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재산 보호 통해 4차 산업혁명 주도할 것"

박원주 특허청장
박원주 특허청장

‘특허’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가장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요소다. 매번 새로운 제품들을 내놓는 기업들은 새로운 기능을 탑재하며 ‘특허’를 주장한다. ‘융합’이 핵심이 되는 4차 산업혁명에서는 이처럼 새로운 특허들이 쏟아져 나올 수밖에 없고 자연스럽게 특허청의 역할이 커질 수밖에 없다.

제26대 특허청장 자리를 맡은 지 4개월째 접어든 박원주 특허청장은 전기신문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나라가 4차 산업혁명이라는 높은 파고를 잘 헤쳐 나가기 위해서는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돈이 되는 미래 유망 분야의 고품질ㆍ원천 특허를 확보하고, 사업화까지 성공시켜 혁신성장을 이뤄 내야 한다"라며 "이를 위해, 우선 기업, 연구소 등이 쉽게 무너지지 않는 양질의 특허를 적시에 획득하도록 견고하고 신속한 심사ㆍ심판 시스템을 구축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다음은 박 청장과의 일문일답.

▲4차 산업혁명시대에서 지식재산 주무부처인 특허청의 역할이 크다. 특허청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4차 산업혁명 분야의 세계 특허 출원 건수가 최근 5년간 12배 이상 급증하는 등 혁신 기술 분야의 지식재산을 확보하기 위한 국가 간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앞서나가기 위해서는 4차 산업 혁명 핵심기술을 지식재산으로 선점해 산업경쟁력을 강화해나가기 위한 특허청의 역할과 책임이 막중함을 몸소 느낌이다. 지식재산 주무부처로서 특허청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 바로 이 부분에 있다. 우리나라가 4차 산업혁명이라는 높은 파고를 잘 헤쳐 나가기 위해서는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돈이 되는 미래 유망 분야의 고품질ㆍ원천 특허를 확보하고, 사업화까지 성공시켜 혁신성장을 이뤄 내야 한다. 이를 위해 양질의 특허를 적시에 획득하도록 시스템을 세우고 중소ㆍ벤처기업의 지식재산 창출ㆍ보호ㆍ활용 역량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지식재산 제도를 강화하고, 정책 지원사업을 확대해 우리나라의 성장 잠재력을 확충해 나가겠다."

▲그동안 청장으로 느낀 소회와 앞으로 특허청을 어떻게 이끌어 나갈 계획인가.

"산업부에서 오랫동안 근무하면서 특허청과 직접 관련된 일을 해본 경험은 없지만, 특허청에서 근무하셨던 여러선배님들의 말씀을 통해 오늘의 특허청이 있기까지 얼마나 큰 변화와 발전을 겪어 왔는지 알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을 통해 특허청은 전문성을 가진 조직이고, 우리기업의 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많은 기여를할 수 있다고 느꼈다. 청장으로 부임해서 직접 경험해보니, 특허청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다양한 영역에서 중요한 사회적 이슈를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을 갖고 있으며, 경제부처는 물론이고, 검찰·법원 등 법조계, 그리고 국제적으로는 미국·중국 등과 G5로서 역할을 선도하는 등 많은 국내외 유관기관과 활발하게 협력하고 있다. 특히, 다가오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해 특허청은 지식재산 주무부처로서 혁신성장을 주도하고 공정경제를 뒷받침하며 질 좋은 일자리를 만들기 위한 핵심적인 과제와 협력사항들을 갖고 있다. 앞으로, 전문성을 겸비한 특허청의 역량을 모아서 지식재산 혁신을 통한 4차 산업혁명 선도라는 비전 실현을 위해 특허청이 이슈를 주도하는 기관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을 다하겠다"

▲중소ㆍ벤처기업의 특허 안전망을 구축하고 지식재산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은데, 어떤 정책들이 있나.

“특허청은 우리 중소ㆍ벤처기업이 지식재산을 기반으로 성장해 갈 수 있도록 하는, 정책 지원 플랫폼을 구축ㆍ확대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선, 가입자 상호 부조 원칙에 기반한 중소ㆍ벤처기업의 특허 안전망을 구축하기 위한 특허공제 사업을 올해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중소ㆍ벤처기업이 월별로 일정 부금을 납입해 공제부금을 적립하고, 해외 출원, 특허 분쟁 대응 비용 등을 대여받아 분할상환하는 방식의 제도로, 이를 통해 중소ㆍ벤처기업의 특허 비용부담을 분산ㆍ완화하고, 경영 안정 기반을 제공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함께, 중소ㆍ벤처기업의 지식재산 창출-보호-활용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여러 정책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대기업의 중소기업 기술탈취의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인가.

“대기업의 중소기업 기술탈취는 국가 경제의 혁신성장을 저해하는 매우 심각한 문제다. 특히,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지능정보기술을 기반으로 기술혁신이 급격하게 일어나기 때문에 기업 간, 국가 간 경쟁에서 승자가 되기 위해서는 혁신을 장려하고 특허를 강하게 보호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스타트업이 특허를 보유한 경우 5년 후 매출과 고용 증가가 50% 이상 높다는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연구 결과도 혁신 결과물 보호의 중요성을 잘 보여준다. 비단 혁신성장의 관점에서 뿐만 아니라, 공정한 경쟁 질서를 확립한다는 측면에서도 기술탈취는 매우 중요한 이슈이다. 대기업의 중소기업 기술탈취에 대해 확실한 조치를 취하는 것은 문재인 정부가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세우는 중요한 작업이라 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지식재산이 중요하다는 얘기가 많다.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역사적으로 살펴본다면 특허는 기술혁신의 촉진자로서 지금까지 세계경제의 발전을 주도해 온 산업혁명의 숨은 원동력이었다. 영국은 근대 특허제도를 최초로 도입해, 1차 산업혁명을 이끌었고, 미국은 특허를 강조하는 특허 중시정책(pro-patent)으로 2·3차 산업혁명을 주도해 경제적 패권을 차지했다. 이는, 기술이 폭발적으로 발전한 산업혁명의 시기마다, 핵심기술 분야의 특허가 급증한 사실로 확인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인공지능 등 핵심기술이 기술간 융합과 신산업 창출을 좌우하고 지식경제사회로의 전환을 가속화할 것이다. 따라서, 지식재산으로 창의적 아이디어와 기술을 강력히 보호해 산업혁신을 촉진하고 핵심기술을 선점하는 국가가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게 될 것이다.”

▲최근 언론보도에선 우리나라의 4차 산업혁명 관련 특허 출원이 중국 등 다른 국가에 비해 뒤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유럽특허청(EPO, European Patent Office)이 지난 6년간(2011~2016년) 4차 산업혁명 분야 유럽 특허출원 동향에 대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기업별로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각각 1, 2위를 차지하고, 국가별로는 미국(25%), 일본(18%), 한국(13%), 독일(8%), 중국(6%) 순으로 나타나고 있어, 한국이 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혁명 분야와 관련해 세계 특허경쟁에 활발히 참여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국내에서는 4차 산업혁명 관련 특허출원이 연평균 8.7% 성장해, 같은 기간 국내 평균 특허출원 증가율(1.3%)을 훨씬 상회했고, AI, 사물인터넷(IoT), 빅테이터, 자율주행 등 4차 산업혁명 주요 분야의 국내 특허출원을 삼성전자, 현대차, LG전자, ETRI 등 국내기업이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중소기업과 대학·공공연의 특허출원이 급성장하고 있으며, 특히 ‘16년에는 중소기업이 대기업의 특허출원을 추월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신기술이 빠르게 출현해 혁신이 일어나게 된다. 4차 산업혁명분야 핵심특허 확보 방안과 신기술에 대한 지원 대책은.

“4차 산업혁명 분야에 대한 신속한 특허획득을 지원하기 위해, 올해부터 4차 산업혁명 7대 분야에 대해 우선심사를 실시하고 있다. 향후 신속한 심사가 필요한 4차 산업혁명 기술분야를 추가로 발굴해, 해당 분야의 특허출원에 대해 우선심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급증하는 4차 산업혁명 분야 특허출원에 대응하고자 전담 심사조직을 확보하고 전문 심사인력을 증원하도록 노력하겠다. 초융합적 기술특성을 반영해 파트장을 중심으로 3인이 협의해 심사토록 함으로써, 고품질 특허획득을 지원해 나가겠다.”

▲4차 산업혁명 시대 혁신성장을 이끄는 지식재산 주무부처 수장으로 책임감이 크실 것 같다. 마지막으로 한 말씀 부탁드린다.

"눈에 보이지 않는 지식재산이 국가와 기업 경쟁력을 좌우할 정도로 지식재산의 중요성이 커졌다. 애플, 구글, 아마존 등 IP 기반의 디지털 혁신기업이 글로벌경제를 주도하고 있으며, S&P 500 기업의 자산 중 지식재산 등의 무형자산 비율이 87%에 이른다. 우리나라는 부존자원이 빈약하고, 인적 자원 외에 기댈 곳이 없어 지식재산이 국가의 미래를 위해 더욱 중요하다. 지식ㆍ기술, 창의적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혁신적인 제품ㆍ서비스를 개발하고, 이를 지식재산화 해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고 확대해 나가는 것이 우리나라의 중요한 생존 전략이다. 지식재산이 없으면 모방자에 의한 시장 잠식, 특허 분쟁 등으로 수출이 어려워져 우리 경제와 산업의 앞날은 불투명해진다. 그만큼 우리나라 입장에서 지식재산이 중요하다고 생각되므로 지식재산 주무부처 수장으로서의 책임감도 크게 느껴진다. 하지만, 동시에 두뇌가 자원인 우리나라에서 지식재산을 통한 혁신성장 정책을 주도해나간다는 자부심과 설렘도 크다. 국가의 명운이 지식재산에 달려있다는 각오와 열정으로 우리나라의 지식재산 경쟁력을 향상시켜 나가는 데 온 힘을 기울이겠다."

▲박원주 특허청장 프로필

-생년월일: 1964년 11월 17일

-학력: 광주 송원고 졸업·서울대 경제학과 졸업, 서울대 정책학 석사, 미국 인다아나대 경제학 박사

-주요경력:1987년 제31회 행정고시 합격 2006년2월 산업자원부 장관비서관, 2007년2월 대통령비서실 행정관, 2008년3월 외국인투자지원센터 파견, 2009년10월 일본국대사관 공사참사관, 2012년1월 산업경제실 산업경제정책관, 2013년 3월 산업통상자원부 산업정책실 산업정책관, 2014년3월 대변인, 2015년7일 기획조정실 실장, 2016년2월 산업정책실 실장, 2016년9월 대통령비서실 산업통상자원비서관, 2017년9월 에너지자원실장 2018년9월 제26대 특허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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