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기산업 키워드 ‘성장·구조조정·친환경·확장·남북경협·베트남’

G(growth)

지난해 내수침체와 수출부진 속에서 기대 이하의 실적을 거둔 전기산업계는 2019년, 글로벌 경기 회복세를 기회로 삼아 확실한 성과를 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성장하지 못하는 기업은 도태될 수밖에 없다.

2018년엔 대기업을 비롯해 중견·중소기업 모두 대형 프로젝트 실종 등 수요 감소와 한국전력 등 관수 시장 침체, 두 달 만에 약 40% 폭락한 유가 등 악재가 겹치면서 목표 실적에 대부분 도달하지 못했다.

효성중공업, 현대일렉트릭 등 대기업도 영업이익이 대폭 감소하거나 영업적자를 기록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했다. 변압기와 개폐기 등 한전이 발주하는 중전기기 물량도 품목에 따라 많게는 예년보다 30% 이상 하락할 만큼 수요가 움츠러들었다.

전기산업계가 질적 성장, 미래 성장 시대를 열기 위해 2019년은 매우 중요한 시점이다. 전문가들은 구조적 저성장 국면에서 ‘티핑포인트(갑자기 상황이 돌변하는 시점)’를 만들려면 급격한 시장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기술경쟁력 확보와 ‘미래 먹거리’ 발굴이 절실하다고 지적한다.

특히 우리 정부는 안전하고 깨끗한 에너지의 공급을 늘리는 에너지믹스의 전환과 에너지 다소비 구조를 바꾸는 수요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이와 관련, 전기산업계가 에너지기기와 IoT의 결합, 빅데이터와 Al를 통한 에너지효율 최적화, 스마트 송배전과 수요관리, ESS 등 최고의 기술로 에너지 전환을 뒷받침할 수 있다면 새로운 성장시대도 충분히 가능하다.

R(restructuring)

전력기자재 업계는 수년째 생사를 걱정해야 하는 기로에 놓여 있다.

과당경쟁에 따른 출혈수주의 악순환 고리 속에서 시장 참여자는 계속 늘어나는 반면 수요회복이나 새 먹거리 창출은 녹록치 않기 때문이다.

2018년에도 각 품목을 대표하는 기업들이 워크아웃에 들어가는 등 어떤 기업이 언제 부도가 나도 이상하지 않은, 미래가 없는 사업으로 수렁에 빠지고 있다.

생계형 덤핑수주→마이너스 성장→자금난→금융권의 여신 회수 압박→덤핑수주로 이어지는 악순환 고리가 수년 째 반복되고 있다. 2018년엔 한전 단가 입찰 물량이 감소하자, 상당수 기업들이 공장 가동을 걱정할 만큼 펀더멘탈도 매우 취약한 상태다.

이 때문에 전기산업계에서 시장 구조조정 논의는 언제나 화두가 될 수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가장 발빠르게 움직이는 곳은 전선업계다.

전선업계는 공급과잉을 해소하기 위해 구조조정 기금을 활용해 소규모 업체가 부도가 날 경우 인수 후 생산시설 매각 또는 폐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품목 특성상 최대 3차에 이르는 OEM 생산 구조를 감안하면 가동률 50% 이하 기업이 수두룩하다.

변압기와 개폐기, 차단기. 전력량계 등 주요 품목도 2019년 구조조정 논의에서 결코 자유롭기 어려울 전망이다.

E(eco-friendly)

‘재생에너지 3020, RE100(Renewable Energy 100%), 수소전기차, 녹색 기업’.

최근 국내 제조·에너지 업계를 관통하는 테마들을 종합해보면 ‘친환경’으로 압축할 수 있다.

문재인 정부는 에너지 전환 정책에 맞춰 다가오는 2019년에는 올해보다 38% 많은 재생에너지 신규 설비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또 미래 트렌드인 친환경 산업생태계 개편을 가속화하기 위해 세계 최고 수준의 수소경제를 완성하고 맞춤형 신산업 전략을 제시하는 등 제조업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연결고리로 친환경을 꼽았다.

‘안전하고 깨끗한 에너지로의 전환’이라는 정책 기조는 에너지를 넘어 침체된 제조업에 활력을 불어넣는 기폭제 역할을 하고 더 나아가 전력기자재업계의 근본적 체질 개선을 위한 시발점이 될 전망이다.

전 세계 주요 국가에서도 환경 친화적인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

해외 유수의 전력기자재 기업들은 시대 변화에 발 맞춰 제품과 설비, 사업 등 복합적인 영역에서 친환경을 달성하기 위한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단순히 시대를 따라가기보다 미리 선점하고 세계 시장을 리딩하기 위한 준비 과정에 돌입한 것이다.

친환경은 막연히 쫓아야 할 이상향이 아닌, 시대의 화두이자 미래 제조 산업의 블루오션으로 떠올랐다.

이미 친환경 시대를 살고 있는 전력기자재업계는 보다 적극적인 대응과 준비가 필요하다.

E(expansion)

익스팬션(expansion)의 사전적 의미는 확대, 확장, 팽창이다. 올해는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한전의 예산감축과 건설경기 악화 등으로 전력기자재 제조업계의 고전이 예상된다. 더욱이 경제 관련 연구소나 단체들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2.4~2.7%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보다 성장룰이 낮아질 것이란 관측이 대부분이다.

국내 시장여건이 나빠질 것이란 분석이 나오면서 전력기자재업계 역시 살아남기 위한 생존전략 마련이 필요하다. 특히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제조혁신이 뒷받침되지 않은 기업은 도태될 수밖에 없다.

경기침체에 대비한 리스크 최소화, 수익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해선 ‘사업 확장’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기존의 전통적인 사업만으로는 IoT와 인공지능, 빅데이터 기반의 새로운 산업생태계에서 확장을 시도하기 어렵다.

신시장을 발굴하거나 수출시장을 개척해야 한다. 새로운 R&D 기술을 개발하거나 기존 아이템에 신기술을 접목해 전혀 다른 신제품을 출시하는 것도 돌파구가 될 수 있다. 이를 위해선 기술개발 투자가 선행돼야 한다. 기존의 전통적인 사업을 벗어나 새로운 영역을 탐구할 도전의식도 필요하다.

이와 더불어 해외거점을 확대하거나 새로운 수출판로를 뚫어야 국내 리스크에 대비할 수 있다. 일부 대형건설사에서 해외통을 전면에 배치하며 해외사업에 힘을 싣고 있는 것처럼 전력기자재업계도 이제는 세계로 손을 뻗어야 한다.

포화상태에 다다른 국내시장을 벗어나 세계무대에서 경쟁하며 틈새시장 공략에 나서야 한다. 그래야 위기를 극복하고 100년 기업을 향해 나아갈 수 있다.

N(North Korea Economic Cooperation)

역사적인 ‘4・27 판문점 선언’ 이후 고조되고 있는 남북경제협력에 대한 기대감은 2019년에도 재계를 관통할 전망이다.

증권가에선 2019년 남북 경제협력 규모가 12조원 규모에 달할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경의선 연결 및 현대화 작업에 3조6000억원, 동해선 연결 및 현대화에 6조2000억원, 남측 동해선 복원 사업 2조4000억원 등이다.

북한과 관련한 10조원 규모의 인프라 투자는 전기산업 및 시공업계에도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전망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6년 기준 북한의 연간 발전설비 용량은 7661㎿로 남한의 약 14분의 1, 연간 발전량은 2390GWh로 2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안정적 전력수급은 경제 성장의 필수 조건인 만큼 경협의 폭과 방향에 따라 신시장 조성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와 관련 한국전기공사협회(회장 류재선)는 남북간 화해 모드 및 협력증진 분위기에 따라 ‘남북전기협력추진위원회’를 구성, 남북 전기계 교류 협력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력기기 제조업계도 분주한 움직임이다.

업계는 그동안 전기산업진흥회(회장 장세창)를 중심으로 동북아 슈퍼그리드 논의와 별도로 북한의 전력계통 및 전력기자재와 관련한 정보를 취합하고, 기본사양 및 규격 분석 등을 통해 전기기기 표준화를 위한 준비를 진행해왔다.

한반도에 찾아온 ‘봄’이 2019년, 어떤 결실로 이어질 지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V(Vietnam)

키워드 - 베트남

베트남은 2019년 가장 핫 한 국가 중 하나다. 글로벌 무대에서 ‘포스트 차이나’, 아시아 제조업의 ‘허브’로 불리기 때문이다.

연 6~7%대의 높은 경제 성장률, 막대한 전력인프라 투자 계획 등 전기산업계의 매력적인 투자 포인트로 손색이 없다.

우리 정부의 신남방 정책, 베트남 정부의 시장개방화 정책, 주변국 진출 용이 등 경제적·지리적 이점도 적지 않다. 베트남에 대한 우리 업계의 관심도 올해 정점을 찍을 전망이다.

전기산업진흥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대베트남 전기산업 수출도 연평균 20% 수준의 가파른 상승세다. 현재 중국과 미국, 일본에 이어 네 번째로 수출액이 많은 국가다.

베트남의 전력수요는 급속한 산업화와 도시화에 힘입어 급증하는 추세다. 베트남 전력공사에 따르면, 2010~2015년 전력판매량의 연평균 증가율은 10% 이상을 기록했다.

반면 공급량은 수요 증가폭에 보조를 맞추지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 베트남 정부는 2016년 부터 2030년까지 15년 동안 평균 GDP 성장률을 7%로 예상하고 제7차 개발계획에서 2015년 37.5GW인 발전설비 용량을 2030년까지 129.5GW로 확충하고 발전량은 2015년 164TWh에서 2030년 572TWh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다.

풍력과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도 2020년 9.9%, 2025년 12.5%, 2030년 21%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특히 전기산업을 대표하는 제조업 단체, 전기산업진흥회(회장 장세창)는 2019년 베트남에서 새로운 역사에 도전한다. 전기산업계 최초로 해외에서 대규모 전시회를 열기 때문이다.

전기진흥회가 주관하는 ‘2019 베트남-한국스마트전력에너지전’은 7월 17~20일 베트남 호찌민 푸미흥 전시장(SECC)에서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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