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 체크・육안 확인 이삼중 점검…창사이래 사고 ‘제로’
맨홀 등급별로 나눠 맞춤형 대응 마련

박준민 청라에너지 공사관리팀장(맨 오른쪽)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지난 8일 경기도 김포 한강신도시에서 맨홀에 진입하기 전 점검을 하고 있다.
박준민 청라에너지 공사관리팀장(맨 오른쪽)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지난 8일 경기도 김포 한강신도시에서 맨홀에 진입하기 전 점검을 하고 있다.

(편집자 주) 지난해 12월은 지역난방 사업자들에게 ‘고난의 겨울’이었다. 경기도 고양시 백석역 인근에서 열수송관 파열로 1명이 숨졌고, 그로부터 한 달이 채 지나기도 전에 서울 목동과 경기 안산에서 연달아 열수송관에 문제가 발생해 주민들이 불안에 떨었다. 같은 시기에 ‘안전’이 사회적 화두로 떠오르면서 지역난방 사업자들은 연말도 잊은 채 열수송관 안전점검에 나섰다. 인천 청라국제도시와 김포 한강신도시 일원의 10만여세대에 지역난방을 공급하는 청라에너지 직원들이 열수송관 안전점검에 나섰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의 수은주가 영하 10도까지 떨어진 지난 8일 인천 서구에 있는 청라에너지를 찾았다.

박준민 청라에너지 공사관리팀장은 기자와 인사를 나누자마자 컴퓨터 화면을 보여줬다.

화면을 통해 빼곡한 숫자 데이터와 함께 열수송관 구간마다 이상 유무를 확인할 수 있었다.

266km 길이의 관로 전체에 ‘열수송관 무선 누수감지 시스템’이 탑재돼 있어 가능한 일이다.

박 팀장은 “컴퓨터를 통해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다”며 웃었다. 그러나 이내 “오작동 가능성도 있으므로 직접 확인하는 작업도 필요하다”며 밖으로 나갈 채비를 했다.

박 팀장과 함께 경기도 김포 한강신도시에 있는 호수마을사거리에 다다르자 청라에너지 직원들이 맨홀 뚜껑을 열어놓은 채 작업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러나 차에서 내린 박 팀장은 맨홀에 들어가지 않은 채 아래쪽 바닥만 내려다봤다.

의아한 표정을 짓는 기자에게 “아래쪽은 산소 농도가 낮고, 밀폐된 공간에서 유해가스에 노출될 위험도 있다”며 “기계를 통해 충분히 환기를 시킨 뒤에 진입한다”고 설명했다.

환기하는 시간 동안 박 팀장은 맨홀 바닥에 물이 고여있는지를 살폈다. 그런 경우 누수를 의심해야 하기 때문이다.

기자도 함께 아래를 들여다봤지만 맨홀 바닥은 말라 있었다.

얼마간의 시간이 흐른 뒤, 휴대용 산소 농도 측정기를 휴대한 직원이 먼저 맨홀에 진입했다.

◆ 대낮에도 어두컴컴…총 207개 맨홀 관리

맨홀 안에 진입하자 어둠 속으로 4열로 늘어선 1.1m 지름의 열수송관이 보였다. 1.1m 지름은 열수송관 중에서 가장 큰 규격이다.

열수송관은 온수를 공급하는 배관과 물을 회수하는 배관 등 2열로 구성되는데, 기자가 동행한 지점은 김포한강 지구와 양곡·마송 지구로 가는 배관로가 겹치는 곳이기 때문에 4열로 구성돼 있다.

맨홀 안을 구석구석 살피던 박 팀장은 “우선 밸브에 누수는 없는지, 벽에 결로 현상은 없는지를 살핀다”며 “그 뒤 열수송관의 온도를 측정해 관 내부의 누수 여부도 확인한다”고 설명했다.

청라에너지 관계자들이 맨홀 안에서 열수송관의 외부온도를 측정하고 있다.
청라에너지 관계자들이 맨홀 안에서 열수송관의 외부온도를 측정하고 있다.

청라에너지가 관리하는 맨홀은 총 207곳으로, 하루 평균 10~15개가량의 맨홀을 이렇게 직접 점검한다.

맨홀 점검을 마친 박 팀장은 기자를 맨홀에서 500여m 떨어진 호수공원입구사거리로 안내했다.

그곳에 있는 ‘열배관감시장치패널’을 열어 휴대용 단말기를 연결하자 단말기 화면에 해당 패널이 관리하는 열수송관의 정보가 표시됐다.

직접 본 것과 열배관감시장치 데이터가 일치하는지 확인하는 절차를 마친 뒤에야 점검이 마무리됐다.

청라에너지 관계자들이 열배관감시장치패널에 휴대용단말기를 연결해 열배관감시장치 이상 유무를 확인하고 있다.
청라에너지 관계자들이 열배관감시장치패널에 휴대용단말기를 연결해 열배관감시장치 이상 유무를 확인하고 있다.

한편 청라에너지는 ▲열수송관 무선 누수감지 시스템 ▲열수송관 점검·유지보수공사 ▲안전도 분류에 따른 관리 ▲특별안전점검 ▲별도 육안조사 등 여러 절차를 통해 ‘중단없는 안전한 열 공급 실현’을 목표로 한다.

강구인 청라에너지 대표는 “‘지속 가능 성장’의 경영방침 중에서 ‘안전 최우선’을 가장 앞에 뒀다”며 “이런 노력으로 창사 이래 단 한 건의 열배관 사고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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