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원전 에너지전환策, 급한 물은 체하는 격…논리와 합리로 접근 必”

바른미래당 김삼화 의원(왼쪽 세 번째)이 주최한 ‘탈원전의 경제성과 안전성: 진단 및 정책적 대응’ 포럼이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가운데 참석자들이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바른미래당 김삼화 의원(왼쪽 세 번째)이 주최한 ‘탈원전의 경제성과 안전성: 진단 및 정책적 대응’ 포럼이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가운데 참석자들이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탈원전을 구성하는 대조된 키워드인 경제성과 안전성을 진단하고 정책을 끌어내기 위한 토론회가 국회에서 열렸다.

바른미래당 싱크탱크인 바른미래연구원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김삼화 의원(바른미래당·비례대표)은 13일 오전 7시 30분 국회의원회관에서 ‘탈원전의 경제성과 안전성: 진단 및 정책적 대응’ 포럼을 공동으로 개최했다.

김삼화 의원은 개회사를 통해 “문재인 정부가 에너지전환정책을 추진하는 가운데 탈원전 갈등이 있다”며 “신한울 3·4호기 재가동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비롯해 신재생에너지를 늘리거나 석탄발전을 유지하는 등의 문제를 바라보면서 전기요금이 오르고 온난화와 미세먼지를 걱정하는 국민이 많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깨끗하고 안전한 에너지로의 전환에 대해서는 누구도 이견이 없을 것”이라면서도 “정책 추진 과정에서 나타날 부작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실제 탈원전과 신재생에너지를 둘러싼 논쟁 속에서 오히려 석탄발전 비중이 늘어나는 등 정책 추진 실효성이 떨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런 측면에서 업계 최고의 전문가를 모시고 원자력의 안전성과 경제성에 대해 알아보고 앞으로 우리 에너지 정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포럼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날 발표는 노동석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에너지전환의 비용’을, 정용훈 한국과학기술원 원자력공학과 교수가 ‘원자력 사고 위험은 탈원전의 이유가 될 수 없다’를 주제로 각각 진행했다.

노 위원은 “각각의 발전소는 특성이 서로 다르고 모든 면에서 우원한 발전원은 존재하지 않는다”면서 “전력수요의 행태와 발전소의 특성, 경제와 환경, 연료공급의 안정성 및 안전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발전 비중을 결정하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에너지전환정책 추진 과정이 과학·경제적 문제 인식에서 비롯된 ‘안정경제’에서 정치·사회적 문제 인식에서 비롯된 ‘안전환경’으로 바뀌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전기요금 변동 문제를 거론했다.

노 위원은 “원자력과 석탄을 축소하고 가스와 신재생을 확대하는 정책은 전기요금 인상의 요인”이라면서 “에너지전환정책을 추진할 시 20% 이상의 인상 요인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외국의 사례에서도 독일을 예로 들며 “재생에너지 확대로 전기요금이 많이 올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지난 1958년 중국의 마작대전(麻雀大戰)을 재차 예로 들었다.

노 위원은 “마오쩌둥은 매년 곡식 2.4㎏를 먹는 참새를 박멸하면 70만 명분의 식량을 더 수확할 것이라는 생각으로 한 해 동안 6억 마리를 박멸했다”면서 “그 바람에 메뚜기를 비롯한 해충이 창궐해 1958년부터 3년간 3000만 명이 굶어 죽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재생에너지와 가스만으로 전력시스템을 구성할 경우 대참사의 우려가 있다”고 결론을 전했다.

정용훈 교수는 원자력 사고에는 상당한 오해가 뒤따른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사고 역시 사망자가 0명”이라며 “그 사고 자체로 유출된 방사능으로 인한 피폭 세기는 자연방사능 변동범위보다 훨씬 작아 암이 발생하거나 사망자가 나오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나라 원전에서 설령 후쿠시마와 같은 사고가 나도 유의미한 방사능 유출은 없을 것”이라며 “원전 사고에 따른 각종 괴담은 모두 낭설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오히려 정 교수는 친환경으로 대표되는 에너지의 위험성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그는 “원자력을 태양광과 풍력 등으로 대체해도 LNG 발전을 보조 발전으로 사용해야 한다”며 “필연적으로 초미세먼지와 온실가스 배출은 증가한다”고 했다.

노 위원과 정 교수의 발표가 끝난 후 부경진 서울대 기술경영경제정책대학원 객원교수와 박태순 바른미래연구원 부원장이 토론을 벌였다.

부 교수는 양시론의 관점에서 에너지전환정책을 진단했다. 그는 “지속 가능한 전력 부문 에너지전환을 위한 정책 방향을 모색한다는 측면에서 장기적으로는 신재생에너지를 중심으로 한 에너지전환에는 동의한다”면서도 “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이기 위해 탈원전 및 탈석탄 등 기존에너지원을 전원 믹스에서 도외시하는 정책은 반대한다”고 선을 그었다.

박 부원장은 프랑스의 예를 들었다. 그는 “원전은 프랑스의 경쟁력 있는 산업 분야”라며 “4차 산업혁명 기술의 적용을 통해 안전성과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공감대가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박 부원장은 “탈원전 정책은 단순한 이데올로기 차원을 넘어 현실을 정확히 반영해 속도에 맞춰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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