개발 추진
유럽에서는 인간중심 조명(HCL)이 병원에서부터 우선 적용되고 있다. 사진은 시그니파이의 ‘힐웰(HealWell)’ 조명 솔루션. 환자상태에 맞춰 조명환경을 달리하는 게 특징이다.
HCL이 본격 대두된 것은 유럽이 조명산업 육성을 위한 10년간의 로드맵에서 인간의 건강, 행복 등을 추구할 수 있는 ‘휴먼센트릭 조명(Human Centric Lighting, HCL)’을 하나의 전략으로 발표하면서부터다.
연간 총 750억달러 매출 규모의 글로벌 5000대 조명기업 협의체인 국제조명협회(Global Lighting Association: GLA)는 2040년까지 조명산업의 로드맵을 발표하고, 오는 2021년부터 병원, 학교 등 다양한 분야에서 HCL 도입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HCL은 인체의 생체 리듬과 주변 상황에 따라 조명의 조도, 색온도, 색상을 조절해 생물학적 기능을 최적화시킬 수 있는 가장 진화된 조명으로 평가된다.
스마트조명이 인간의 편의성과 에너지절감에 초점을 맞췄다면 HCL은 인간의 신체적·육체적 상태에 더욱 집중한다는 점에서 더욱 진일보한 개념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 때문에 유럽 등을 중심으로 HCL에 대한 연구와 표준화가 한창 진행 중이며, 우리나라에서도 HCL-ICT 융합연구단이 출범하는 등 인간중심조명 연구가 기지개를 켜고 있다.
광산업진흥회의 ‘인간중심조명 보고서’와 조명전기설비학회 춘계학술대회 전문워크숍 발표 내용 등을 도태로 HCL에 대한 개념과 국내외 업체들의 동향 등을 살펴봤다.

▲ HCL 시장을 선점하라
GLA에 따르면 HCL 시장은 향후 10년 뒤에 연간 200억유로 이상의 거대 산업으로 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GLA의 중심인 유럽에서는 이미 시장선점을 위해 기술개발과 표준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시그니파이(옛 필립스라이팅)는 조명과 융합된 헬스케어 산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병실에 설치되는 힐웰 시스템(HealWell System)을 개발해 보급하고 있다.
이 솔루션은 입원한 환자의 시각적·정서적·신체적 반응을 고려해 조명을 설치, 건강회복에 도움을 주는 치료환경 기술이다.
또 오스람은 병원 치료실과 숙면, 시차적응을 위한 조명을 상용화했다.
Esylux는 지난 2018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Light+Building’ 전시회에서 HCL 솔루션 ‘SymbiLogic’을 소개했다.
최근 국내 기업들도 HCL에 대한 이슈를 선점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LG이노텍은 HCL 구현을 위한 EP(Eye Pleasing) LED를 지난해 출시했다.
EP LED는 LG이노텍이 초정밀 LED 칩 설계 기술을 적용해 세계 최초로 출시한 것으로, 조명 빛으로 인한 망막의 스트레스를 줄여 눈을 편안하게 하는 기능성 조명용 광원이다.
김태호 LG이노텍 책임은 “블루라이트의 유해성 때문에 스마트폰의 경우 청색광을 차단하는 앱, 필름 등을 활용하고, 또 보호안경을 찾는 사람들도 있다”면서 “하지만 우리 아이들이 자주 접하는 LED스탠드나 LED방등의 경우 이런 조치들을 할 수 없기 때문에 LED칩 자체를 바꿔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서울반도체는 태양빛에 가까운 썬라이크(Sunlike)를 개발했다.
서울반도체와 도시바 머티리얼즈가 함께 개발한 이 광원은 태양과 가장 가까운 스펙트럼을 만들어내 HCL을 구현할 수 있다.
필룩스의 감성조명 기술인 ‘SIH(Sun in home)’도 인간의 생체리듬에 맞춘 자연조명 연출이 가능하다.
이 기술은 단순히 어둠을 밝히는 기능적인 조명에서 벗어나 일출부터 일몰까지 끊임없이 변화하는 자연조명처럼 인간의 생체리듬에 맞춰 조명환경을 구현하는 게 핵심이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LED조명 전문기업인 미미라이팅의 BCL(Brain Care Lighting)이다.
BCL조명은 미미라이팅이 LED조명의 빛이 뇌파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가설을 세우고 서울대병원 의생명연구원과 협업해 만든 최초의 제품이다.
사람의 연령과 환경, 상황에 따라 최적화된 빛 환경을 구현한다는 점에서 대표적인 HCL 제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미미라이팅은 또 HCL을 위해 디밍을 하거나 색온도를 조절할 때 발생하는 역률, 플리커 등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기술도 확보했다.
일반적인 주택용 LED조명의 경우 디밍을 통해 밝기를 10~100%로 조절할 때 50% 미만 디밍 시, 역률은 0.9 이하로 떨어지고, 퍼센트플리커는 30% 이상으로 높아져 에너지낭비와 함께 인체에도 유해한 영향을 미친다.
윤철구 미미라이팅 사장은 “HCL은 사람의 신체적·정신적 조건에 맞춰 조도를 낮추고, 센싱하고, 색깔을 바꿔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역률, 플리커 등이 악화되는 단점이 나타난다”면서 “이런 문제를 개선하지 않으면 진정한 HCL이라고 부를 수 없다”고 밝혔다.
박현수 영남대학교 교수는 지난해 세미나에서도 “최근 기술 진화가 한계에 봉착하면서 인간의 신체적·심리적 영향을 고려하는 HCL은 시장의 새로운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다”며 “아직 스마트조명의 기술 개발 속도와 시장 수준에는 못 미치고 있지만 궁극적으로 인간의 시각적·비시각적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인간중심조명으로 산업 흐름이 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국내에서도 점차 확대되고 있는 HCL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서는 정부 주도의 표준 제정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현재 HCL의 표준은 유럽이 주도하고 있는 형국이다.
광산업진흥회의 ‘인간중심조명 보고서’에 따르면 독일은 인간중심조명 표준개발을 위해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IEC와 ISO, CIE 등 국제 표준화기구에서도 HCL에 관한 용어정리와 함께 다양한 설치환경을 고려한 기준 마련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ISO TC 274(빛과 조명기술위원회)의 워킹그룹에서는 HCL에 관한 표준화를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으며, CIE(국제조명위원회)에서는 인간중심 조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HCL 핵심 연구분야에 대한 로드맵 보고서를 발간한 바 있다.
광산업진흥회는 기존 조명이 사람의 시감도(Visibility Curve)를 토대로 기준을 정립했다면 앞으로는 인체에 미치는 비시각적 요소까지 고려한 추가적인 기준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 HCL, 관건은 결국 사람이다
이제 걸음마 단계에 있는 HCL의 기술수준을 한 단계 높여야 한다는 여론이 일면서 국내 조명업계에서도 HCL 연구를 위한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원천연구 없이 단순 스마트조명 중심의 솔루션 개발에만 몰두해 HCL 기술이 활성화되지 못했다.
조미령 한국광기술원 센터장은 “올해 클러스터사업의 일환으로 과제를 기획할 수 있는 사업이 있어 김훈 강원대 교수를 주축으로 HCL-ICT융합연구단을 구성해 건강하고 안전한 빛 환경을 고령자에게 공급할 수 있는 방안을 기획해보려고 한다”면서 “하지만 고령자를 위한 HCL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조명뿐만 아니라 ICT, 인문학,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참여가 필수적이다”라고 설명했다.
HCL-ICT융합연구단은 지난 4월 과제를 수탁해 5월 17일 첫 킥오프회의를 가졌으며, 앞으로 연구단의 연구방향을 설정해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다는 복안이다.
일단 사회적 약자를 위한 ICT 융합 빛환경 솔루션을 개발, 고령자 등을 위한 조명개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조미령 센터장은 “우리나라의 경우 고령자사회를 넘어 초고령자 사회 진입을 앞두고 우울증, 치매, 수면장애, 노인성질환 등 고령자들의 질병이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면서 “이런 문제가 비단 조명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조명으로 인한 영향이 크며, 약물이 아닌 조명을 통해 극복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어 그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앞으로는 기술 중심의, ICT 기술 위주의 스마트조명 개발 플랫폼에서 벗어나 인간중심으로, 융합형 연구개발을 촉진해 고령자와 같은 사회약자를 위한 조명개발에 본격 나서야 한다는 게 조 센터장의 주장이다.
HCL-ICT융합연구단의 총괄 책임을 맡은 김훈 강원대 교수는 “현재 연구단을 어떤 방향으로 끌고 갈 것인가에 대한 얘기를 논의하고 있고, 하반기에는 윤곽이 나올 것”이라며 “그때쯤에는 구체적인 얘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조명의 미래가 앞으로 HCL을 거쳐 인공지능 조명으로 발전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인체의 생체 리듬과 주변 상황에 따라 조명의 조도, 색온도, 색상을 조절해 생물학적 기능을 최적화하는 게 HCL이라면 미래의 조명은 여기에 인공지능(AI) 기능을 추가, 스스로 사람의 감성과 기분을 읽고 이를 감안한 빛 환경을 만드는 수준까지 진화한다는 것이다.
윤철구 사장은 “HCL의 미래는 AI기술을 접목하는 방향으로 발전해 나갈 것”이라며 “지금은 사람이 프로그램 등을 통해 조명을 통제하지만 앞으로는 AI가 알아서 사람의 감성과 표정을 읽고, 적절하게 조명 색과 조도 등을 조절할 수 있는 세상이 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HCL의 하나인 미미라이팅의 BCL(Brain Care Lighting) 조명.
작성 : 2019년 05월 30일(목) 14:53
게시 : 2019년 06월 11일(화) 10:20


윤정일 기자 yunji@electimes.com        윤정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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