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강원도 산불은 정부의 국정가치를 어디에 두느냐가 얼마나 중요한지 여실히 보여주는 좋은 예이다. 여의도 면적의 6배 산림이 잿더미가 되고 720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피해를 입은 주민들의 처지를 생각하면 안타깝기 이루 말할 수 없지만 강풍이 불어 닥치는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큰 인명피해 없이 조기진화를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정부의 ‘국민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안심사회’를 최우선 국정과제로 설정하고 통합적 재난관리체계 구축 등 범정부적인 대비 태세를 갖추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동서발전도 지난 3월 정부의 국정과제를 뒷받침하기 위해 ‘국민, 근로자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국민의 안전은 다른 어떠한 가치와도 비교될 수 없는 최우선의 가치’라는 의미의 <안전우선>을 동서발전의 첫 번째 핵심가치로 변경하여 안전을 모든 경영활동의 우선순위에 두기로 선언하였다.

또한 이사회에서도 이 핵심가치를 뒷받침하기 위해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의사결정을 선언하고 비상임이사를 포함한 전 이사진들의 현장 안전이사회를 개최하는 등 최고의사 결정기구가 직접 안전을 챙기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19년 예산안 이사회에서는 안전관련 예산의 대폭적인 증액을 요청하여 태안사고 예방을 위한 긴급 예산을 편성하기도 했다.

<안전우선>의 핵심가치를 실현하기 위하여 조직개편도 단행하였는데, 협력사 직원들이 편안하고 안전한 환경에서 근무 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발전사 최초로 협력사 안전관리 전담 부서를 신설하였다. 또한 발전소 현장의 2인 1조 근무제 시행, 위험개소 점검 및 정비를 위한 현장 인력을 보강하는 등 안전관리 인력을 대폭 확대하였다.

이제 안전은 단순히 담당부서만의 업무가 아니다. 안전의식이 기업문화로 체질화되어야 한다. 줄탁동시라는 말처럼 일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혼자 무엇을 하는 게 아니라 적절한 타이밍에 모두 함께 노력해야 한다. 회사 울타리 안에서 생기는 안전과 관련된 문제라면 누구든지 쉽게 문제를 제기하고 함께 고쳐나갈 수 있어야 하며 모든 의사결정에 안전이 최우선이 되도록 다함께 고민해야 한다.

흔히 사고발생 후 환자의 생사를 결정지을 수 있는 최소한의 시간을‘골든타임’이라고 한다. 안전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도 높은 시기이다. 안전에 대한 국민의 눈높이는 생각하는 것 보다 더 높은 곳을 향하고 있다. 재난·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상황별로 철저히 대비하여 예측 가능한 위험 요소는 모두 제거하여 골든타임을 지켜내야 할 것이다.

한국동서발전(주) 김종완 경영기획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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