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후경 이비올 대표 “배터리 고전압 교육 등 국내도 필요·요구 목소리 커지고 있어”
신동진 한진GTC 대표 “소방분야 등 공공이익 위해선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아”

이후경 이비올 대표.
이후경 이비올 대표.

‘전기차 안전 교육’은 아직 국내에는 생소한 개념이다. 아직 국내에 전기차 관련 큰 사건·사고 사례가 나오지 않았지만 미리부터 대비하고 예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는 고전압이기 때문에 자동차 정비사는 물론 운전자 모두에게 전기 안전 교육이 필수다. 이에 이후경 이비올 대표를 비롯한 신동진 한진GTC 대표, 김태훈 영일테크 이사가 의기투합해 전기차 안전, 소방, 정비 등 특화된 안전 교육에 나서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이후경 이비올 대표 “전기차에 대한 A부터 Z까지 총망라하겠다”= 이후경 이비올 대표는 2013년 제너럴모터스(GM)가 국내에 쉐보레 ‘스파크EV’를 판매할 당시 보쉬에서 일하면서 전기차 분야에 입문했다. 전기차 충전에 대한 개념이 생소했을 때부터 관련 자료를 모아 영업사원을 대상으로 교육을 해오다가 2014년 제1회 국제전기차엑스포에서 본격적으로 강의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해외에서는 전기차 배터리가 워낙 위험하기 때문에 고전원장치 취급자 안전 교육을 받지 않으면 전기차, 하이브리드차를 절대 만지지 못하게 돼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법정 교육도 아니고 기준도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비올은 외국계 시험인증기관인 TUV 라인란드가 마련한 독일 기준의 고전압 안전 교육을 바탕으로 전기차 제작사, 부품·납품사, 정비사부터 일반인들에게까지 안전 교육, 충전 요령 및 에티켓 교육을 하고 있다.

이 대표는 “국내 전기차 산업은 보급에 대한 얘기만 있고 안전 부분이 빠져 있다”며 “이런 식으로 안일하게 생각하다가는 에너지저장장치(ESS)처럼 큰 봉변을 당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기차라고 해서 사고가 나지 말란 법은 없다. 외국에서는 전기차 폭발 등의 사례가 있어 이에 대한 안전 예방 교육 과정이 있지만 우리나라는 전무하다”며 “정비사분들이 원래 전기·전자 전공자가 아니다 보니 추가적인 설명과 이해도를 높일 수 있는 내용들을 보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굳이 사람이 다치거나 죽어야만 전기차 안전 교육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미리부터 대비해야 한다”며 “다행스럽게도 국내도 점점 전기차 정비, 고전압 안전 등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어 관련 교육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11일까지 제주도에서 열리는 국제전기차엑스포에서 소방관과 일반인들에게 전기차 안전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또 오는 24일부터 국토부에서 시행하는 자동차 검사 항목에 전기차가 포함돼 전국 검사원 2000명을 대상으로 교육을 할 계획이다.

그는 “전기차에 대한 A부터 Z까지 모든 것을 총망라하는 게 목표”라며 “지난해 전기차 제조·부품사, 충전기 제조·인프라, 태양광, 자율주행, 스마트시티, 법률자문 등과 파트너십을 맺어 ‘플러그인 코리아’라는 모임을 만들었고 추후 글로벌 시장 공동 진출을 도모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는 또 “오는 29일 태국투자청과 함께 전기차 관련 업체를 모아 ‘메이드인 코리아’라는 타이틀 아래 뭉칠 계획”이라며 “‘안전’이라는 화두를 가지고 혼자가 아닌 여럿이 모여 우리만의 전기차 시스템으로 세계에 수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와 관련 플러그인 코리아는 올해 태국 파트너가 구축하는 4960m2(약 1500평) 규모의 정비소 센터에 트레이닝 센터를 개설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태국전기차협회와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구체적인 논의가 오가고 있다.

이 대표는 마지막으로 “태국을 시작으로 다른 동남아시아나 중동으로 진출할 것”이라며 “중국의 경우 전기차 시장은 우리보다 앞서지만 아직 안전에 대한 인식이 미흡하기 때문에 여기에 좀 더 몰두한다면 새로운 비즈니스 포텐셜을 터트릴 수 있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신동진 한진GTC 대표.
신동진 한진GTC 대표.

◆신동진 한진GTC 대표 “소방 안전은 공공 서비스와 직결돼 가장 중요”= 신동진 한진GTC 대표는 이비올에서 전기차 소방 분야 안전 교육을 담당하고 있다.

그는 전기 위험성에 대한 무지함을 경고하고, 소방 공공 서비스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신 대표는 “전기업계 종사자분들은 전기의 위험성을 매우 잘 알고 있다. 이미 충분히 인지하고 작업하는 데 반해 자동차 소방 쪽은 그렇지 못하다”며 “전기의 위험성에 대한 전문적인 교육 프로그램이 부족해 이를 간과하는 부분이 많다”고 운을 뗏다.

그는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이제는 소방관분들도 일반 내연기관차를 다루듯이 할 게 아니라 전기의 위험성을 알고 접근해야 한다”며 “국내에 전기차 감전이나 화재 사례가 없다 보니 이에 대한 준비가 많이 뒤처져 있으나 만약을 위해서라도 특단의 조치와 안전장비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신 대표는 “소방관분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할 때 국내 자동차 대기업 제조사·판매사 모두에게 전기차 지원 및 기증을 요청했지만 토요타·렉서스를 제외하고는 모두 거절했고 아예 답변조차 없던 곳도 있었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그는 이어 “절연 장갑이나 두건 등 기초적인 장비조차 전기 종사자들을 위한 것이지, 소방관을 위해 발전해오지 않았다”며 “소방서의 경우 정비업체나 대학에 비해 교보재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신 대표에 따르면 소방학교 내부에는 아직 전기차 안전에 대해 이렇다 할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이 없기 때문에 소방관들이 자비를 털어 전기차 안전 교육을 듣고 있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공공 안전 최일선에 놓인 소방관들을 위해 외주교육 예산을 편성하는 게 시급하다고 전했다.

그는 “안전에 우선순위를 매길 수 없지만 소방관분들은 개인적인 수익이나 이권과는 무관하게 공익 실현에 목적이 있다”며 “언제든 긴급상황이 발생할 수 있고 거부는커녕 100% 책임을 져야 한다. 공공서비스는 즉각적인 조치가 돼야 하기 때문에 만반의 사전 준비가 필수”라고 말했다.

신 대표는 “흔히들 소방 조직을 피 위에 세워진 조직이라고 말한다”며 “얼마전 강원도 산불 때문에 이제야 야간 산불 헬기를 도입하자는 얘기가 나오더라. 희생을 동반해 제도 개선을 이뤄가는 시스템은 굉장히 후진적이라고 생각한다. 희생을 기다리는 꼴”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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