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환 코스포영남파워(주) 전무, 숲 해설가
박주환 코스포영남파워(주) 전무, 숲 해설가

지식정보화사회 특징 중에 눈에 띄는 변화는 양적인 공급(供給)보다 질적인 관리(管理)를 중시하는 발상의 전환이라 하겠습니다. 우리는 새로운 봄을 맞이하는 계절에 제각각 땅속에서 기지개를 켜는 새싹에서, 들판에서 이름 없이 피는 야생화에서 봄이 왔음을 느낍니다. 이즈음에 나무심기의 사명감에 젖어 전국적으로 식목활동을 펼치기도 합니다. 식목(植木)이라는 공급측면도 의미가 있지만 나무사랑 즉, 애림(愛林)이라는 관리측면도 그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것을 제안하고 싶습니다.

나무는 한자 목(木)자로 사람의 모양(人)에 줄기와 가지를 상징하는 상형문자라고 알려져 있는데, 우리 인간은 나무를 너무 혹사시키고 있습니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 얘기를 말하지 않더라도 나무가 우리 인간에게 주는 고마움은 너무나 많습니다. 특히, 힐링(치유)의 시대인 오늘날에도 사람(人)이 나무(木)와 같이 있어야 휴식(休)이 되는 것과 같은 이치일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장면을 많이 봅니다.

노끈, 철사 등으로 손상된 나무.
노끈, 철사 등으로 손상된 나무.

집을 나서자마자, 도로변에 생명이 있는 나무(심지어 어린나무)를 질긴 노끈 또는 철사를 이용하여 각종 불법 광고현수막을 칭칭 매달아 놓고, 제대로 관리를 하지 않아 나무가 수난을 당하고 있는 모습을 봅니다. 특히, 개학, 이사, 및 선거철에는 더욱 불법 광고물이 판을 치고 있습니다. 현수막은 생명이 있는 나무에 설치하지 못하고 지정된 인공구조물에 부착하여야 한다는 규정을 잘 아는 관계 당국이 더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우리나라의 산림을 보호하는 중앙당국과 지자체가 국립, 시립, 군립공원, 근린공원 및 자연휴양림 등 입구 또는 중간 중간에 산불조심 및 범죄예방 현수막을 생명이 있는 나무에 설치•방치하는 것은 크게 잘못된 수목관리입니다. 올바른 위치를 선정하여 게시걸이를 만들어 홍보해야 함에도 생장(성장)하는 나무에 매달아 두는 것은 나무와 숲을 해치는 행위입니다.

본인은 숲 해설가와 숲사랑지도원의 자격으로 틈나는 대로 불법 광고물을 보면 관청에 신고하여 제거하도록 해보지만 일시적인 현상에 불과합니다. 이제는 관계 당국과 우리들이 나서야 할 때입니다. 나무심기의 물량 공급도 그 나름대로 의미가 있지만 잘 자라고 있는 나무를 정성껏 관리하는 것이 더 중요하고 삼림조성에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산림보호와 육성을 책임지고 있는 산림청을 비롯하여 지자체 및 시군 단위 담당부서는 수목관리에 대한 올바른 행정지도를 하여 먼저 솔선수범하는 본보기를 보여 주야 합니다. 또한 국민들도 생명이 있는 나무를 사랑하고 보살피는 마음, 즉 애림(愛林)정신 함양에 앞장서야겠습니다.

석유이전에 에너지 원천은 나무였습니다. 한그루의 나무(木)에서 비롯되어 무수한 나무가 조성되는 삼림(森林)을 만들 듯이 우리 모두는 우리나라 산림자원 보호활동에 적극 협조와 참여정신으로 다시 한 번 힘을 모야가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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