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탈원전 기조 의견에 반박…'원자력 르네상스 도래' 주장
'사용후핵연료 처분 해결책인 ‘PGSFR 프로젝트' 재가동 필요

장윤일 박사가 1월 29일 서울대학교에서 ‘세계 원자력의 현황과 전망’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장윤일 박사가 1월 29일 서울대학교에서 ‘세계 원자력의 현황과 전망’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 1세대 원자력 전문가인 장윤일 박사(미국 아르곤 국립 연구소 석학 연구원·카이스트 원자력 및 양자 공학과 초빙 교수)가 미래 전력수요 증가를 감당할 수 있는 최적의 에너지원으로 원자력 발전을 꼽았다.

장윤일 박사는 1월 29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에서 ‘세계 원자력의 현황과 전망(Current Status and Future Prospects of Nuclear Energy Worldwide)’이라는 주제로 특강을 열었다. 이날 장 박사는 우리나라 1세대 원자력 전문가로서 세계 원자력의 현황을 짚어보고 전망을 제시했다.

장 박사는 “미래 전력수요 증가를 감당하려면 선택의 여지 없이 모든 에너지원이 필요할 것”이라며 “이중 원자력이 최고”라고 강조했다. 단연 원자력이 현 전력 소비 수준의 몇 배를 조달할 수 있는 여지를 가졌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무엇보다 대기오염, 온실가스 걱정이 없고 태양광·풍력 등 다른 에너지에 비해 발전소 건설에 필요한 철강과 토지 등 자원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전기는 경제성장 원동력”이라며 “지난 50년간 1인당 GDP와 1인당 전력 소비량은 비슷하게 상승세를 보여왔다”고 말했다. 이어 “베이비붐 세대 이후 인구성장률은 하락하고 있지만, 설령 성장률이 0에 가까워지더라도 세계 인구는 계속해서 증가할 것”이라며 “이에 따라 2050년에는 2015년 기준 2.7배, 2100년에는 4.1배의 전력 수요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앞으로 중국과 인도의 인구를 합하면 전 세계 인구의 40%에 육박한다”며 “미래에는 석탄, 천연가스, 석유, 원자력, 수소, 태양광, 풍력, 바이오매스 등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는 전부 필요로 할 정도로 에너지가 불충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장 박사는 전 세계가 탈원전 추세라는 세간의 주장에 대해 ‘신규 원자로 건설 국가’를 반박 자료로 제시, ‘원자력 르네상스’가 도래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일본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일부 원전을 폐쇄했고 독일은 탈원전 정책을 채택했지만, 그 외 국가에서는 원자력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며 “향후 10년간 중국을 비롯한 20개국은 100기의 원전을 추가 건설할 계획이고,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등 신흥 원자력 에너지 30개국도 원자력 에너지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자력의 경제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천연자원을 보유하지 못하고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국내 여건상 원자력은 가장 경제적인 에너지원이었다는 주장이다. 사용후핵연료 처분 비용과 제염 해체 비용을 포함해도 원자력 발전 단가는 LNG보다 3.5배, 풍력보다 3.4배, 태양광보다 4.6배 싸다.

또 그는 사용후핵연료 처분의 해결책을 제시하기도 했다. 장 박사에 따르면 미국 아르곤 국립 연구소에서 개발한 파이로프로세싱 기술을 이용하면 방사성폐기물의 수명을 대폭 줄여 처분장 건설·관리에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이 방법은 고속로에서 우라늄 자원 활용률을 170배 확장해 미래 전력 수요 증가를 충족할 수 있는 무한한 에너지원을 제공할 수도 있다.

장 박사는 원전 수출은 한수원뿐 아니라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어야 시장 경쟁력을 가진다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고속로와 파이로프로세싱(Pyroprocessing) 기술을 확보하는 국가가 원전 기술 선도국이 될 것”이라며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사실상 중단된 원자력연구원의 ‘PGSFR(Prototype Generation-IV Sodium-cooled Fast Reactor, 제4세대 원전 고속로)’ 프로젝트는 재가동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장 박사는 서울대학교 원자력공학과 2회(60학번) 졸업생으로, 미국 미시간 대학교에서 1971년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아르곤 국립 연구소에서 IFR(일체형 고속로) 담당(General Manager)으로 활동하며 고속로와 파이로프로세싱 개발 총책임을 맡았다. 1993년 원자력 분야 노벨상이라 불리는 로렌스 상을 한국인 최초로 받았다.

1998년부터는 미국 아르곤 국립 연구소 부소장을 역임했고 이후 우리나라 PGSFR 연구개발에 기술 자문을 맡았다. 은퇴 후 지난 1월 방한해 2주간 카이스트(KAIST)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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