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국영석유회사, 지난해 순익 1110억달러
2021년 IPO 앞두고 채권 발행…1000억달러 몰려

세계에서 가장 수익성 높은 기업인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 아람코가 120억달러(약 13조원) 규모의 회사채를 성공적으로 발행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블룸버그통신, CNBC 등은 시장 관계자에 따르면 아람코가 3년에서 30년 만기의 회사채 6종류를 120억달러 규모로 발행했다고 최근 보도했다.

통상 회사채 금리는 국채보다 높지만, 아람코의 발행금리는 비슷한 만기의 사우디 국채보다 낮게 책정됐다. 글로벌 투자자들의 수요가 몰려 아람코의 채권 가격이 사우디 국채보다 높게 평가됐다는 의미다. 채권의 금리와 가격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애초 채권에 1000억달러(약 114조원)가 몰렸다. 2021년으로 예상되는 아람코의 IPO(기업공개)에 대한 기대가 그만큼 큰 것으로 해석된다.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죽음과 사회 활동가에 대한 억압을 둘러싼 세계적 비난에도 불구하고 아람코 채권에 대한 수요는 폭발적이었다고 WSJ는 평가했다.

IPO를 위해 최초로 공개한 기업 실적을 보면 아람코는 지난해 전 세계 기업 중 가장 많은 이익을 냈다.

외신에 따르면 지난해 아람코의 순이익은 1110억달러(약 127조원)로, 애플·아마존·알파벳 3기업의 순이익 총합보다 규모가 컸다. 법인세·이자 등을 차감하기 전 영업이익은 2120억달러(약 242조원)에 달했다.

아람코는 신용평가사 피치와 무디스로부터 위에서 5번째인 A+, A1 등급을 받았다. 피치는 사우디 정부의 영향력을 배제하고 아람코만 놓고 보면 신용등급은 AA+ 수준으로 3단계 상승한다고 보고 있다.

국영기업인 아람코는 석유 회사 의존도가 큰 사우디 정부에 수익의 50%를 세금으로 내면서도 막대한 수익을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WSJ은 피치의 분석에 따르면 2015~2017년 사우디 정부 수입의 70%를 아람코가 차지한다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지난해 사우디 정부에 58억2000만달러(약 7조원)가 배당금으로 지급된 점을 근거로 아람코의 가치를 1000조원이 넘는 1조2000억달러 수준으로 추정했다.

아람코의 순이익은 국제유가와 직결된다.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아람코의 순이익은 배럴당 평균 유가가 31.9달러까지 곤두박질 친 2016년 132억달러(약 16조원)로 매우 낮았다. 반면 지난해엔 유가가 배럴당 80달러를 넘어서면서 순이익이 9배 늘었다고 WSJ이 전했다.

최근 미국의 이란·베네수엘라 제재와 아프리카 산유국 리비아의 내전 위기가 맞물려 유가가 상승세인 점은 아람코에 호재다. 전문가들은 1분기 이미 30%의 오름세를 나타낸 유가가 이같은 추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아람코는 이번 채권 발행으로 마련된 재원을 사우디 국부펀드(PIF)가 소유한 석유화학업체 사빅(SABIC) 지분 70%(691억달러·약 69조원)를 인수하는 데 쓰일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의 실질적 통치자인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는 아람코의 상장이 다년간의 경제·사회 개혁 계획의 핵심 요소라고 말했다고 WSJ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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