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신전선, CV설비 없이 제작…고무선 시장 본격 진출

경신전선이 개발한 전자선 조사가교 EPDM 케이블.
경신전선이 개발한 전자선 조사가교 EPDM 케이블.

국내 중견 전선업체가 CV(가교폴리에틸렌) 압출설비 없이 전자선 조사가교 방식을 활용해 합성고무(EPDM)를 케이블로 제작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경신전선(대표 이승관)은 ‘전자선 조사가교 EPDM 조성물 및 이를 이용한 고무 케이블에 대한 특허’를 활용해 고무케이블 제작 기술을 확보했다고 5일 밝혔다.

원료를 Gum 타입이 아닌, Pellet 타입으로 개발한 것은 세계 처음이라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경신전선은 앞으로 선박과 태양광 등 산업용 특수케이블 시장에 본격 진출할 방침이다.

회사 측에 따르면, 기존의 고무 케이블은 고가의 CV 압출 설비로만 제작이 가능했다. 반면 경신전선은 별도의 설비투자 없이 관련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

이시영 경신전선 부사장은 “CV 압출 설비를 이용해 화학적 가교 방식으로 생산되던 기존의 고무 케이블은 가교 후에 발생되는 부산물로 인해 악취가 나거나, 미세 공극이 발생해 절연 성능이 저하되는 문제를 안고 있다”며 “또 고온, 고압의 공정을 거치기 때문에 절연체와 도체가 달라붙어 케이블 굴곡 시 유연성과 절연체의 탈피 용이성이 떨어져 절연체와 도체 사이에 종이와 같은 세퍼레이터를 사용했다”고 말했다.

이승관 경신전선 대표.
이승관 경신전선 대표.

이에 반해 경신전선의 제조 방식은 부산물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악취와 메탄가스 등이 없는 친환경 공정이라는 설명이다.

이 부사장은 “고온, 고압 공정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미세 공극이 생기는 품질 불량 문제를 예방할 수 있다”며 “균일하고 우수한 절연 성능에다 절연체와 도체 사이에 별도의 세퍼레이터가 필요 없어 작업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경신전선은 세퍼레이터가 없을 경우 내열성에 취약할 수 있다는 점에 착안, EPDM 조성물 연구에 집중해왔다.

전승익 경신전선 전무(CTO)는 “EPDM의 원료 보관 시에도, 화학 가교제가 포함되지 않아 원료의 저장 안정성이 우수하다”면서 “일반 PVC, PE 압출기에서 압출이 가능하도록 원료를 Gum 타입이 아닌, Pellet 타입으로 개발했는데, 이는 세계 최초”라고 덧붙였다.

경신전선은 이와 관련, 150℃급까지 사용 가능한 자동차용 케이블에 대해 GM과 포드 등 글로벌 자동차 업체로부터 사용 승인을 받은 상태다. EPDM을 활용한 FA(공장자동화)케이블에 대해서도 UL 인증을 받았다.

전 전무는 “그동안 CV 압출 설비가 없어서 고무 케이블을 직접 제작할 수 없었지만, 전자선 조사가교가 가능한 고무 소재와 케이블 제조 기술을 확보함으로써 산업용 특수케이블, 스마트공장용 FA케이블, 선박·철도, 친환경 에너지 분야에 본격 진입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경신전선은 1974년 설립된 ㈜경신의 자회사로서 국내 최대의 자동차용 전선 업체다. 국내 시장 점유율은 50%가 넘는 1위 기업이다. 올해 매출액은 약 4800억원, 수출액은 1500억원 수준이다.

충남 천안에 위치한 경신전선 본사.
충남 천안에 위치한 경신전선 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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