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호 한국채권투자자문 대표(CFA)
김형호 한국채권투자자문 대표(CFA)

예금금리가 2%대 초반에 머문 지가 벌써 4년째다. 2005년 경부터 자금공급이 자금수요를 초과하기 시작하였고, 이에 따라 예금금리가 낮게 형성되고 있다. 이제는 적금으로 재산을 형성하기가 매우 어렵다. 이럴 때 예금 대용으로 회사채 투자를 적극 추천한다.

회사채는 주로 목돈으로 투자하지만, 소액으로도 투자가 가능하다. 한국거래소에서 거래되는 회사채는 천원단위로 매입할 수 있다. 매월 10만원씩 적금에 가입하는 대신 매월 10만원씩 회사채를 매입한다면 투자수익률을 연0.5%~3% 높일 수 있다. 거의 모든 증권회사가 온라인으로 계좌를 개설할 수 있고, HTS(홈트레이딩시스템)로 한국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채권을 매입할 수 있다. 키움증권에서는 장외채권조차 온라인으로 매입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부도위험 때문에 회사채 투자를 기피할 수 있다. IMF이전의 회사채는 대부분 은행 또는 보증보험회사에서 보증해주었기 때문에 투자위험이 거의 없었다. 1998년 이후는 대부분의 회사채가 무보증 무담보로 발행되고 있으며, 대우그룹, 웅진홀딩스, STX그룹, 동양그룹 등의 부도로 투자자들이 큰 피해를 보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기업구조조정촉진법, 채무자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2006년) 등이 시행되고, 2003년 SK글로벌의 약1.5조원 분식회계 이후 공정공시제도(2003.11월)가 마련되어 회사채 투자위험이 상당 폭 감소했다.

공모로 발행되는 회사채는 2개 이상의 신용평가등급을 받아야 한다. 신용평가회사는 신용등급 외에 등급전망(Outlook), 등급감시대상(Watch list), 등급조정기준(Triggering point) 등 회사채투자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서 3개월마다 공시되는 재무정보를 읽어보면 회사상태가 어떻게 바뀌는지 파악할 수 있다. 주가와 채권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정보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dart)에 공시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에 공시된 자료를 꼼꼼히 읽어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 중에서 회사채 투자에 가장 유용한 정보는 부채비율일 것이다. 공시된 부채비율 외에 자산, 부채, 자본을 현실에 맞게 가감한 조정부채비율까지 계산해본다면 회사채투자에서 실패할 가능성은 매우 낮아진다.

한국거래소는 이사아나항공이 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범위 제한에 따른 ‘한정’의견을 받았다는 이유로 24일 상장채권 ‘아시아나항공 86’을 상장 폐지키로 했다. 그러나 아시아나항공의 색동이유동화채권은 일부 언론의 우려와 달리 상장폐지가 되지 않는 것은 물론 원리금까지 안전하게 받을 전망이다. 왜냐하면 색동이유동화채권은 미래매출채권을 담보로 발행됐기 때문이다.

회사채를 발행한 회사가 부도나면 회생 또는 파산절차에 들어간다. 2006년 채무자회생 및 파산에 관한법률이 시행된 이후 부도나서 파산절차에 들어간 회사는 거의 없다. 회생절차에 들어가서 자본을 감자하고, 부채를 출자전환하면 부채 없는(또는 적은) 클린컴퍼니(clean company)가 되어 회생할 수 있는데, 굳이 주주와 채권자 모두 손해보는 파산절차를 택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색동이유동화의 경우에는 아시아나항공이 부도나더라도 파산이 아닌 회생절차에 들어갈 경우에는 원리금을 안전하게 받을 수 있도록 설계된 채권이다. 이런 채권의 금리가 3년물은 5%대, 4년물은 6%대라니 놀랍지 않은가.

공모로 발행되는 분리형BW는 놓쳐서는 안될 정도로 매력이 있다. 2018.7.12월 공모한 금호타이어1회 분리형BW는 총250억원이 발행되었는데 2019.3.15일 현재 약51억원이 주식으로 전환되었고, 투자자들의 수익률은 30%~40% 수준이다. 채권을 다루면서 30%라는 수익률을 얘기하는 것은 매우 어색하다. 15년치 이자를 6개월만에 실현한다는 것은 채권에서는 불가능하다. 그러나 주식관련사채(CB, BW, EB)에서는 가능하다.

회사채에 투자하면 장점이 많다. 예금보다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어서 좋고, 금리에 영향을 미치는 거시경제변수를 관찰하고, 회사채 발행회사(또는 해당 산업)의 미시경제변수를 분석함으로써 경제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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