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성환 켑코에너지솔루션 사장
배성환 켑코에너지솔루션 사장

미세먼지가 심하면 대형 화력발전소의 가동을 멈추고 비싼 가스발전을 할 수밖에 없어 전력 구입가격이 상승한다. 노후 석탄발전기는 수명을 연장하지 않고 폐기한다고 한다.

노후 석탄발전기는 30년 이상 된 것이 10기, 25년 이상 된 것이 31기에 달한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과연 이 많은 발전량을 날씨 변동에 따라 간헐성이 높은 태양광과 풍력 발전의 재생에너지로 감당할 수 있을까? 더구나 탈원전으로 수명이 도래하는 원전 수명을 연장하지 않고 폐기하게 된다면 미래에 안정적인 전력공급을 담당하는 기저발전량이 크게 줄어들게 되어 전력계통의 운영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게다가 아직까지 전기 저장장치인 ESS는 리듐 사용으로 여전히 비싸서 사실상 주파수 조정용만 경제성이 확보될 뿐 전력피크 이전용으로는 널리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마저도 한시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ESS 육성 보급을 위한 충전요금 감면 혜택이 올 말이면 사라지고 ESS가 연계된 태양광 설비에 대한 REC 가중치도 낮아져 ESS 보급여건은 더 어려워져 해결사로 기대하기는 어렵다.

전력산업이 직면한 사항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보면 미래의 돌파구는 기존 석탄화전의 폐기되는 발전설비를 일부 재활용하고 장기 도입 계약된 석탄을 사용해 기저발전용으로 석탄가스화발전(IGCC)을 육성하는 것이라고 판단된다.

그 이유로 첫째, IGCC는 미세먼지 발생이 제로에 가깝게 거의 없다. 연료로 석탄을 사용하지만 석탄을 가스화하여 생산된 가스로 가스발전을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존 석탄발전소의 환경오염 문제를 LNG발전 수준으로 해결 가능하다.

둘째, 신재생에너지법에서 신에너지로 분류돼 있고 발전량의 10%를 RPS로 인정받고 있는 청정발전기술이다.

셋째, 발전효율이 높아 기존 석탄발전 대비 이산화탄소(CO2)를 30%까지 절감 가능하다. 연료전지 발전과 연계한 석탄가스화 연료전지발전(IGFC)을 할 경우 발전효율이 60% 이상 가능하기 때문이다.

넷째, CO2 감축에 대비해 CO2 포집설비 구축이 용이하다. 2020년 이후 국제적으로 CO2규제가 현실화 될 경우 이산화탄소 포집 재활용(CCU)이나 포집저장(CCS)을 용이하게 한다.

다섯째, 탈원전, 탈석탄, 재생에너지 확대로 향후 지속적으로 어려움에 처하게 되는 발전사와 발전설비 제작업체에 새로운 IGCC산업의 육성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해 줄 수 있다.

여섯째, 남북통일 시 북한의 풍부한 석탄을 활용해 저비용의 청정발전으로 대규모 전력공급이 가능함으로 경제발전과 에너지 안보에 기여할 수 있다.

일곱째, 일본도 꾸준히 기술개발과 상용화를 추진 중이다. 석탄가스화발전(IGCC) 기술은 단지 전력생산에만 활용되는 것은 아니다. 미래에 필요한 화학원료의 생산보급이나 수소의 생산보급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

IGCC는 전기뿐만 아니라 대량의 수소생산이 가능해 연료전지 발전으로 발전효율을 높이고 수소연료전지차 등에 수소의 대량 보급이 가능한 이점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당위성에도 불구하고 해결해야 할 난제도 많다.

우선, 건설비가 복합화력 대비 3배, 초임계압발전(USC) 대비 2배로 높다.

핵심기술인 가스화기의 기술이 국내에 없어서 외국산 기술도 도입해야 한다.

또, 가스 생산설비로 고위험성 설비이며 기존 발전설비 보다 공정이 더 많고 복잡하다. 기존 석탄화력발전에는 없는 산소공급설비, 가스화기, 가스정제설비가 추가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기존 발전설비 보다 건설 부지면적이 크다는 문제도 있다.

이런 문제들은 그간 우리가 경험한 표준화전 모델개발 경험과 태안 IGCC 발전소 건설 경험, 기 체결된 가스화기 기술이전 도입계약 등을 통해 충분히 해결 가능하다. 과거 화전 표준화 및 국산화로 경험한 바와 같이 기술을 완전히 이전받아 국산화가 가능한 가스화기를 몇 개 더 건설하면서 IGCC 발전소의 기술개량, 국산화, 표준화를 추진해 나간다면 건설비용을 대폭 줄이고 독자 기술의 확보와 수출도 가능할 것이다.

우리가 북한에 전력을 공급한다면 많은 부족 전력량을 태양광 등 재생가능 에너지로만 공급하기에는 천문학적인 돈이 들어가서 해결하기가 어렵다.

현재 합리적인 가격으로 대량 전력생산이 가능한 것은 원전과 석탄화전이다. 원전은 건설기간이 7년 이상 장기간이 소요됨으로 당장 전력공급이 급한 북한에는 장기대책은 되지만 단기대책은 될 수가 없다.

따라서 북한에 건설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은 석탄을 원료로 사용하는 청정 가스발전 기술인 IGCC다.

IGCC는 통일시대와 미래에 꼭 필요한 기술이다. 우리가 기술을 개발하지 않으면 앞으로 일본 등에서 비싼 돈을 주고 기술을 사와야 할지도 모른다.

지금부터라도 발전설비 제조업체, 발전사 등 전력산업계가 힘을 합하고 모든 국가적인 역량을 총 결집해서 반드시 IGCC 기술의 자체개발에 성공하길 바란다.

저작권자 © 전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