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차 전력포럼, 기후변화 대응 위해선 발전원 믹스 조정과 적극적인 수요관리 필요

26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 호텔에서 열린 전력포럼에서 전문가들이 기후변화에 따른 전력산업계의 대응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26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 호텔에서 열린 전력포럼에서 전문가들이 기후변화에 따른 전력산업계의 대응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선 에너지 믹스에 대한 세부적인 계획과 적극적인 수요관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력포럼은 26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기후변화와 전력산업 대응방향’에 대한 제14차 전력포럼을 열고 전문가의 주제 발표와 토의자리를 마련했다.

이날 모인 전문가들은 당장 당면한 전력부문의 온실가스 배출감축을 위해선 적극적인 수요관리와 함께 에너지믹스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수립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발표를 맡은 이창호 전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분산전원이나 환경·안전 등이 최근 전력산업의 큰 이슈로 자리잡아 가고 있지만 속도나 양적인 측면에선 충분히 논의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에너지전환 정책 목표가 깨끗하고 안전한 에너지 사용이지만, 이에 대한 상세한 대책이 마련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연구위원은 “8차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는 7차에 비해 전력소비량을 14.5% 줄이겠다는 목표를 세웠는데, 이와 관련한 세부적인 정보가 미흡하다”며 “전기차(EV)나 전기요금, 4차 산업혁명 등 수요 변동요인에 대한 검토도 부재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전력 수요를 줄이기 위해 에너지효율기기 품목을 확대하고 효율 기준을 지속적으로 강화하는 등 에너지효율 향상으로 69.3TWh를 감축하고, 에너지관리시스템보급으로 25.6TWh의 전력량을 줄이는 등의 목표를 제시했다.

이 연구위원은 “8차계획에서 전력 목표수요를 총 98TWh 줄인다는 것은 지금의 (수요량과 비교할 때) 20%가량을 줄이겠다는 것으로 적지 않은 양”이라며 “수요관리를 아주 적극적으로 해야만 현재 목표 수요가 충족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위원은 공급부문에서도 에너지 믹스에 대한 상세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석탄화력 발전 비중에 따라 달라지는 것을 짚은 것이다.

그는 “2012년 대비 2017년에는 석탄발전량이 증가하면서 CO2 배출량도 늘었다”며 “2017년 기준 전원별 CO2 배출량 구성비는 석탄이 81%, 가스와 유류가 19%를 차지했다”고 말했다. 이 연구위원에 따르면 가스와 유류 발전량은 2012년 대비 2017년 13.2% 증가했고, 같은 기간 석탄 발전량은 21.2%가량 늘었다.

이날 토론에 참여한 패널들 역시 석탄발전과 가스 등 발전원의 믹스를 어떻게 고려할지를 고민할 때라고 지적했다.

이근대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2030년까지 온실가스 감축 2억 3700만t을 달성할 수 있을지 점검해봐야 한다”며 “온실가스를 감축하려면 석탄 발전이 줄어드는 게 가장 큰 요인인데 현실적으로 정책이 이를 뒷받침해주는지는 의문”이라며 정부 정책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두 가지 측면에서 석탄화력 발전을 조절할 수 있다”며 “하나는 가격 기능을 통해 석탄 발전을 감축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물리적으로 석탄화력을 제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이 말한 가격기능 조정은 석탄과 LNG의 세제 조정을 통해 연료비에 환경비용을 부과하는 방법이다. 이 연구원은 “유가가 올라가면 세법 조정의 효과가 덜하겠지만, 최근 LNG와 유연탄의 개소세를 조정하는 등의 개정이 논의된 만큼 앞으로 관련 사항을 지켜보며 정밀한 분석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 역시 에너지원의 발전량 조정을 세부적으로 결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을 달성하는 데 결국 LNG 발전 비중이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이를 20% 밑으로 떨어뜨릴지, 30% 수준으로 올릴지 등 논의를 통해 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에너지전환과 믹스 변환에서 각 (연료) 가격과 세제가 제 기능을 하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전기요금과 관련해 불합리한 특례 제도들이 있는데, 이를 정리하고 일몰이 필요한 제도들은 적용을 확실히 하거나 폐지하는 등의 결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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