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적 조치 등을 포함한 엄중 대응 예고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간 법적 갈등이 가열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이 제기한 영업기밀 유출과 관련해 강력하게 반박했다.

SK이노베이션(대표 김준)은 3일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개발기술 및 생산방식이 다르고 이미 핵심 기술력 자체가 세계 최고 수준에 올라와 있어 경쟁사의 기술이나 영업비밀이 필요 없다”면서 “경쟁사가 주장하는 형태인 빼오기 식으로 인력을 채용한 적이 없고 모두 자발적으로 온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경쟁사가 근거도 없이 SK이노베이션을 깎아 내리는 행위를 멈추지 않으면 법적 조치 등을 포함한 모든 수단을 강구해서 강력하고 엄중하게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 측은 “경쟁사가 국내 업체이고, 국내 업체 간의 분쟁이 국민들에게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 올 뿐 아니라 우리 기업에 대한 해외시장에서의 평판 저해와 입찰 시 입을 수 있는 불이익을 우려해 정면대응 대신 경쟁사가 자제하기를 기다려 왔다”면서 “경쟁사의 근거 없는 비방이 계속되면서 고객과 시장을 대상으로 명확하게 설명하겠다”고 했다.

SK이노베이션은 1996년부터 배터리 개발을 시작해 조 단위 이상의 연구개발비를 투입, 자체적으로 세계 최고의 기술 수준을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경쟁기업과 설계와 생산 기술 개발 방식의 차이가 커 특정 경쟁사의 영업비밀이 필요 없다고 밝혔다.

배터리 핵심소재 하나인 양극재의 경우 해외 업체의 NCM622를 구매해 사용하는 경쟁사와 달리 SK이노베이션은 국내 파트너와 양극재 기술을 공동 개발하는 방식을 통해 성장해 왔다고 강조했다.

또 생산 공정방식에서도 전극을 쌓아 붙여 접는 방식(Stacking & Folding 또는 Lamination & Stacking)인 경쟁사와 달리 SK이노베이션은 전극을 먼저 낱장으로 재단 후 분리막과 번갈아가면서 쌓는 방식(Zigzag Stacking)을 적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경쟁사가 5명의 전직자에 대한 법원 판결을 영업비밀 침해와 연결시켜 주장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전직자들이 당시 경쟁사와 맺은 2년간 전직금지 약정 위반에 대한판결인데도 마치 경쟁사의 영업비밀을 침해하고 있는 것처럼 오도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SK이노베이션 임수길 홍보실장은 “전기차 시장은 이제 성장하기 시작한 만큼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업계 모두가 선의의 경쟁을 통해 밸류체인 전체가 공동으로 발전해야 할 시점이다. 이런 식의 경쟁사 깎아 내리기는 누구에게도 도움이 안될 것”이라며 “경쟁사가 멈추지 않고 계속한다면 고객과 시장 보호를 위해 법적 조치등을 포함한 동원 가능한 모든 수단을 다해 강력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LG화학은 전날 최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미국 델라웨어주 지방법원에 SK이노베이션을 '영업비밀 침해' 혐의로 제소한 것과 관련해 “소송의 본질은 당사의 고유한 핵심기술 등 영업비밀 침해를 명백히 밝혀 지식재산권을 보호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2일 거듭 밝힌 바 있다.

이어 “SK이노베이션은 국내 이슈를 외국에서 제기함에 따라 국익 훼손이 우려된다고 했지만, LG화학은 세계시장에서 정당한 방법으로 경쟁하고, 오랜 연구와 막대한 투자로 확보한 핵심기술과 지식 재산권을 보호하는 것이 진정으로 국익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SK이노베이션이 참고자료를 통해 면접 합격자에 한해 입사지원서에 팀명 실명을 기술하게 한다고 반박한 것에 대해서는 “이 자체가 핵심기술이 유출된 사실을 확인해주는 내용이라고 판단된다”며 “면접 전후와 무관하게 프로젝트를 함께한 동료와 리더의 실명, 상세한 성과 내역을 기술하여 개인 업무 및 협업의 결과물뿐만 아니라 협업을 한 주요 연구 인력 정보를 파악하는 것은 어떤 업계에서도 절대 일상적이지 않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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