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피아니스트 마르타 아르헤리치<사진>가 9년 만에 내한공연한다.

공연기획사 크레디아에 따르면 아르헤리치는 내달 7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2019 아르헤리치 벳부 페스티벌 인 서울’로 한국 팬들과 다시 만난다.

1957년 열여섯살의 나이에 부조니 콩쿠르와 제네바 콩쿠르, 1965년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단숨에 천재 피아니스트로 떠올랐다.

여든에 가까운 나이에도 여전히 현역 최고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영국 가디언은 “나이는 그녀의 손가락과는 전혀 상관이 없어 보인다. 그녀의 연주는 여전히 눈부시고, 무서울 정도로 정교하다”라고 평했다.

스트레이츠 타임은 “80세를 바라보는 나이임에도 그녀의 연주 실력은 전혀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한국에서는 아르헤리치의 연주를 만날 기회가 흔치 않았다. 바이올리니스트 기돈 크레머와 방문한 1994년이 첫 내한이었다. 13년이 지난 2007년 두 번째 내한공연을 했다. 이후 4년 연속으로 한국을 찾았다. 하지만 2010년 지휘자 정명훈 & 서울시향과 협연을 마지막으로 내한 소식은 들려오지 않았다.

이번 공연은 ‘벳부 아르헤리치 뮤직 페스티벌’의 일환이다. 올해로 21회째를 맞은 아르헤리치의 벳부 뮤직 페스티벌은 세계적인 거장과 젊은 음악가, 음악애호가의 만남의 장으로 통한다.

이 페스티벌을 계기로 아르헤리치의 모국 아르헨티나와 스위스에서도 비슷한 음악제가 시작됐다. 일본뿐 만이 아닌 세계의 음악계에 큰 영향을 끼쳤다.

서울은 벳부 뮤직 페스티벌의 15번째 개최도시다. 정명훈을 비롯 피아니스트 임동혁, 첼리스트 송영훈, 바이올리니스트 신지아와 김수연 등 세계적인 한국 연주자들이 벳부 아르헤리치 음악제에 참여하는 등 한국과의 인연을 이어왔다. 아르헤리치의 지난 5번 내한 중 첫번째를 제외하고는 모두 벳부 뮤직 페스티벌의 스페셜 콘서트였다.

이번 공연의 하이라이트는 아르헤리치와 피아니스트 임동혁이 연주하는 라흐마니노프의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교향적 무곡이다. 특히, 아르헤리치는 올해 발매 예정인 임동혁의 다섯 번째 워너 클래식 인터내셔널 앨범에 참여했다. 이 곡을 함께 녹음했다.

크레디아는 “아르헤리치가 연주한 라흐마니노프의 교향적 무곡은 다양한 버전이 존재하지만, 실황 녹음을 제외한 스튜디오 녹음은 20년 만으로 그녀가 임동혁에게 보내는 신뢰와 지지를 짐작케 한다”고 전했다.

작년 6월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아르헤리치 페스티벌에서도 아르헤리치와 임동혁은 이 곡을 함께 연주했다. 독일 클래식잡지 ‘클래식 베가이스터트’는 “아르헤리치와 임동혁의 호흡은 너무 완벽해서, 누가 어느 파트를 연주하는지 알아차리기 힘들 정도였다”고 전했다.

듀오 연주 외에도 아르헤리치, 임동혁 그리고 서울시향의 수석 단원들이 생상의 동물의 사육제를 연주한다. 플루티스트 최나경도 특별 참여한다.

특히 이번 무대에서는 프로듀서, 공연 해설자이자 아르헤리치의 딸인 아니 뒤투아의 내레이션이 곁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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