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과학자들은 생명을 건 위험한(?) 실험을 감행했다.

그 실험은 큰 물통에 여러 마리의 생쥐를 넣은 뒤 뚜껑을 닫고 빛을 완전히 차단한 상태에서 생쥐가 얼마나 버티는지를 알아보는 것이었다.

통속에 갇힌 쥐들은 예상과 달리 평균 3분 정도 헤엄치다가 그만 죽고 말았다.

과학자들은 그 다음 똑같은 실험에서도 모든 조건을 동일하게 했다.

다만 기존 실험과 달랐던 것은 물통에 빛이 새어 들어갈 수 있도록 작은 구멍을 하나 뚫었다는 것이다. 그 통에 갇힌 생쥐들은 얼마나 버텼을까.

놀랍게도 작은 구멍이 뚫린 물통에 있던 쥐들은 평균 36시간 이상을 버텼다.

한 줄기 빛에 희망을 품은 쥐들은 어두컴컴한 절망적인 상황에 처한 쥐들보다 평균 750배나 더 생존했던 것이다.

희망이 얼마나 큰 위력을 발휘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일화다.

◉···제조업체를 가서 CEO들과 대화하다 보면 ‘이제 사업을 접고 싶다’는 하소연을 종종 듣곤 한다.

예전에도 비슷한 말들을 들었지만 요즘처럼 자주, 그것도 구체적으로 ‘사업포기’에 관한 얘기를 들었던 적은 없었다.

제조업체들의 어려움은 총체적이다. 일단 시장 자체가 얼어붙었다.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소비자(수요처)들은 지갑을 닫았다. 그만큼 내수시장은 위축됐다.

시장이 축소되면 자연스럽게 매출과 이익도 줄어든다.

비록 시장이 어려워도 잘 되는 기업은 잘 되지 않느냐고 되물으면 그런 말은 남의 나라 얘기라고 나무란다.

또 이익은 줄었는데, 직원들 인건비와 근무시간 부담은 오히려 늘어났다.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여파다. 정부에서 그렇게 정했다고 하니, 어디 하소연할 곳도 없다.

회사 이익은 계속 마이너스인데, 협력업체에서는 부품단가를 올려 달라고 난리다. 내우외환(內憂外患)이 따로 없다.

또 하지 말라는 규정은 왜 이렇게 많은지, 획득해야 하는 인증은 왜 그리도 많은지, 중소기업들에 유리한 게 하나도 없다.

정부는 중소기업 육성을 위해 공정경제, 혁신성장을 부르짖고 있지만 일선 현장에서는 들리지 않는다.

빛이 완전히 차단된 물통에 갇힌 생쥐처럼 대한민국 중소기업에는 희망이 없다.

‘천국의 열쇠’라는 책을 쓴 미국 작가 A. J 크로닌은 “지옥이란 희망을 잃어버린 상태”라고 말했다.

중소기업들이 원하는 것은 당장 이상적인 산업생태계를 만들어 달라는 것이 아니다.

지금 당장은 힘들어도 ‘상황이 나아질 수 있다’는 희망을 달라는 것이다.

물통의 뚜껑에 뚫은 작은 구멍. 그 구멍을 중소기업들은 갈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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