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훈 원자력산업회의 회장, “SMART 원전, 방사선 등 차세대 위한 다리역할 마련해 원전 생태계 유지해야”
문미옥 과기정통부 차관, ‘안전분야에 6700억 원 투자·방사선 기술 확대 등 새로운 판로 개척’

22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9 한국원자력연차대회에 국내외 원자력계 산·학·연 관계자가 참석해 원자력 60주년을 축하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2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9 한국원자력연차대회에 국내외 원자력계 산·학·연 관계자가 참석해 원자력 60주년을 축하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분산에너지원과 함께 원자력이 미래 중요 에너지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중소형 원자로(SMR) 개발, 방사선 등 비발전 분야 활용 등 새로운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또 탈(脫)탄소화를 위해 청정에너지 비중을 늘리기 위해서라도 원자력은 필수 에너지원이라는 평가다. 원자력의 수출 전망도 높게 평가됐다.

22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 JEJU)에서 열린 2019 한국원자력연차대회에서 국내외 원자력계 산·학·연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원자력 60주년 기념식이 열렸다.

정재훈 한국원자력산업회의 회장은 해외 원전 생태계 유지 여부를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에너지전환 정책으로 인한 국내 원전 감축 추세와는 대조되는 시선이다.

정 회장은 “한국의 원자력 산업은 한국만의 것이 아니라 전 세계에 깨끗하고 친환경적인 에너지를 공급하는 공공재 성격이 있다”며 “이 때문에 반드시 원자력 생태계를 유지·발전시켜 국내에서 새로운 건설시장이 다소 축소되더라도 해외 유력한 시장에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생태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원자력 발전은 발전대로 성장시켜가되 방사선, 의료 등 비발전 분야에도 신경 써야 한다”며 “젊은이들이 소형 원자로, 미래형 원자로, 핵융합로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으로 미래 세대에게 다리가 돼 줄 프로젝트를 수행해야 함은 물론, 연구실을 운영할 수 있는 공간이나 예산, 자원을 같이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세계 원자력 산업을 위해 한국을 플랫폼으로 만들고 한국의 기술·인력이 미래로 뻗어갈 수 있도록 다같이 도와주시기를 부탁드린다”며 “한빛 1호기 사고에 대해서는 5개 원전 지역을 돌며 주민들을 만나 설득할 것이고 해외에서도 이런 노력을 펼쳐 한국에서 만든 원전이 가장 안전하게 운영될 것이라는 확신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문미옥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1차관은 국내 원자력 기술이 세계를 선도할 수 있도록 지속해서 역량 확보에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문 차관은 “한국원자력연구원 60주년 기념행사에 이어 원자력연차대회에서 원자력 60주년을 다시 축하하는 자리에서 만나 뵙게 돼 반갑다”며 “오늘 연차대회가 앞으로 60년 미래를 만들어가는 논의를 할 수 있는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운을 뗐다.

이어 “1970년대에는 사우디에 한국 노동 인력을 파견했다면 이제는 고도의 기술을 수출하는 단계에 이르러 우리나라 중소형 원자로 SMART(System-integrated Modular Advanced ReacTor)를 사우디와 공동개발하는 중”이라며 “전 세계에서 원전을 자체 기술로 건설하는 국가는 6개 밖에 없는데 그 반열에 올라 최첨단 기술을 가지고 세계 진출을 하는 한국이 경이롭다”고 전했다.

그는 “20세기 중반 전쟁 중에 핵폭탄의 공포와 위협으로 다가온 원자력 기술을 이제는 세계 각국에서 경제적으로 발전시키고 평화롭게 번영을 이끌어야 한다”며 “번영의 과도에서 원자력 발전으로 에너지를 충당한 국가들은 현재 자원을 다양화하는 방법으로 에너지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에너지를 확보하는 세계 공통의 전략”이라며 “이런 가운데 우리나라도 에너지 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새로운 판로 개척을 위한 노력을 정부가 나서 함께 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 차관은 “과기정통부는 지난해 발표한 미래 원자력 발전 전략에 따라 앞으로 원자력의 미래 기술 연구개발에 지속적인 지원을 하면서 안전·해체 연구 강화, 방사선 기술 활용 확대, 해양·우주 분야 등 타 분야와 원자력의 융합, 글로벌 협력 강화를 위한 연구개발 등을 새로운 추진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했다.

이어 “최근 6700억 원 규모의 안전분야 기술 투자가 추가로 이뤄지고 있고 방사선 분야에서는 최근 부산시 기장군 중입자치료센터, 신형 연구로 사업 구축이 정상화된 것을 기점으로 방사선을 활용하는 암 치료 등 의료 분야, 동위원소 생산 분야의 기반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조 강연을 맡은 주영준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자원실 실장은 에너지전환을 통한 새로운 시스템을 설명하며 재생에너지와 함께 원자력의 생태계를 유지하기 위해 국민의 수용성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주 실장은 “세계적으로 새로운 에너지 시스템을 도입해 재생에너지·천연가스 비중을 확대하고 ESS·전기차 등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가 제공되면서 분산형으로 에너지를 생산하는 붐이 일고 있다”며 “재생에너지와 에너지 효율이 전 세계 일자리를 가장 많이 창출하는 분야가 되고 있어 일자리의 관점에서 보면 정부 정책에서 이는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구글의 온라인 맞춤형 태양광 서비스인 ‘프로젝트 선루프, GE의 IoT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활용한 ‘프레딕스’, 테슬라의 가정용 에너지전환장치 등 재생에너지와 관련한 비즈니스가 구축되고 있다”며 “에너지 효율 측면에서 우리나라는 OECD 국가 36개 중 33위인 만큼 많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또 주 실장은 “현재 추진하고 있는 에너지 정책은 단순히 에너지 믹스를 추진하는 게 아니라 다른 분야로까지 확장하게 되는 시스템”이라며 “공급 중심, 중앙집중식, 생산 과다 방식에서 수요 중심의 분산형과 에너지 효율 위주의 방식으로 바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 실장은 “최근 독일 언론 슈피겔의 보도에서처럼 에너지전환의 방향성이 잘못됐다기보다는 과정에서의 어려움과 허수가 많다”며 “원전의 지속적인 생태계 유지를 위해서도 국내 내수시장에서 수출 시장에서 적극적으로 판로와 새로운 기회 창출에 힘쓰고, 재생에너지의 특성상 변동성이 있다는 치명적인 한계를 새로운 기술이나 제도의 변화, 시스템 구축을 통해 보완해 장기적 발전을 이룩할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계통 건설, 발전소 건설 등에 있어 지역주민, 나아가 국민과 합의·소통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의 수용성이고, 이는 중장기적 과제이기 때문에 이를 추진하는 데 국민의 이해와 소통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모하메드 알 하마디(Mohamed Al Hammadi) UAE 원자력공사(ENEC) 사장은 세계적으로 탈 탄소화를 위해 원자력을 기저부하 발전원으로 이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알 하마디 사장은 “한국의 원자력 산업 발전에 대해 축하하고 싶다”며 “한국의 차세대 원전인 APR1400을 UAE 바라카에 건설함으로써 첫 수출에 나섰고, 한국의 기술과 경험이 점차 발전하고 쌓이는 상황에서 바라카 1호기가 상업 운전을 앞두고 검토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또 “무(無) 탄소를 추구하면서 원자력은 국제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됐다”며 “청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원자력이 세계 각국의 탈 탄소화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특히 한국의 경우 2030년까지 탄소를 37% 감축해야 하는 상황에서 청정전략을 추진하기 위해 원자력은 중요한 에너지가 될 것”이라며 “현재 8개의 국가가 원전을 도입하거나 도입을 계획 중이고 다수 국가가 원전 수출을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역량을 이미 갖춘 한국은 원전산업 확장에 일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저작권자 © 전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